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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전화기 속에서 다시 침묵이 흘렀다.

윤혜인은 오늘 밤 이준혁이 이상하게 군다고 느끼며 멍하게 있었다.

그래서 뭐라 물어보려는 찰나, 안에서 가벼운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유진이가 기침을 하는 소리인 것 같았다.

그러자 윤혜인은 깜짝 놀라 수화기를 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만 쉬어야겠어요. 무슨 할 말 있으면 내일 해요.”

그러고는 이내 전화를 끊었다.

“뚜뚜뚜...”

끊임없이 울리는 바쁜 신호음이 마치 한 곡의 노래처럼 그를 조롱하는 듯했다.

이준혁은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했다.

‘회의를 일찍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게 아니었는데... 혜인이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안절부절못하며 여기저기 찾아다니는 게 아니었는데... 혜인이의 행방을 알고 금오구에 찾아온 것도 그리 좋은 결정은 아니었던 거야.’

조금 전까지 그는 자신을 다독이고 있었다.

윤혜인과 배남준이 함께 호텔에 있는 건 단지 일이 있어서일 거라고.

배남준이 약 봉투를 들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자마자, 이준혁은 심지어 윤혜인이 아픈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는 여전히 차에 앉아 윤혜인의 전화를 기다리기로 했다.

윤혜인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전화를 받기 전까지도 이준혁은 자신을 타이르고 있었다.

윤혜인이 배남준과 함께 있다고만 말해준다면 그저 윤혜인을 믿겠다고, 괜히 질투하지 말고 그녀를 화나게 하지 말자며 말이다.

하지만 윤혜인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고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모르는 사람’이라니.

이준혁은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가 놓았다.

“돌아가자.”

주훈은 놀라며 물었다.

“대표님, 돌아가자고요?”

그는 윤혜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기에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주훈은 이준혁이 회의를 줄이고 남청에서 서울로 다시 서울에서 금오구로 급히 돌아오며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직 윤혜인을 한 번 보기 위해서 말이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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