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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원지민이 이렇게 말하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윤혜인이 약혼에 관한 문제를 물어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윤혜인이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수요만 알려주세요.”

“...”

원지민은 윤혜인이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자 말문이 막혔다. 윤혜인이 궁금해하면 자연스럽게 이선 그룹 이사회의 감사 결과를 말해줄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윤혜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 기다리고 있는 손님이 있어서요. 달밤은 주문만 도와드리지 담소를 나누고 싶다면 커피숍으로 가는 걸 추천합니다.”

일반 손님이라면 윤혜인도 절대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지민이 자꾸만 괴롭히니 더는 체면을 봐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원지민은 고분고분 갈 리가 없었다. 여기에 온 것도 드레스를 맞추러 온 게 아니었다.

윤혜인이 만든 드레스를 원지민이 입을 리 만무했다. 입었다가 두고두고 기분이 더러울 것 같았다.

“내가 말했죠. 주문한다고.”

윤혜인이 눈썹을 추켜세웠다.

“달밤은 주문 시 선불금이 필요합니다.”

“...”

“얼만데요?”

“10%를 받고 있습니다.”

고작 천만 원이라 원지민도 통쾌하게 카드를 긁더니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

“드레스 완성되면 바로 이선 그룹으로 보내면 돼요. 미납금은 이선 그룹에서 낼 거예요.”

원지민은 이 말을 듣고도 윤혜인이 차분함을 유지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혜인은 오히려 흔쾌히 수락했다.

“네, 그러죠.”

게다가 미간조차 찌푸리지 않았다.

원지민은 인내심이 바닥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윤혜인이 물어보지 않는다 해서 말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었다. 하여 일단 목을 축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윤혜인 씨, 오늘 이선 그룹에 큰 인사이동이 있는 거 알고 있어요?”

윤혜인이 고개를 들었다.

“원지민 씨, 화이트 좋아해요, 아니면 레드 좋아해요?”

이 말에 원지민은 표정이 굳더니 이를 악물었다. 윤혜인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어떤 색이든 좋아요. 돈은 다 낼 테니 일단 만들어봐요. 그때 가서 고를게요.”

윤혜인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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