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씨 가문 본가.오늘은 단이혁의 생일이었다. 거기다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탓에 아침부터 본가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심지어 단지헌마저 평소처럼 회사로 가는 것이 아닌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비록 아들 단이혁과 사이가 좋진 않았지만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 게다가 강하랑마저 집으로 돌아왔으니, 단지헌은 더욱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강하랑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단이혁의 생일상도 직접 만들었고 쉴 틈 없이 움직여 준비했다.더군다나 집안엔 손님 두 명이, 아니 세 명이 있었다.어제 단원혁과 같이
정희월의 말처럼 서채은이 그와 결혼하기는 애초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니 응당 그가 서채은에게 잘해야 했다.그렇게 생각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이때의 서채은은 단홍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단홍우가 태어난 지 두 달 되었을 때 제외하곤 가끔 단원혁을 따라오던 단홍우를 몇 번 본 게 다였다.만약 어젯밤 정희월이 단홍우랑 같이 자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단씨 가문에서 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그녀가 배 아파 낳은 아이이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좋았다.단원혁이 다가올 거
분명 두 사람의 사이엔 거리가 있었지만 단원혁이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니 마치 그녀를 품에 안은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서채은은 느껴지는 위압감에 감히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 보지 못했다.“대표님, 대표님이 잘생기고 가문도 좋은 거 저도 알아요. 그런데 세상엔 저보다 좋은 여자가 많고 대표님께 어울리는 여자도 많을 거예요. 저와 대표님은 어울리지 않아요.”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물러나더니 고개를 들어 마음과 다른 말을 꺼냈다.확실히 결혼은 처지가 맞는 사람끼리 하는 것이 더 나았다. 안 어울리는 건
결국 그녀는 단원혁이 내민 사탕 한 알을 받아 들었다.그가 한 말처럼 그녀의 인생엔 쓴맛만 가득했다. 그렇다고 한들 평생 쓴맛만 느낄 수 없지 않겠는가?태어나자마자 버려져 할머니의 손에 컸고 학교 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다행히 세상엔 좋은 사람이 더 많았다.그녀도 무사히 졸업하였다.심지어 아직 사화의 쓴맛을 알기도 전인 대학생 시절에 단원혁을 만났다.단원혁은 그녀의 등록금을 후원했다.이미 그것만으로도 단원혁은 그녀의 인생 중 귀인이었고 더는 그에게 의지하며 살아갈 수는 없었다.입안에 넣은 사탕의
“한주라고?”단원혁은 서채은을 데리고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그러나 귀에 들려오는 익숙한 두 글자에 그는 걸음을 멈추었고 무서운 분위기를 내뿜게 되었다.그는 정희연이 지난번에 무슨 짓을 했는지 잊지 않았다.강하랑을 만나보지도 못한 정희연은 그들과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혼사를 정했다. 그것도 연씨 가문과 말이다.그리고 이번에는 마음대로 한주시에서 온 손님을 데리고 왔다.하...장이나는 아직 그런 단원혁을 눈치채지 못한 채 여전히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웃었다.그녀는 단원혁의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아, 이미 도착했을 거
‘계속 싸고돌아서 뭐해? 그러다 시집도 못 갈 텐데 말이야.'‘그럴 거면 차라리 가문도 빵빵한 연유성과 이어주는 게 낫지. 연씨 가문은 한주에서 손에 꼽히는 가문이잖아. 이 정도도 엄청 괜찮은 거라고.'‘어휴, 내가 너무 사람이 착해서 탈이야. 언니한테 욕을 먹고도 내가 직접 연유성을 데리고 왔잖아. 내가 보기엔 연유성도 꽤 괜찮아. 얼굴도 반반하고 비록 이혼하긴 했지만, 아직도 얼굴 한번 안 비추는 그 조카딸에게 결혼 상대로 딱이야.'그렇게 생각한 정희연은 지승우와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나도 언니가 그렇게 세상을 뜨는 줄
소리가 나는 곳으로 그들은 고개를 돌리자 단원혁이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순간 정희연은 찔리는 구석이 있어 그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그녀의 언니 정희월은 속이기 아주 쉬운 사람이었지만 그녀의 조카 단원혁은 아니었다.그래서 일단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원혁아. 이모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하하하, 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란다. 내가 그동안 너희한테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모르는 건 아니지?”‘잘해주었다고? 하...!'단원혁은 잊지 않았다. 잊을 수가 없었다.그가 어릴 때, 부모님이 사업에 심혈
원래 그는 사업 방면으로 보아 연유성을 아주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강하랑이 그간 당해왔던 것과 쓸데없이 그들 가정사에 끼어들어 악담이나 퍼붓는 정희연과 다니 모습에 남아 있던 조금의 호감마저 사라져 혐오만 남아 있었다.단원혁은 연유성을 보는 것도 물론이고 악수하자고 내민 손도 잡기 싫었다.이곳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하지만 당사자인 연유성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지만 옆에 있던 지승우는 이 싸늘한 분위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만약 강하랑을 보러 온 것이 아니었다면 지승우는 바로 연유성을 끌고 단씨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