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이혁은 강하랑이 공유한 게시글을 찬찬히 읽어보더니 바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래, 맞아! 하마터면 까먹고 있을 뻔했네!”시간을 더 지체할 새도 없이 단이혁은 바로 그 게시글을 XR 엔터 홍보팀에 공유하였고 온마음에게 연락했다.네티즌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 댄 탓에 그는 하마터면 비장의 카드를 까먹고 있을 뻔했다.강씨 가문의 연회에서 촬영한 영상을 원래 연회 다음날 바로 쓰려고 했지만, 구치소에 들어간 강세미가 그날 밤 바로 병원에 이송될 줄은 몰랐고 상처도 깊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었다.그리고서 강씨 집안 사람들도 딱
오후 내내 많은 메시지를 받았던 단이혁은 머리가 지끈거려 욕조에 몸을 담그며 휴식을 취하려 했다.소파에서 일어난 그는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아 참, 사랑아. 강세미 엿 먹이는 건 알겠고 네 쪽은...”악행을 저지른 강세미가 응보를 받는 것은 당연하였다. 하지만 강하랑 쪽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여전히 내연녀라는 오명을 듣고 있었다.게다가 강세미를 위해 나선 연유성이 강하랑을 위해 해명할 리가 없었다.연유성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내 쪽엔 뭐?”강하랑은 애초에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
게시글을 올린 뒤 강하랑은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단이혁처럼 전자제품은 전부 한 구석에 처박아두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식사를 준비하고 먹었다.물론 중간에 영호시 본가에 있는 부모님이 영상통화를 걸어와 단이혁과 별장 안에서 산책하며 대화를 했다.SNS에 떠도는 기사를 모두가 알게 되었지만 언급하는 사람은 없었다.평소와 다를 바 없이 그녀의 부모님은 한주시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물으며 언제 영호시로 돌아올 거냐고 강하랑에게 말했다.“곧 갈 거예요, 엄마. 아마 이틀 뒤면 이덕환 선생님을 만나 뵐 수 있을 테니
단이혁은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며 검지로 이마를 톡 밀쳤다.“이 작은 머리로 대체 뭔 생각하는 거냐. 내가 기분이 안 좋을 리가 있겠어?”강하랑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마를 매만졌다.그리곤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단이혁을 째려보았다.“오빠가 갑자기 조용하니까 물어본 거잖아. 유리 같은 심장에 상처라도 받았나 해서 물어본 건데, 흥! 심지어 날 때렸어?!”“누가 상처받았대?”단이혁은 바로 반박하며 시선을 그녀의 이마에 돌리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작 이마 살짝 친 거로 때렸다고 하냐? 사랑이 너 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엄살
강하랑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얼굴선 굵기가 분명한 단세혁의 옆모습이었다.걱정스러운 눈빛을 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의식적으로 다시 단이혁이 사라진 방향을 보며 말했다.“세혁 오빠는 알아?”단세혁은 강하랑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굳이 말하자면 너랑 연관이 있어.”그는 천천히 입을 열며 예전에 단씨 가문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강하랑에게 차근차근 말해주었다.단이혁의 과거뿐만 아니라 다른 형제들의 사이에 대해서도 말해주었고 심지어 작은고모와 고모부가
그리고 그녀와 함께 영호시로 가겠다는 말은 그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았다.강하랑은 다소 김이 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계속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단이혁이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한 후부터 집으로 돌아간 적이 없었다. 그랬기에 그녀의 두어 마디로 돌아갈 사람이 아니었다.그녀는 비록 속상했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단이혁을 걱정하며 말했다.“오빠, 정말 배부른 거야? 주방에 식빵이 더 있다니깐... 더 먹지...”단이혁은 손을 내젓더니 이내 나가버렸다.그렇게 식탁엔 그녀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그녀는
전화 건너편에서 온서애는 시름을 놓은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훨씬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심 비서 말로는 네가 이혼하면서 꽤 많은 재산을 받았다고 하더구나. 아버님이 너희 둘 신혼집으로 샀던 청진 별장도 네 명의로 되었다지?”강하랑은 더욱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부정하지 않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온서애는 여전한 말투로 말했다.“하랑아, 아버님이 살아 계실 때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지 기억하지? 유성이 그 녀석이 너한테 못되게 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혼하면서 손해 본 건 없잖니. 그러니...”“그냥 원하는 걸 말씀
“글은 말씀하신 대로 지울게요. 그리고 뒤처리도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아주머니는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앞으로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HN그룹을 끌어들이지 않도록 할게요.”강하랑의 대답에 온서애는 만족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성세혁을 이용한 협박이 통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그래, 그러면 됐다. 하랑아, 내 성격 알지? 아까 했던 말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단다, 그러니 마음에 담아두지 말렴. 유성이 너한테 회사 지분도 넘겨줬다면서? 우리 회사가 무사히 운영되어야 너도 돈 벌 수 있지 않겠니? 나는 너한테 미움을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