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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윤혜인은 지금 원지민이 혼전 임신했다고 비아냥대고 있었다.

원지민의 눈빛이 순간 매섭게 변했지만 이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가냘프게 생긴 윤혜인을 만만하게 생각했지만 말발이 이렇게 셀 줄은 몰랐다.

‘흥. 이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알고도 그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

원지민이 이내 숨을 고르고는 배를 살살 어루만지며 수줍게 말했다.

“이 아이 준혁이 아이예요.”

윤혜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준혁 씨가 인정했어요?”

이 말에 원지민이 멈칫했다. 윤혜인이 이렇게 덤덤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원지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에요?”

윤혜인은 이준혁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꼬웠지만 멍청하지는 않았다.

이준혁이 원지민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만약 좋아한다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했는데 진작에 만났을 것이다. 굳이 윤혜인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만날 필요는 없다.

가능성을 따져보자면 원지민이 무슨 방법을 써서 아이를 가진 게 그나마 가능성이 제일 컸다. 그리고 아이가 정말 이준혁의 아인지는 더 알아봐야 했다.

“전에 원지민 씨가 발표회에서 준혁 씨와 업무 외에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직접 해명하지 않았나요? 배 속의 아이는 친자 감정했나요? 준혁 씨 아이라고 확정 지을 수 있는 거죠?”

속사포 질문에 원지민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갈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쥐어서야 속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억제할 수 있었다.

윤혜인에게 면박을 주고 싶었지만 되려 말발에 밀려 말문이 막히고 만 것이다.

원지민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이를 지켜보던 매장 직원들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혼전 임신뿐만 아니라 다른 비밀도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문현미는 원지민이 기싸움에서 밀리자 얼른 편을 들며 윤혜인을 손가락질했다.

“지민이 내가 인정한 며느리야. 배 속에 아이도 우리 이씨 가문 핏줄이고. 날짜는 이미 잡았고 식 올리기만 기다리고 있어. 무슨 자격으로 지금 여기서 헛소리를 늘어놓는 거야?”

윤혜인은 이미 문현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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