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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임호는 일 처리가 깔끔했다. 경고받은 사람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였다.

전화를 끊은 원지민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한참 침묵하던 원지민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는 서늘한 말투로 말했다.

“그날 같이 도모하자고 했던 거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

...

윤혜인은 상가에서 바로 집으로 향했다. 우울했던 기분도 많이 풀렸다.

지금 알 수 있는 정보는 이준혁이 원지민의 아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에 반해 원지민과 문현미는 그 아이가 이준혁의 아이라고 우긴다는 것이다.

원지민만 우긴다면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문제는 문현미도 우긴다는 것이다.

아무리 원지민을 좋아한다 해도 아들에게 남의 자식을 억지로 밀어 넣지는 않을 것 같았다.

윤혜인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져 아예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준혁이 그녀를 속인 것만으로도 마음이 충분히 힘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 곽아름과 놀아주던 윤혜인은 시기가 조금 애매하니 이준혁을 아빠로 인정하는 일을 조금만 미루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곽아름은 꽤 어른스러웠다. 약간 실망한 눈치였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말에 따를게요.”

윤혜인이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부드럽게 곽아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무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윤혜인은 오늘 원지민의 위선에서 왠지 모를 매서움을 느꼈다.

오늘 그런 수모를 준 데다 곽아름이 이준혁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되면 원지민이 이성을 잃고 무슨 짓을 벌일지 몰랐다.

아무튼 곽아름에 관한 건 조심 또 조심해야 했다.

저녁.

곽아름이 잠에 들었는데 도우미가 윤혜인을 찾아왔다.

“아가씨, 대표님이 찾습니다.”

윤혜인은 이준혁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이렇게 말했다.

“이미 잠들었다고 하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가 다시 올라왔다.

“아가씨, 그렇게 전달했는데 계속 밖에 계십니다.”

윤혜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알겠어요. 상관하지 말고 쉬세요.”

도우미가 가고 윤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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