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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원지민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런 수모를 당한 건 처음이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남자한테 말이다.

“앞으로 너도, 원씨 가문도 더는 체면을 봐주지 않을 거야.”

이준혁은 이렇게 말하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돌렸다.

원지민은 머리가 복잡했지만 일단은 이준혁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혁아, 내가 너를 도울 수 있어.”

원지민은 이준혁의 손을 달려가 잡으며 설득하려 했다.

“준혁아, 너 지금 회사에서 어려운 상황인 거 알아. 해외 시장 루트도 이구운에게 뺏겼다고 들었어. 우리 원씨 가문이 해외 시장 점유율은 아직 꽤 되거든.”

“우리 사이를 대외로 발표하고 아이를 인정한다면 우리 원씨 가문도 아낌없는 지원을 쏟을 거야. 거기에 너의 재능까지 더하면 이구운이 아무리 해외 시장 루트를 뺏어갔다고 해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원지민은 점점 차분해졌다. 그녀는 이준혁의 손을 내려놓으며 조리 있게 말을 이어갔다.

“지금 우리 원씨 가문과 틀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봤어? 지금 회사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너도 알잖아. 누가 뒤에서 그들을 조종하고 있는지 모르는 건 아니지?”

원지민이 이렇게 오래 기다렸다가 말을 꺼낸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이준혁이 지금 처한 난감한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천수가 이준혁을 몰아내려 했다면 지금은 이구운이 호시탐탐 그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만약 다른 때에 임신 사실을 알렸다면 거의 기회가 없을 수도 있지만 지금 얘기하면 기회가 90%는 된다.

이준혁은 장사꾼이었기에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대기업 오너 일가에서 가족의 난은 어쩌면 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했다간 나락으로 떨어져 다시는 올라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준혁이 이번 정략결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 난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알 수 없다.

“준혁아...”

원지민이 나긋하게 말했다. 차키에 입술이 긁힌 상처가 어딘가 우스워 보였다. 그래도 마음을 가득 담아 이렇게 말했다.

“내가 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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