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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윤혜인은 손을 귀에 갖다 대며 달려온 이준혁을 멍하니 쳐다봤다.

“깼어요?”

뚝배기에서 거품이 흘러나와 손으로 손잡이를 잡았다가 손을 덴 것이다.

이준혁은 빨개진 윤혜인의 손끝을 보며 가스 불을 끄더니 얼른 싱크대로 데려가 손을 씻어줬다. 그러고는 그녀를 번쩍 안아 소파에 앉히더니 익숙하게 화상 연고를 가져와 발라줬다.

윤혜인이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이쯤이면 얼음찜질하면 바로 나아요.”

이준혁이 그 말을 듣고 얼음을 가져와 윤혜인의 손끝에 올려두고 문질렀다. 차가운 촉감이 참으로 시원했다.

“바보같이 늦은 밤에 무슨 죽이야?”

윤혜인이 말했다.

“당신이 깨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두려고 했죠.”

이준혁의 동작이 멈칫했다. 그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앞에 앉은 윤혜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깨끗하고 순수하고 아무 계산이 없는 눈빛이었다.

마음이 상하면 매정했지만 사랑할 때면 남김없이 다 퍼주었다.

이준혁의 눈가에 웃음이 짙어졌다.

어릴 적 바라던 것이 지금 이 순간 이루어진 것 같았다.

그는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뽀뽀하더니 갈라진 소리로 말했다.

“근데 지금은 일단 너부터 맛보고 싶은데.”

윤혜인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준혁이 다시 키스해 왔다.

차가운 촉감이... 얼음이었다.

얼음을 물고 그녀에게 키스한 것이다.

뜨거운 혀로 얼음을 감싸자 혀끝의 신경이 극한의 자극을 받아 온몸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준혁의 한 손은 윤혜인의 머리에, 다른 손은 윤혜인의 옷 속을 천천히 파고들었다.

달콤한 키스와 말캉한 그녀의 몸에 이준혁은 점점 빠져들었다. 그녀를 자기 몸속에 녹아들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욕심내지 않을 것 같았다.

윤혜인의 몸에서 고양이와도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준혁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 그는 윤혜인의 혀끝을 살짝 깨물었다. 차가운면서도 또 뜨거웠다.

찌릿한 고통을 동반한 짜릿함이 곧 달콤함이 되어 온몸으로 퍼졌다.

윤혜인이 두 팔로 이준혁의 몸을 감싸더니 약간은 서툴게 반응했다. 그런 반응이 이준혁에겐 더 매혹적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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