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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경험이 풍부했던 이모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좀 이따 해열제 먹으면 돼요. 유진이는 몸이 약해서 병원에 가면 오히려 감염되기 쉽거든요.”

얼마 후, 그들은 호텔에 도착했다.

이모님은 유진이에게 마스크와 야구 모자를 씌워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윤혜인은 눈에 띄지 않도록 큰 스위트룸을 잡고 이모님과 함께 들어갔다.

배남준은 약국에 약을 사러 갔다.

유진이의 고열은 좀처럼 내리지 않았지만 이모님은 병원에 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했다.

그녀는 유진이가 고열로 병원에 갔다가 죽을 뻔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윤혜인은 두려움에 떨며 이모님과 함께 유진이를 간호했다.

밤이 깊어지자 유진이의 열은 조금씩 내려갔고 그들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모님은 윤혜인에게 잠시 쉬라고 권했다.

곧이어 밖으로 나온 윤혜인은 배남준이 여전히 떠나지 않고 테이블에 앉아 태블릿으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준 오빠, 신세를 너무 많이 졌네요.”

배남준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나 졸리지도 않아. 넌 잠 좀 자둬. 내가 내일 아침에 운전해서 데려다줄게.”

집 문제에 관해서 윤혜인은 이미 곽경천에게 맡겨둔 뒤였다.

그가 서울 외곽에 많은 집들을 소유하고 있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데 비교적 수월할 테니 말이다.

윤혜인은 소원이 왜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육경한은 미친 사람이었고 유진이를 발견하면 아이를 협박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 육경한은 혈연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윤혜인은 너무 피곤했지만 늦은 시간에 배남준을 보내기 역시 어려웠다.

하지만 배남준은 신사적으로 눈치껏 옷을 챙기며 말했다.

“옆방에 예약해놨으니까 필요하면 불러.”

그리고 나가기 전, 그는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맞다, 네가 찾아달라고 했던 사람.”

배남준은 핸드폰에서 사진을 꺼내 윤혜인에게 보여주었다.

“이 사람 맞지?”

사진 속 남자는 음산한 표정으로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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