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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한 경호원이 조명을 켜자 할머니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옆에는 네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남자아이가 할머니 위에 엎드려 울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사람들이 들어오자마자 윤혜인을 알아보았다.

아이에게 있어 그녀는 마치 요정 같은 착한 누나였다.

소년은 흐느끼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요정 누나, 제발... 할머니를... 구해주세요...”

우선 윤혜인은 두 경호원에게 할머니를 데리고 나가라고 손짓했고 자신은 어린 남자아이를 안으려고 했다.

경호원들이 할머니를 들어 올리고 나가자 윤혜인은 아이를 안았는데 아이의 발이 무언가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아이의 발이 마끈에 걸려 있는 것이었다.

윤혜인은 주머니에서 호신용 군용 칼을 꺼내 힘껏 마끈을 자르기 시작했다.

귀청이 터질 듯한 굉음이 점점 더 가까워지자 남자아이는 계속해서 떨며 말했다.

“요정 누나, 나 무서워요...”

아이는 윤혜인이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웠다.

아직 부모님을 뵙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

윤혜인은 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아이를 안심시켰다.

“걱정 마, 누나는 널 버리지 않을 거야!”

마침내, 마끈이 잘리고 윤혜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이를 안아 일어서는 순간, 강력한 충격이 그들을 덮쳤다.

그녀는 충격파에 의해 벽에 부딪혔지만 다행히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윤혜인은 산사태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산사태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달리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않았다. 완전히 매몰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윽고 그녀는 결단력 있게 아이를 안고 측면으로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일정 거리를 달린 후, 그녀는 이번 산사태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최근 비가 많이 내린 탓에 토양은 매우 질퍽질퍽해져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흙이 계속 쏟아져 내려왔다.

잔뜩 놀란 아이는 이미 반쯤 넋이 나간 듯 보였다.

소년은 윤혜인의 목을 꼭 껴안고 계속 울었다.

“누나... 요정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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