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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부족하단 말도 안 했는데 꼭 제가 뭘 더 바라는 것처럼 충분하냐 물어오는 이준혁에 윤혜인이 대답했다.

“됐다고요!”

어이없는 감정을 담아 소리치려고 했는데 이미 감각이 사라져버린 입술에 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아 오히려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들렸다.

이준혁은 빨개진 윤혜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하며 말했다.

“이 제안이 별로 맘에 안 드나 봐?”

뒤에 놓인 의자 등받이에 더 피할 것도 없었던 윤혜인은 그냥 가만히 이준혁이 다가오는 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기서 할 수 있는 대답도 하나밖에 없었다. 싫단 말을 했다가는 또 다리가 풀릴 때까지 입술을 맞춰 올 이준혁을 알기에 윤혜인은 고집을 꺾고 울먹이며 말했다.

“좋아요, 좋다고요...”

“좋아도 더는 안 돼, 내가 무섭거든.”

이준혁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하던 말을 잠시 멈추고 윤혜인의 귓볼을 살짝 깨물었다.

“내가 널 집어삼켜 버릴까 봐.”

“...”

차는 마침내 서호 별장에 도착했다.

불어대는 바람에도 윤혜인의 얼굴은 계속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준혁이 말로는 더 안 한다고 했지만 그 뒤에도 자신이 한 말은 까맣게 잊은 채 오래도록 입을 맞춰온 탓이었다.

그리고 그의 몸도 덩달아 반응하고 있었기에 윤혜인은 부끄러워서 이준혁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윤혜인과 달리 이준혁은 기분이 아주 좋았고 마음도 너무 편했다.

별장 앞에 도착한 이준혁은 차에서 내려 윤혜인을 문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낮게 말했다.

“혜인아, 이제 나 밀어내지 말아줘...”

“나는...”

윤혜인이 대답을 망설이자 이준혁은 그녀를 재촉하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천천히 생각해보고 대답해도 돼.”

자신이 원하지 않는 대답을 듣게 될까 두려워서였다.

저녁에 침대에 누운 윤혜인은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 둘 사이가 화해를 한 건지 안 한 건지 너무 헷갈렸다.

화해했다기엔 뭔가 부족한 것 같고 화해를 안 했다기엔 안고 키스하고 연인 사이에서 할 법한 일들은 다 한 것 같았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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