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의 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고 눈빛도 점점 더 서늘해졌다.‘내가 루저라고? 내가 버려진 거라고? 그 새끼보다 내가 못한 게 뭔데! 왜? 대체 왜! 왜 날 버리고 그 새끼를 데리고 간 건데? 왜!'점차 숨을 쉴 수 없어지고 강세미는 오히려 미친 사람처럼 즐기고 있었다.그녀는 버둥거리지 않았다. 그저 본능적으로 남자의 팔을 잡고 있을 뿐이다.상처 부위가 터진 것을 느낀 그녀는 피가 벌어진 상처 틈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조차 느끼게 되었다.‘그래, 이렇게 그냥 죽여줘... 이렇게 죽으면 최소한 이 남자라도 끌어
마치 지옥에서 출장 나온 저승사자처럼 말이다. 보는 사람마저 등골이 서늘해지게 했다.강세미는 맞출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다.그 공포가 눈앞에 있는 남자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곧 닥쳐올 죽음을 향한 것인지 알지는 못했다.아무리 살고 싶은 욕망이 사라졌다고 해도 죽음을 앞둔 그녀는 저도 모르게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다.“싫어, 안 맞춰! 그냥 얼른 죽이기나 해!”“쯧.”연바다는 고개를 젓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마디마디가 분명한 손을 의료 기계에서 뗐다.“강세미 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임서화는 강세미의 등을 토닥였고 교통사고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것이라 말하며 강세미의 말을 믿지 않았다.그녀는 연바다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유성아, 세미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 세미는 많이 아프잖니. 예전의 일은 세미가 잘못한 것이 맞단다. 세미도 지금 벌을 받고 있으니까 우리 세미를...”“저도 알아요, 어머님. 전 세미랑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잖아요. 아무리 세미가 심한 짓을 했다고 해도 전 절대 세미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내버려 두진 않을 거예요. 뭐가 어떻게 되었든 세미가 살아주기만 하면 돼요.”연바다는 연
‘뭐지...'그러나 연유성과 똑같이 생긴 얼굴을 보니 그녀의 의심도 바로 사라지게 되었다.‘어머님이라고 부르면 또 어때서. 어차피 세미랑 파혼했는데 내가 뭐라고 호칭으로 따져 묻겠어? 그리고 손목시계도 그래. 돈이 많으면 이것저것 사서 바꿔 찰 수도 있지.'임서화는 더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배웅할 기세로 따라 나가려 했다.그러자 연바다는 그녀의 배웅을 거절했다.“제가 알아서 갈 수 있어요. 어머님은 세미한테나 신경 써 주세요.”“그래, 유성아. 너만 괜찮다면 자주 와...”임서화는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연바
한편 영호시에 있는 MRC 그룹.강하랑은 핸드폰을 들고 단원혁이 방송에서 나온 부분만 돌려보고 있었다.네티즌들의 속도는 참으로 빨랐다. 라이브 방송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정에서 단원혁의 직캠이 나왔으니 말이다.게다가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특히 단원혁의 마지막 말에 그녀마저 감동되는 것 같았다.대부분 사람들에겐 진심이란 감정은 마치 동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감정인 것이었다.현실은 항상 처참했으니 말이다.아무리 소꿉친구라고 해도 사이가 틀어질 수도 있는 법이었다. 하물며 부부에겐 다른 깊은 감정이 없지 않은가.
“이건 우리 여자들만의 담화야. 이혁 오빠는 남자가 되어서 우리 사이 담화에 뭔 관심이 그렇게 많아?”방금까지 관심 없는 척하던 단이혁에 괜히 괘씸한 기분이 든 강하랑은 말하기 싫어졌다.하지만 단이혁은 그녀의 말에 발끈하지 않았고 오히려 발을 들어 강하랑의 발을 톡톡 건드리면서 말했다.“단하랑-”“아, 몰라! 난 안 들려!”강하랑은 고개를 홱 돌리며 슬쩍 궁둥이를 옮겼다.단이혁은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리고 이때 대표이사실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어린이 한 명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한숨을 길게
그리고 이런 감정은 아주 오래전 그가 우연히 길가에 떠도는 꼬질꼬질한 하얀 강아지를 보았을 때 나타난 적이 있었다.그는 자신과 갈 곳 없이 떠도는 하얀 강아지가 닮았다고 생각했다.정희월의 마음속엔 여전히 잃어버려 어디 있는지 모를 여동생이 들어 있었고 아버지의 안중엔 아픈 정희월만 보였다.단원혁은 가끔 돌아와 그를 보살펴 주었다. 마치 그때 그가 본 유기견에게 지나가던 행인이 먹이를 준 것처럼 말이다.그래서 그는 그 유기견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하지만 정희월은 강아지 털 알레르기가 있었고 그가 집으로 데리고 온 지 이틀 만
XR 엔터와 계약할 때 강세미가 퍼뜨린 안 좋은 기사는 이미 사라졌었다. 더군다나 강세미는 이미 연예계를 떠난 사람이기도 했다.다만 온마음은 신인이었고 XR 엔터에서도 정해준 스케줄 노선 또한 작품에만 열중하는 것이었다. 굳이 이런저런 방송에 나가 자신을 알릴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작품 홍보하는 것 외엔 XR 엔터에선 온마음에게 다른 스케줄을 잡아주지 않았다.비록 온마음을 향한 여론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연예계에서 온마음은 그저 무명 신인 배우였다.아무리 그녀가 연기를 잘하고 얼굴이 예쁘다고 해도 말이다.연예계는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