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랑은 자신이 어떻게 호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지 몰랐다.어쩌면 부력으로 가라앉은 몸이 물 위로 둥둥 떠밀려 나온 것일 수도 있었다.물속에서 점점 빠지는 힘에 그녀는 정말로 차가운 호수에 깊이 잠겨버리리라 생각했다.온몸을 휘감는 차가운 호숫물은 마치 사냥감이라도 잡은 듯 그녀를 호수 깊은 곳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위급한 상황이었지만 발목에서는 온기가 느껴졌고, 그 손은 그녀를 더 깊은 곳까지 끌어당겼다.강하랑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발목을 잡은 손을 떼어내려고 시도했고 수면 위로 헤엄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
그러나 힘이 전부 빠지고 난 뒤 연바다가 그녀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다만 더는 깊이 생각할 힘이 남아돌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당장 잠을 자고 싶었다. 너무나도 힘들었다...남자는 그녀를 자신의 어깨에 둘러업자 그녀의 입에선 호숫물이 또다시 흘러나왔다.강하랑은 힘이 없는 목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그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든 지금 그의 행동은 그녀를 구해주는 것이었으니 말이다.연바다는 우스운 듯 혀를 차면서 말했다.“쯧, 단하랑 씨는 지금 나한테 고맙다고 인사를 한 거예요? 하, 난 그 입에서
단씨 가문에선 보낸 추가 인력은 아주 많았다. 연유성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한주시는 원래부터 연씨 가문이 장악하고 있던 지역이었기에 소집할 수 있는 인력이 아주 많았다.운학산 또한 HN 그룹에서 투자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전에 강태호가 이 산을 믿고 잘난 척하며 의도를 숨기려 했지만, 사실은 한주시의 많은 가문에서 이 산을 노리고 있었다.그리고 나중에 그런 소문이 돌자 프로젝트는 바로 취소되었고 사람들도 더는 이 산을 노리지 않게 되었다.원래는 그 프로젝트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이혁이 형, 아까 산에서 연바다 똘마니들을 잡았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한번 물어볼게요.”“시혁아, 너 괜찮겠어?” 단이혁은 다소 의심하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단원혁과 단이혁의 눈에는 자신들을 제외하고 동생들은 약한 존재로 보였다. 특히 단시혁은 더더욱 말이다.단시혁은 항상 연구실에 박혀만 있어 나와서 활동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형들 눈에는 그저 연구만 하는 책벌레라고만 생각했고 단시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일단 시혁이한테 맡겨보자.”단원혁은 영호시 경찰서에서 정시우와 함께 만났던 단시혁
어느새 노을이 지고 강하랑은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몰랐다.그녀는 그저 짐짝처럼 들려 흔들리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 몸이 흔들리고 있었기에 그녀는 눈을 뜰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그렇게 얼마다 어지럽게 흔들리고 있었을까, 드디어 흔들림이 사라지고 숨을 고르며 휴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구석에 웅크리고 편안하게 누웠다.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고 굳이 웅크린 자세를 곧게 펴놓았다.그리고 이내 그녀의 입으로 무언가를 넣는 것 같았지만 힘 빠진 그녀는 발버둥 칠
두 사람이 머물고 있는 동굴 안에는 햇빛을 막아줄 식물이라곤 없었고 뜨거운 햇빛이 그대로 비쳐 들어오고 있었다.정상적인 사람의 반응이라면 뜨거운 햇빛에 몸이라도 뒤척여야 했다. 하지만 연바다는 그저 미간을 살짝 찌푸리기만 할 뿐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연바다 씨?”강하랑은 드디어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갔다.그녀의 몸이 햇빛을 절반 가리게 되었고 아마도 그제야 편해진 건지 연바다는 본능적으로 그녀가 있는 곳으로 뒤척였다.강하랑은 순간 멍하니 앉아 있게 되었다. 연바다가 그녀의 무릎을 베고 있었기에 하마터면 놀라 그대로 내
강하랑이 다시 동굴로 돌아왔을 때 누워 있었던 사람은 어느새 깨어 있었다.그의 몸은 아주 뜨거웠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도 마치 그에게 큰 고문처럼 느껴졌다.동굴 입구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확인하면서 동시에 흉기를 손에 꼭 들고 있었다.누군지 확인한 그는 다시 눈을 감아버렸고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도망갔으면서 다시 돌아오다니. 하하, 길치인 거냐, 아니면 머리에 문제 있는 거냐?”그는 동굴 벽에 기대 힘겹게 눈을 뜨면서 말했다.강하랑은 그런 그를 무시했다. 그저 그에게 다가가 어젯밤 그녀에게 덮어
그는 손을 들어 옆에 있던 밤을 집었다. 먹지는 않았지만, 이리저리 돌리면서 보더니 다소 다정하게 느껴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면, 단하랑 씨는 애초에 내 곁에서 떠날 생각이 없었던 거에요? 단하랑 씨가 내가 걱정되어서, 나를 위해 특별히 나가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구해온 것이라고 이해해도 돼요?”“그냥 여기서 죽어요.”강하랑은 바로 그의 말에 반박했다.그리고 싸늘한 시선으로 연바다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난 그냥 내려가는 길을 못 찾을 뿐이에요. 그쪽을 나침판으로 쓸 생각이거든요. 내가.”“그래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