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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전에는 이준혁을 계속 삼촌이라고 지칭하던 윤혜인도 상황이 급해지자 곽아름을 따라 이준혁을 아빠라고 불렀지만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다.

곽아름이 눈물이 맺힌 큰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며 울먹였다.

“엄마, 아름이 말 잘 들을 테니까 꼭 아빠 살려줘야 해요. 네?”

윤혜인이 말했다.

“응, 아빠 아무 일도 없을 거야.”

홍 아줌마가 곽아름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윤혜인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계속 위층으로 올라갔다.

바닥에 쓰러진 이준혁은 창백한 얼굴로 입가에 피를 흥건히 묻힌 채 미동도 없었다.

순간 윤혜인은 머리가 윙 해지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어쩔 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규남 아저씨가 사람을 데리고 올라왔다. 아마도 규남 아저씨가 주훈을 부른 것 같았다.

주훈은 바닥에 쓰러진 이준혁을 보며 얼른 그쪽으로 뛰어가 무릎을 꿇은 채 불렀다.

“대표님.”

이준혁이 아무 반응도 없자 주훈은 다급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주훈은 과감하게 이준혁을 업고 아래로 향했다.

윤혜인도 따라서 내려가 주훈과 함께 이준혁을 뒷좌석에 태웠다. 하지만 윤혜인의 걸음은 거기서 멈췄다.

주훈은 윤혜인을 보며 애원했다.

“사모님, 같이 가시죠.”

윤혜인은 눈이 시려왔지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앞으로 가려고 발이 움찔거렸지만 윤혜인은 끝내 그 충동을 참았다.

“저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윤혜인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주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눈빛이었다.

“사모님, 사실 대표님은...”

윤혜인이 주훈의 말을 잘라버리더니 당부했다.

“얼른 가봐요.”

주훈은 하마터면 이준혁의 경고를 잊고 주사기에 관한 일을 털어놓을 뻔했다.

시간이 없는지라 주훈은 입만 뻐끔거리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집을 빠져나갔다.

차가 멀어지는 걸 보고 윤혜인은 문틀에 기댄 채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치 북극에라도 떨어진 듯 너무 추워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툭.

뜨거운 눈물이 손등에 떨어졌다.

윤혜인은 그 눈물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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