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음이 보낸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의 초대장은 결혼식 청첩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화려했다.초대장의 내용은 대충 강하랑의 오빠 단세혁이 강씨 가문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직접 방문해 감사 인사를 올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부로 그는 강씨 가문의 가족이 되는 셈이니 기쁨을 나누고자 다른 사람들은 가문의 만찬에 초대한다고 했다.사진을 보고 난 강하랑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지난번 임서화가 전화 왔을 때는 강태호가 돌아온 기념으로 저녁이나 함께 먹자고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 저녁 만찬이 어느샌가 연회가 되어버렸다.
강하랑은 걱정되었다. 온씨 가문에서 진짜 온마음을 아무 남자의 침대에나 납치해 갈까 봐서 말이다. 소위 말하는 재벌가 도련님들이 얼마나 더럽게 노는지 알고 있는 그녀는 한숨과 함께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온마음은 여전히 가벼운 말투로 문자를 보냈다.「괜찮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요. 그리고 전 하랑 씨를 만나러 가는 거예요. 하랑 씨 혼자 그 인간들을 상대하게 할 수는 없죠! 제가 서포터 역할을 해줄게요.」온마음의 말에 강하랑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자신도 힘든 상황에서 그녀를 생각해 주는 마음씨가 고마웠기 때문이다.그래도 세상
강하랑이 말을 마치자마자 단이혁의 안색은 확 어두워졌다. 미간도 보기 드물게 구겨졌다. 하지만 그 표정은 강하랑과 단세혁이 발견하기도 전에 사라졌다.“뭐... 상관없지, 일에만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온마음 씨한테 쓴 돈이 헛되지만 말았으면 좋겠네.”강하랑은 단이혁을 따라가면서 온마음 얘기를 접어두고 다른 화제를 꺼냈다.“오늘 저녁 오빠도 같이 가지 않을래? 어차피 만찬은 연회로 변경된 모양인데, 오빠도 초대받았지?”온마음의 말로는 강씨 가문이 한주시의 유명인이라는 유명인은 전부 초대했다고 한다. 그중에는 그들이 감히 거들떠
“귀 아프면 헛소리나 하지 말던가.”“어허! 진짜 헛소리는 아직 시작도 안 했어!”지승우는 연유성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그러자 연유성도 지지 않고 그를 쏘아봤다.“아침밥은 그게 뭐냐?”커피 앤 잣죽, 참 보기 드문 조합이었다.“내 아침밥이 뭐 어때서? 동서양의 조합, 몰라?”지승우는 콧방귀를 뀌며 반박했다. 그리고 음식에 반찬에 배치를 끝낸 다음에야 커피를 홀짝이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는 김치를 집어 들었다.아삭아삭 김치를 먹는 소리와 후루룩 쩝쩝 잣죽을 먹는 소리와 함께 카페와 한식당의 중간에 서 있는 듯한 묘한 냄새
자료는 한 계정의 자금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계정의 이름만큼은 연유성이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이는 HN 그룹의 계열사였기 때문이다.그 말인즉슨 이 자금은 전부 HN 그룹의 자금이었다. 그러므로 연유성과도 직접적으로는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관계는 있었다.“이건 귀국한 사랑 씨를 공격한 사람들이 받은 돈이야. 네 계정에서 나간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엄연히 관계는 있는 일이지.”만약 강하랑에게 진짜 무슨 일이 생기고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다면 연유성은 무조건 용의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를 체포할 정도는 되지 못했
한쪽은 ‘세미’, 다른 한쪽은 ‘강하랑’. 연유성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향해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리는 호칭이었다.지승우는 고구마를 먹고 체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연유성을 바라보며 깊게 한숨을 쉬면서 물었다.“그 여자랑 결혼할 생각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어?”지승우가 강세미를 부르는 호칭은 진작 이름에서 ‘그 여자’로 변했다. 처음에는 그 호칭이 기분 나쁘다고 잔소리하던 연유성도 이제는 포기한 듯했다.연유성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이미 약속된 일이야. 세미가 엄청난 잘못을 하지 않는 한...”그 말인즉슨 두 사
“어쩐지 환영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리네요.”강세미는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지승우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강세미가 그를 불러세우면서 물었다.“승우 씨, 오늘 밤 우리 가문의 연회에 유성이랑 같이 오지 않을래요?”지승우가 거절하려고 한 찰나 강세미가 싱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언니가 드디어 우리 가문으로 돌아오기로 했어요. 비록 승우 씨는 해외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지만 그래도 언니랑 친했었잖아요. 만약 승우 씨가 온다면 언니도 언니의 오빠도 기뻐할 거예요.”지승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
“유성아, 너 혹시 아직도 언니 때문에 나한테 화난 거야?”강세미는 입술을 꼭 깨문 채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연유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지난번 일은 내가...”“다 지난 일이야. 자꾸 꺼내지 마.”강세미가 축 처진 목소리로 말하는 건 전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연유성은 오늘따라 괜히 짜증이 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래서 할 말이 뭔데? 없으면 나가, 난 할 일이 태산이야.”연유성의 차가운 태도에 강세미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래서 쓸데없는 말은 그만두고 바로 용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