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는 사업 방면으로 보아 연유성을 아주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강하랑이 그간 당해왔던 것과 쓸데없이 그들 가정사에 끼어들어 악담이나 퍼붓는 정희연과 다니 모습에 남아 있던 조금의 호감마저 사라져 혐오만 남아 있었다.단원혁은 연유성을 보는 것도 물론이고 악수하자고 내민 손도 잡기 싫었다.이곳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하지만 당사자인 연유성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지만 옆에 있던 지승우는 이 싸늘한 분위기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만약 강하랑을 보러 온 것이 아니었다면 지승우는 바로 연유성을 끌고 단씨 가문
강하랑의 목소리는 나무 뒤쪽에서 들려왔고 싸늘한 정적을 깨버렸다.그들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보았다.특히 연유성은 익숙한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돌렸고 숲 같은 정원에서 꿈에서 자주 보던 얼굴을 찾아보려고 뚫어지게 보았다.연유성뿐만이 아니었다. 정희연도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조카딸이 궁금했다.다소 아까와는 달리 조급해 보이는 연유성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그녀도 목을 빼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쳐다보았다.하지만 장이나는 그런 두 사람과 달리 다소 짜증이 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갑자기 나타난 잃어버린 단원혁의
“오빠, 이 여자 몸에서 기름 냄새가 나요. 얼른 이 여자 곁에서 멀리 떨어지세요. 기름 냄새가 오빠 몸에도 배기면 어떡해요? 그 셔츠 얼마나 비싼 셔츠인데!”단원혁의 표정이 더욱더 싸늘하게 굳어졌다.특히 장이나가 눈치 없이 강하랑을 그의 옆에서 떼어내려고 잡아당길 때 그의 표정은 어둡게 굳어졌다.다행히 눈치 빠른 정희연이 장이나가 손을 대기 전에 먼저 눈치 없는 자신의 딸을 옆으로 당겼다.그리곤 단원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혁아, 너도 알잖니. 이나 얘는 눈치가 없고 머리도 안 좋아. 다른 사람이 세 번을 말해
강하랑은 이 짧은 몇 분 사이에 한 사람이 이렇게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어쩌면 그녀의 사촌 언니인 장이나는 안면 근육이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계속 여기에 서 있을 생각도, 더더욱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연유성의 모습도 보기 싫어 단원혁의 팔을 잡아당겼다.“큰 오빠, 이혁 오빠가 몇 분 전에 곧 도착한다고 문자 보냈거든. 우리 같이 데리러 갈까?”강하랑과 똑같이 더는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단원혁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시선을 들어 눈에
“이혁 오빠, 그 차림 뭐야?”강하랑은 질색하며 스리슬쩍 뒤로 물러섰다. 단원혁의 뒤로 숨고 싶은 것을 꾹 참은 것이다.“왜? 내 옷차림이 어때서?”단이혁은 그런 강하랑의 모습에 투덜거리더니 바로 긴 팔을 쭉 뻗어 강하랑을 끌어당겼다. 그리곤 그도 강하랑과 같은 눈빛으로 강하랑의 차림새를 훑어보더니 질색하였다.“내 차림새 말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네 모습을 좀 봐. 아니, 기껏 전화해서 데리러 나오라고 했더니 이렇게 입고 나와?”강하랑은 단이혁보다 20, 30cm 정도 낮았다. 그래서 단이혁이 그녀의 옷깃을 잡자 마치
“에이, 우리가 어떻게 감-”셋 중 나이가 제일 많은 단이혁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의 시야에 누군가가 들어왔고 여유가 넘치던 모습도 사라져 표정이 굳어졌다.그가 발견한 사람은 바로 연유성이었다.“쟤가 왜 여기 있냐?”단이혁은 차가운 시선으로 연유성을 빤히 보면서 입을 열었다.강하랑은 두 손을 앞치마 주머니에 넣은 채 단이혁과 같은 모습으로 연유성을 보았다.“우리 이모라는 사람이 데리고 온 거야. 이모가 모셔온 손님이라나 뭐라나. 큰오빠가 쫓아내려고 했는데 뻔뻔하게 들어왔어. 말릴 새도 없이.”차갑
그간 가만히 있었다고 연유성이 정말로 그들 단씨 가문 사람들을 만만하게 본 것이라 여겼다.강하랑은 오빠들이 무엇을 하든 간섭하지 않았고 더는 연유성 때문에 시간 낭비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주방에 아직 못다 만든 요리가 있으니까 난 먼저 주방으로 들어갈게. 오빠들이 뭘 하든 알아서 해. 법만 잘 지키면 돼, 알았지?”그녀는 오빠들이 연유성이 다리를 절룩거리거나 팔을 부러지게 할 거라곤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가 어떻게 손을 봐주던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손을 봐주길 바랐다. 여하간에 그녀는
단지헌은 굳이 자신보다 나이 어린 연유성에 트집을 잡지 않았다. 비록 마음속에 전사위였던 연유성에 불만이 가득했지만, 손님은 손님이었기에 티를 낼 수 없었다.연유성이 공경한 태도로 말을 해도 그는 그저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런 단지헌과 달리 바둑을 두고 있는 이덕환과 박재인은 연유성을 아예 투명인간 취급을 하고 있었다.바둑판도 이덕환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바둑알 한 알이 바둑판에 경쾌한 소리를 내며 닿자 주위에 있던 바둑알도 흔들렸다.과장된 행동을 보이던 이덕환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왔다.“성격도 참 좋으시군요. 만약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