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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전에 부사장으로 있던 원지민이 이준혁의 아이를 뱄다니, 정말 놀라운 뉴스가 아닐 수 없었다.

이준혁은 그제야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원지민은 이구운과 손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게 까발려졌을 때 어떤 후과를 감당해야 할지 생각해 봤다는 의미였다.

이준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나는 그 아이와 아무 관계가 아닌 것 없는데.”

“준혁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원지민은 큰 모욕이라도 당했다는 듯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부드럽고 온화한 커리어우먼 이미지가 강했던 원지민이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자 조금 믿음직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이구운이 느긋하게 다른 보고서를 꺼내며 웃었다.

“형, 나도 혹시나 우리 이씨 가문이 핏줄이 아니면 어쩌나 해서 특별히 친자 감정까지 했어요.”

친자감정서에는 혈연관계가 99.99%로 적혀 있었다.

이구운이 웃으며 말했다.

“이 증거로도 부족해요? 아직도 이 아이를 부정할 거예요?”

이준혁이 대꾸하기도 전에 이천수가 안으로 들어오며 호통쳤다.

“나쁜 자식. 지민이 임신시킨 것도 모자라 인정도 안 하는 거야?”

이준혁이 덤덤하게 말했다.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제 아이가 아니라고요. 이 감정 결과도 충분히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이천수가 코웃음 쳤다.

“지민이가 뭐가 모자라서 가짜 감정서까지 위조해서 너한테 누명을 뒤집어씌우겠어?”

이준혁이 세 불청객을 쭉 스캔하더니 차갑게 웃었다.

“혼자 계획한 일이 아닐 거예요.”

이천수는 이준혁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하여 얼른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못 믿겠다면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다시 한번 감정해.”

이천수가 점잖은 척하며 말했다.

“근데 요새 지민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회복하면 그때 다시 하는 걸로 하자.”

이준혁이 서늘한 눈빛으로 그들이 준비하는 쇼를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한편으로 보이지만 사실 한편이 아니었다.

원지민은 이용당하고도 멍청하게 아무것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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