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차는 이미 도심으로 진입했고 주위에 차량도 점차 많아졌다. 그리고 운전 속도도 점차 느려졌다.단원혁은 부정하지 않고 가볍게 대꾸를 했다. 그러자 강하랑은 다소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공항에서 나올 때부터 강하랑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다만 그때는 박재인과 이덕환에게 정신이 팔렸고 그녀의 곁에는 단원혁도 있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단원혁이 갑자기 속도를 올려 뭔가를 따돌리려는 의도가 분명한 운전 스킬을 보일 때에야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쫓아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다만 확신하지 못했던 그녀는 감히 입을
강하랑뿐만이 아니었다. 박재인도 강하랑과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그러게요. 그 자식이 왜 여기로 온 걸까요? 설마 나랑 이덕환의 행적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가 따라온 거 아닐까요?”이덕환은 눈알을 데굴 굴리더니 이내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80%는 그런 것 같군.”그러자 박재인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어쩐지 그 녀석이 매일 우리 한남정으로 자주 와서 우리 요리가 맛있어서 온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꿍꿍이가 있는 거였어!”그는 이를 갈며 말하더니 허벅지를 탁 소리 나게 내리쳤다.아주 고급스러운 차량이었기
한주시에 있을 때도 단씨 가문의 사람이 강하랑을 지켜주고 있었다...지승우는 연유성과 달리 루머에 관심이 엄청 많았다. 글을 읽기만 해도 벌써 재미가 도는 것 같았다.“사랑 씨가 단씨 가문이랑 어떤 사이인지 모르겠어. 만약 정말로 단씨 가문의 어느 도련님과 약혼이라도 하려는 거면... 유성이 너에게 기회는 없다고 봐. 혹시...”“내가 영호로 온 건 하랑이한테 직접 사과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다른 의미는 없어.”지승우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연유성이 말을 끊어버렸다.그리고 몸을 틀어 소파로 다가가 털썩 앉더니 느릿하게 입을
단씨 가문 본가.오늘은 단이혁의 생일이었다. 거기다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탓에 아침부터 본가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심지어 단지헌마저 평소처럼 회사로 가는 것이 아닌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비록 아들 단이혁과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 게다가 강하랑마저 집으로 돌아왔으니, 단지헌은 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강하랑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단이혁의 생일상도 직접 만들었고 쉴 틈 없이 움직여 준비했다.더군다나 집안엔 손님 두 명이, 아니 세 명이 있었다.어제 단원혁과 같이
정희월의 말처럼 서채은이 그와 결혼하기는 애초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응당 그가 서채은에게 잘해야 했다.그렇게 생각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이때의 서채은은 단홍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단홍우가 태어난 지 두 달 되었을 때 제외하곤 가끔 단원혁을 따라오던 단홍우를 몇 번 본 게 다였다.만약 어젯밤 정희월이 단홍우랑 같이 자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단씨 가문에서 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배 아파 낳은 아이이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좋았다.단원혁이 다가올 거
분명 두 사람의 사이엔 거리가 있었지만 단원혁이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니 마치 그녀를 품에 안은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서채은은 느껴지는 위압감에 감히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 보지 못했다.“대표님, 대표님이 잘생기고 가문도 좋은 거 저도 알아요. 그런데 세상엔 저보다 좋은 여자가 많고 대표님께 어울리는 여자도 많을 거예요. 저와 대표님은 어울리지 않아요.”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물러나더니 고개를 들어 마음과 다른 말을 꺼냈다.확실히 결혼은 처지가 맞는 사람끼리 하는 것이 더 나았다. 안 어울리는 건
결국 그녀는 단원혁이 내민 사탕 한 알을 받아 들었다.그가 한 말처럼 그녀의 인생엔 쓴맛만 가득했다. 그렇다고 한들 평생 쓴맛만 느낄 수 없지 않겠는가?태어나자마자 버려져 할머니의 손에 컸고 학교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다행히 세상엔 좋은 사람이 더 많았다.그녀도 무사히 졸업하였다.심지어 아직 사화의 쓴맛을 알기도 전인 대학생 시절에 단원혁을 만났다.단원혁은 그녀의 등록금을 후원했다.이미 그것만으로도 단원혁은 그녀의 인생 중 귀인이었고 더는 그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수는 없었다.입안에 넣은 사탕의
“한주라고?”단원혁은 서채은을 데리고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그러나 귀에 들려오는 익숙한 두 글자에 그는 걸음을 멈추었고 무서운 분위기를 내뿜게 되었다.그는 정희연이 지난번에 무슨 짓을 했는지 잊지 않았다.강하랑을 만나보지도 못한 정희연은 그들과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혼사를 정했다. 그것도 연씨 가문과 말이다.그리고 이번에는 마음대로 한주시에서 온 손님을 데리고 왔다.하...장이나는 아직 그런 단원혁을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웃었다.그녀는 단원혁의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아, 이미 도착했을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