전용기에선 여럿이 내렸다. 마치 무언가 조사하러 온 사람처럼 바로 그의 임대 집으로 향했다.김종주는 어안이 벙벙했다.‘이 사람들은 대체 누구지? 전부 티브이에서 나오는 위대한 사람들처럼 차려입고 대체 왜 여기 이런 시골로 온 거지?'‘그리고 이 전용기. 이건 내가 죽을 때까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건 줄 알았다고! 너무 멋지잖아! 아니면, 혹시 그 네 자매 중 부잣집으로 시집간 애가 있는 건가? 그래서 이렇게 우르르 몰려온 거고? 아닌데... 전용기까지 타고 다닐 사람과 결혼했다면 저런 낡아 빠진 정원을 왜 탐내겠어? 아니
네 자매는 전부 먼 곳으로 시집을 갔다. 이 마을로 오자면 최소한 2시간은 걸려야 했다.한번 찾아오는 것이 힘들어 정원의 열쇠를 김종주에게 주면서 관리해 달라고 부탁했고 평소에 그 집을 창고처럼 써도 된다고 말해주기도 했다.그리고 명절 때마다 그녀들은 시골로 내려와 그 정원 집에 이틀간 머물다 가기도 했다.다만 최근 2년 동안 아이들도 생겼고 서로 가정이 더욱 중요했기에 명절에 시골로 내려오는 기회는 점점 적어졌고 설에만 가끔 이틀간 머물다 간 적도 있었다. 게다가 정원은 먼지가 가득해 정원집에 머물다 가지 않고 대충 친척들과
단씨 형제들의 등장은 수많은 이목을 끌게 되었다.다만 마을 사람들에겐 김종주네 집안일이 더욱 시선이 갔다.같은 마을 사람 일인데 어떻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리고 전용기에 대해선 그들은 아마 영화 촬영 온 것이라 여겼다.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구석지고 낡아 빠진 시골에 뭘 찍을 것이 있는지 몰랐지만, 마을 주민들에게 돈 한 푼 주지 않았고 심지어 마을 곳곳 쓰레기만 널어놓았었기에 별로 달갑지 않았다.차라리 그럴 거라면 김종주네 집안일을 구경하는 것이 더 흥미진진했다. 어쩌면 김종주가 그들에게 구타당하는 꼴까
“이 돈으로 정원집 하룻밤 묶고 싶은데, 괜찮을까요?”김수희는 어안이 벙벙했다.‘세상에, 이 두께면 백만 원이 넘는 거 아니야? 하루... 하룻밤만 묶겠다고?'김수희는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녀의 몸은 아주 본능적으로 돈 봉투를 받았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단이혁은 상대의 의아함을 보아내고 말을 보탰다.“걱정하지 마세요. 정원을 어지럽히는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 그냥 밤이라서 지낼 곳이 없어서 머물려고 하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그쪽 사촌 오빠한테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네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사, 사진이라니요. 무, 무슨 사진인데요.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경호원에게 잡힌 김종주는 바로 모른다고 말했다.어제 일어난 일이었기에 그는 당연히 몰랐다. 하지만 오늘 이 기세를 보니 단씨네 형제들이 왜 자신을 찾으러 온 건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래서 생각도 해보지 않고 바로 모른다고 말했다.게다가 여자들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이 세상에 그 혼자는 아니었다. 정도가 심한 사진을 올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왜 자신을 찾아와 이러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인정하지 않는 김종주에 단이혁도 굳이
“방금 우리도 사진 찍으려다가 제지당하지 않았었나? 혹시 사진 찍은 사람이 있는가? 얼른 삭제하게! 괜히 김 씨처럼 될라!”“에이 설마, 방금 그 사람들이 하는 얘기 못 들었수? 김 씨가 무슨 기술인가 뭔가 하는 거로 합성했다잖어! 그리고 올려서는 안 될 곳에 올렸나 보지. 설마 지난번에 김 씨가 나한테 보여준 그 미인 사진은 아니겠지...”마을 사람들은 각자 한 마디씩 꺼냈다. 물론 대부분 사람은 김종주 마누라에게 무슨 일이냐고 캐묻는 사람도 있었다. 꽤나 심각한 상황에 심지어 네 자매도 캐묻기 시작했다.물론 당연히 알아낸
“그러니까 사진을 찍었다는 건 인정한다는 소리네요?”단시혁은 메스를 빙글빙글 돌리던 동작을 멈추고 서늘한 눈빛으로 김종주를 보았다.단시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눈빛도 비슷했다.사실 사진에 대해선 그들도 이미 조사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확인하고 싶었고 나중에 만약 물어본다면 잘 얘기해 줄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까지도 김종주는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으니 그들도 별수 없었다.김종주는 더는 단 씨네 형제들의 눈빛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 머리를 푹 숙이고 있었다.한참 지나자 그의 입에서 드디어 다른 말이
분명한 고의였다.김종주는 등에 식은땀이 났다. 이번엔 더는 우물우물 말하면서 숨길 수가 없었다.연바다가 강하랑을 데리고 이 정원집을 임대한 뒤로 매일 어떤 생활을 보냈는지, 강하랑의 몸 상태를 보러오면서 끼니를 챙겨주던 진정석에 대해서도 그는 전부 말했다.물론 김종주는 그들의 이름을 몰라 대충 간단하게 설명했다.그들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정말로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연바다가 처음 이 마을로 이사 온 이틀 동안 마을에선 마치 재밋거리라도 생긴 것처럼 그들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