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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나는... 이거 지민이가 준 거 아니야.”

문현미가 말했다.

이준혁은 실망인지 냉정함인지 모를 눈빛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요.”

이준혁이 이렇게 말하더니 몸을 돌렸다.

문현미는 그 자리에 선 채 손까지 바들바들 떨었다.

아무 지병도 없는데 지금까지 오랫동안 정신질환 치료 약을 먹어온 것이다.

안 그래도 요즘 자꾸만 머리가 복잡하고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분명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는데 몸은 마음과 다르게 움직였다.

이준혁의 말이 맞다면 원지민이 지금까지 그녀를 속인 것이다.

‘내가 도대체 얼마나 멍청한 짓을 저지른 거지? 그리고 혜인이...’

이때 원지민이 문현미를 향해 걸어왔다. 문현미가 그 자리에 선 채 멍때리고 있자 얼른 부드럽게 물었다.

“어머님, 여기 서서 뭐 해요?”

“아무것도 아니야. 요즘 손이 자꾸 말썽이라니까.”

원지민은 아무래도 약을 너무 많이 먹어 부작용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더니 문현미의 손을 잡으며 온화하게 말했다.

“어머님. 준혁이 많이 타일러 주세요. 여자한테 홀려서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니까요. 준혁이 몸도 생각하셔야죠.”

문현미가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대답했다.

“응. 알았어. 내가 가서 타이를게.”

“오늘 바로 가서 타이르세요. 준혁이 또 그 여자 찾으러 간 게 틀림없어요.”

원지민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님은 아직 모르죠? 윤혜인 씨한테 애까지 딸린 거. 그런 애는 애지중지하면서 자기 핏줄은 나 몰라라 하니, 그게 다 윤혜인 씨한테 홀려서 그래요.”

문현미가 이를 들으며 윤혜인과의 과거를 떠올렸다.

윤혜인에 대한 인상과 의식이 뒤죽박죽으로 섞인 것 같았다. 문현미의 인상 속에 윤혜인은 예의 바르고 착한 아이였지만 의식은 원지민이 말이 맞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윤혜인이 요물이라고, 아들을 해치러 온 괴물이라고 말이다.

문현미는 머리가 아파 얼른 이마에 손을 올렸다.

“지민아, 머리가 아파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원지민은 기분이 잡쳤지만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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