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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하지만 이태수의 자필 편지가 공개되자 주주들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그중에는 한구운도 있었다.

이씨 가문 사람으로 인정받은 그날을 평생 기다려왔다.

이제 남은 건 천천히 잠식해 이선 그룹을 완전히 먹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준혁이라는 사람이 이선 그룹의 미래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다.

이천수도 기분이 좋았다.

주주들이 이 소식을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준혁도 철저히 무너지게 된다.

계획을 한번 쭉 돌이켜본 이천수는 좋은 사람인 척 쇼를 이어갔다.

“오늘 제가 할 말은 이상입니다. 여러분 마음속에 저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더 부연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3일 뒤에 다시 의논할 예정이니 여러분 의견에 따라서 결론을 내시면 됩니다.”

이천수는 예정대로 3일이라는 시간을 남겨두고 이준혁을 핍박하는 데 쓰려고 했다.

거기에 원지민과 문현미까지 합세하면 이준혁이 타협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준혁은 입을 꼭 앙다물었다. 여전히 얼굴에서는 아무런 표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회의실 분위기가 매우 딱딱했다.

이천수와 이준혁은 전에는 그저 암투였지만 지금은 대놓고 서로 이빨을 드러냈다. 그러니 주주들도 더는 어물쩍 넘기지 못하고 라인을 잘 타야 했다.

이제 파벌이 명확하게 나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천수의 마지막 히든카드는 늙은 보수파를 흔드는 데 쓰였다. 보수파들이 전처럼 표정이 어둡지 않자 기분이 좋아진 이천수는 서류를 정리하더니 수장이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

“이제 다들 나가보셔도 됩니다.”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이준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지배자와도 같은 아우라에 일어났던 사람들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미 이준혁의 명령에 습관된 것 같았다.

이천수가 코웃음 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이준혁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봤다.

이준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끝났어요?”

이천수가 대답했다.

“네.”

“그러면 제가 보충하는 걸로 하죠.”

이준혁이 이렇게 말하며 중지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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