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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연속 5일간 이준혁은 회사로 들어가지 않고 별장에서 윤혜인과 같이 있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처럼 한가롭지 못했다. 작업실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윤혜인이 작업실에 가면 이준혁은 혼자 집에 남아있었다.

홍 아줌마와 요리를 몇 가지 배운 이준혁은 윤혜인이 저녁에 집에 들어올 때마다 직접 요리를 만들어줬다.

이준혁이 손수 만든 탕은 홍 아줌마가 몇십 년 끓인 탕보다 더 맛있을 정도였다.

윤혜인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왜 이렇게 요리를 잘해요?”

전에 만났을 때는 도련님이라 종래로 주방에 들어간 적이 없었고 요리를 할 줄 아는지도 몰랐다. 솜씨로 보면 절대 한두 날 배운 솜씨가 아니었다.

이준혁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배우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어렵지 않아. 그리고 탕은 시간과 비율이 중요하거든. 시간이 조금만 오래도 감칠맛이 사라져. 너무 짧으면 또 맛이 깊지 못하고. 시간을 잘 맞추고 재료를 좋은 걸 선택하면 어렵지 않아. 영양가도 높고.”

윤혜인은 이준혁이 시간과 비율, 그리고 재료에 관한 얘기를 꺼내자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모범생은 밥을 하는데도 계산이 필요했다.

윤혜인이 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더니 이렇게 말했다.

“준혁 씨 덕분에 입맛이 까다로워지겠어요.”

이준혁이 물티슈로 윤혜인의 입술을 닦아주며 말했다.

“이렇게 거둬주는데 시중 들어주는 건 당연한 거죠.”

“…”

윤혜인은 할 말을 잃었다. 이준혁의 말투에서 묘하게 원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준혁은 물티슈를 쓰레기통에 버리더니 덤덤하게 물었다.

“점심에 먹은 탕이 맛있어? 아니면 저녁에 먹은 게 더 맛있어?”

“…”

윤혜인은 그제야 기억났다.

점심때 이준혁이 전화를 걸어와 도시락을 만들어주겠다고 했지만 마침 윤혜인은 그때 고객과 밥을 먹고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열정적으로 탕을 퍼주며 이렇게 말했다.

“혜인 씨, 많이 드세요. 이 탕이 피부 탄력과 미백에 좋대요.”

이준혁이 이 말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윤혜인이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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