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이준혁을 계속 삼촌이라고 지칭하던 윤혜인도 상황이 급해지자 곽아름을 따라 이준혁을 아빠라고 불렀지만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다.곽아름이 눈물이 맺힌 큰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며 울먹였다.“엄마, 아름이 말 잘 들을 테니까 꼭 아빠 살려줘야 해요. 네?”윤혜인이 말했다.“응, 아빠 아무 일도 없을 거야.”홍 아줌마가 곽아름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윤혜인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계속 위층으로 올라갔다.바닥에 쓰러진 이준혁은 창백한 얼굴로 입가에 피를 흥건히 묻힌 채 미동도 없었다.순간 윤혜인은 머리가 윙 해지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어쩔 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규남 아저씨가 사람을 데리고 올라왔다. 아마도 규남 아저씨가 주훈을 부른 것 같았다.주훈은 바닥에 쓰러진 이준혁을 보며 얼른 그쪽으로 뛰어가 무릎을 꿇은 채 불렀다.“대표님.”이준혁이 아무 반응도 없자 주훈은 다급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다.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주훈은 과감하게 이준혁을 업고 아래로 향했다.윤혜인도 따라서 내려가 주훈과 함께 이준혁을 뒷좌석에 태웠다. 하지만 윤혜인의 걸음은 거기서 멈췄다.주훈은 윤혜인을 보며 애원했다.“사모님, 같이 가시죠.”윤혜인은 눈이 시려왔지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앞으로 가려고 발이 움찔거렸지만 윤혜인은 끝내 그 충동을 참았다.“저는 여기까지만 할게요.”윤혜인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주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눈빛이었다.“사모님, 사실 대표님은...”윤혜인이 주훈의 말을 잘라버리더니 당부했다.“얼른 가봐요.”주훈은 하마터면 이준혁의 경고를 잊고 주사기에 관한 일을 털어놓을 뻔했다.시간이 없는지라 주훈은 입만 뻐끔거리더니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집을 빠져나갔다.차가 멀어지는 걸 보고 윤혜인은 문틀에 기댄 채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치 북극에라도 떨어진 듯 너무 추워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툭.뜨거운 눈물이 손등에 떨어졌다.윤혜인은 그 눈물을 보며
원지민은 도도한 표정으로 자기의 명분을 뽐내는 듯 이렇게 물었다.윤혜인이 다 알고 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원지민의 태도에 속아 넘어갔을 수도 있다.윤혜인은 그런 원지민을 가볍게 무시하고 문을 열려는데 원지민이 이를 막았다. 원지민은 매서운 눈빛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인제 그만 돌아가요. 준혁이는 약혼녀인 내가 보살피면 돼요. 병문안은 사절할게요.”윤혜인은 우쭐대는 원지민이 우스울 따름이었다.원지민이 임세희보다는 한 수 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임세희와 도긴개긴인 것 같았다. 두 사람 다 헛소리를 늘어놓기 좋아하는 작자들이었다.하지만 윤혜인은 원지민의 헛소리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냥 이준혁의 상황을 확인하러 온 것일 뿐 괜찮다는 것만 알면 바로 돌아갈 생각이었다.윤혜인의 집에서 쓰러졌으니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마음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윤혜인은 원지민의 거짓말을 까밝히기 귀찮아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좀 비켜줄래요?”“어떻게 그렇게 뻔뻔해요?”대인배인 척은 더는 힘들었던 원지민이 바로 비아냥댔다.“왜 멀쩡한 사람이 세컨드를 하려고 그래요?”원지민은 윤혜인과 신경전을 벌인 적만 몇 번이었기에 윤혜인이 ‘세컨드’라는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 알고 있었다.하여 그 말을 빌려 알아서 돌아가게 하고 싶었다.하지만 윤혜인은 이 말을 듣고도 덤덤했고 심지어 가벼운 미소까지 지었다.“원지민 씨, 혼자서 단 약혼녀 명분 이준혁 씨는 인정하던가요?”원지민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당연하죠. 우리가 커플이라는 거 모를 사람 없어요. 헛소리로 이간질할 생각하지 마요.”윤혜인의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몰랐네요. 아니면 지금 들어가서 물어볼래요?”윤혜인이 원지민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근데 원지민 씨 그럴 담은 있어요?”“나는.”원지민의 표정이 굳더니 화가 치밀어 올라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윤혜인이 문고리에 손을 올리더니 덤덤하게 물었다.
“네?”윤혜인이 놀라서 입을 열었다.이준혁에게 배다른 동생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면 그 동생이라는 사람이 바로 숨겨둔 자식 아닌가?원지민은 그제야 입지를 되찾았다는 듯 우쭐거리며 말했다.“그러니 확실히 말해둘게요. 우린 무조건 결혼할 거예요. 왜냐하면 준혁이는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에요.”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고 나서야 원지민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돈도 없고 출신도 별로인 윤혜인이 자기와 남자를 뺏는다는 건 정말 허황한 꿈이라고 생각했다.원지민은 그런 윤혜인이 하찮다는 듯 입을 열었다.“조금 있다 아주머니 오실 거니까 지금 얼른 가는 게 좋을 거예요. 아주머니는 윤혜인 씨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아 하거든요.”문고리에 올려둔 윤혜인의 손이 멈칫했다.아까 너무 급한 나머지 그녀를 힘들게 했던 사람과 일을 잠시 까먹고 있었다.문현미와 이천수,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윤혜인의 손이 스르르 풀렸다.이 문을 열고 확인한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그렇다고 이준혁과 이어질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윤혜인은 그저 평온한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준혁이 나타나서 그 소중한 평온함을 산산이 조각냈다.다시는 그렇게 난감한 처지에 놓이고 싶지 않았다.앞이 보이지 않는 일은 지금이라도 끊어내는 게 맞다. 그냥 이준혁이 무사하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원지민은 윤혜인의 어여쁜 얼굴을 보며 확 긁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아냈다. 그러더니 이내 이렇게 경고했다.“앞으로 더는 준혁이 찾아오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두 사람은 이어질 수 없는 사이에요.”윤혜인은 원지민의 말을 듣고도 전혀 슬프지 않아 덤덤하게 말했다.“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길 바라요. 헛수고가 아니길 빌게요.”윤혜인이 이렇게 말하더니 몸을 돌렸다.원지민의 표정이 굳더니 씩씩거리며 윤혜인을 불러세웠다.“거기 서요. 그 말 무슨 뜻이에요?”“아직도 모르겠어요?윤혜인이 입꼬리를 당기더니 이렇게 말했다.“설마 이준혁이 원하
VIP 병실.문이 열리자 이준혁은 희망찬 눈빛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마치 뭔가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들어온 사람을 확인한 이준혁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준혁아, 왜 그래?”원지민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눈빛에서 걱정이 철철 흘러넘쳤다.“어떻게 들어왔어?”이준혁은 커다란 체구를 침대 머리에 기대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고 쉽게 다가가지 못할 거리감이 느껴졌다.원지민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준혁이 캐물었다.“내가 여기 있는 건 또 어떻게 안 거야?”이준혁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로 원지민을 바라보며 의심했다. 마치 그녀가 도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가슴이 철렁한 원지민이 설명했다.“준혁아, 잊었어? 우리 아빠도 여기 계시잖아. 아래에 잠깐 내려갔다가 주훈 씨가 있길래 혹시나 너한테 무슨 일 생긴 게 아닌가 해서 와봤어.”이준혁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원지민은 난감한게 뭔지 모르는 사람처럼 적극적으로 침대 가에 자리를 잡았다.“준혁아, 어쩌다가 쓰러진 거야? 무슨 일 있었어?”원지민이 이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어 이준혁의 이마를 짚어보려 했다.이준혁의 미간이 순간 구겨지더니 그런 원지민이 역겹다는 듯 몸을 크게 움직여 원지민의 손을 피했다.원지민의 표정이 그대로 굳더니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함을 쏟아냈다.“준혁아, 난 그냥... 난 그냥 네가 걱정돼서 그래.”이준혁의 까만 보석 같은 눈동자는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내 그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원지민, 쇼하는 거 안 힘들어?:원지민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다.“준혁아, 무슨 말이야. 알아듣게 얘기해.”“원지민, 내가 전에 똑똑히 말했을 텐데. 네가 직접 공지 내서 우리 사이 잘 설명하라고. 업무 외에 불필요한 연락과 만남은 없었다고.”이준혁이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어 나갔다.“전처럼 가식적인 핑계를 대가며 놀리지 말아줄래?”원지민의 표정은 하얗게 질리다 못해 안쓰럽기까지 했
사실 5년간 원지민은 문현미와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이준혁의 마음은 여전히 차갑기 그지없었고 누구에게도 열어주지 않았다.하지만 원지민은 맹목적이었다.‘난 다른 여자랑은 달라. 지금 나를 이렇게 대하는 것도 다 윤혜인 그 빌어먹을 년 때문이야.’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말하는 말투에서도 전혀 온도가 느껴지지 않았다.“협박은 아니지만 한 번만 더 그러면 이 말을 현실로 만들어줄게.”원지민의 안색은 하얗다 못해 파리해졌다. 이 말에서 살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물이 글썽해서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준혁아,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뭘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다 죄가 되는 거지…”이준혁이 단칼에 그 말을 잘라버렸다“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지. 단지 속이 훤히 보이는 너의 속내와 수단이 나는 역겨울 뿐이야.”순간 원지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오랫동안 사랑한 남자가 지금 그녀를 역겹다고 말하고 있다. 역겹다니, 어떻게 그런 말까지 내뱉을 수 있단 말인가.원지민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준혁아, 우리 원씨 집안은 늘 변함없이 너를 선택했어. 한 번도…”그때 문이 열렸다.주훈이 밖에서 들어왔다.이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지민이 내보내. 그리고 앞으로 병실 출입 제한해. 아무나 들여보내지 말고.”이준혁의 차갑고 매정한 말은 마치 철퇴처럼 원지민의 따귀를 후려쳤다. 원지민은 볼살이 찢긴 것처럼 너무 아팠다.원지민이 뭔가 덧붙이려는데 주훈이 손짓하며 기계적인 말투로 말했다.“원지민 씨, 이쪽입니다.”원지민은 조각상처럼 정교한 이준혁의 얼굴을 보며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눈빛은 어딘가 원망스러워 보이기도 했다.결국 원지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준혁, 내가 뭘 했든지 다 너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나를 이렇게 대한 거 꼭 후회하게 해줄게.’병실에서 나오자마자 원지민의 눈빛은 매서워졌다.순간 원지민은 미친 것처럼 웃기 시작했다.‘내가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려야지.
뒤를 따르던 남자도 호텔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비한테 제지당했다.경비는 남자를 보고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손님, 죄송합니다. 저희 호텔의 손님이 아니시면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경비가 사람을 가려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경비 앞에 서 있는 남자는 정말 도시 면모를 손상하는 정도였다.남자는 아마도 흰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세탁하지 않아 굳은 흑갈색으로 변해버렸으며 멀리서도 남자의 몸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남자의 턱수염은 길게 자랐으며 떡처럼 지저분하게 뭉쳐 있었다.손톱 사이에는 새까만 먼지가 가득했고 온몸에서 깨끗한 구석을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딱 봐도 오랫동안 길거리에서 방랑하던 방랑객 같아 보였다.경비에게 제지당하자, 방랑객은 불평을 늘어놓았다.“누가 나더러 손님이 아니라는 거예요? 저 손님 맞아요!”경비가 말했다.“손님이 맞으신다면 이름과 주민등록증을 보여주세요. 제가 조회해 드리겠습니다.”“제 이름은 주산응이에요. 저의 조카딸이 방금 호텔 안으로 들어갔어요. 조카딸을 찾게 들여보내 주세요.”주산응은 저번에 인하마음의 돈을 사기 친 후, 이튿날에 바로 외국의 카지노에 가서 하루도 안 되는 사이에 5억을 전부 날려 먹었다.그 5억이란 돈은 주산응이 힘들게 사기 쳐서 얻은 돈이었다.이제 와서 한 푼도 남지 않자, 주산응은 귀신에게 홀리기라도 한 듯 다른 사람이 환전하려는 돈을 움켜쥐고 냅다 도망쳤다.카지노의 경비는 하나같이 싸움 잘하는 놈들이라 주산응이 도망가게 놓아둘 리가 없었다.주산응이 잡힌 후, 카지노 사장은 그가 5억을 소비한 걸 봐서 그의 세 손가락만 잘랐다.그리고 주산응더러 차용증에 서명하게 해놓고 카지노에서 일을 시키면서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두들겨 패기까지 했다.주산응은 카지노에서 3년 가까이 사람답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 마침내 어느 날 카지노 사장이 방심한 틈을 타서 그곳에서 도망쳤다.도망쳐 나온 후 주산응은 어선을 따라 바다 위에서 1년 동안 일했다. 그리
“…”윤혜인은 성실하게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혀 절했다.“우선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점용한 점 죄송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달밤의 모든 작품은 제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설계한 적 없기에 절대로 표절 작품이 아닙니다.”윤혜인은 당당한 표정으로 대범하게 대응했으며 전혀 소심하고 감추는 기색을 보이지 않아 이미 대부분 사람의 생각을 바뀌게 했다.그러고 나서 윤혜인은 또 디자인 원고와 마지막 집필 시간을 증거로 삼아 일일이 보여주었다.“계승이라는 시리즈는 제가 연수할 때부터 초안을 작성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북성 엔터 대표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분 덕분에 제가 과감하게 ‘계승’ 시리즈를 북성 축제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의 디자인 원고가 왜 드림 작업실의 의상과 겹치는 지는--”윤혜인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앞줄로 튀어나와서 큰 소리로 말했다.“당신 왜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건가요! 당신 표절한 거 맞잖아요. 저에게 표절했다는 증거가 있어요!”구지윤이 무대 위로 올라오려고 했는데 윤혜인은 그녀를 막았다.윤혜인은 밑에 있는 여자를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증거가 있습니까?”그 여자는 득의양양하며 말했다.“저는 드림 작업실의 직원인데 당신 작업실의 직원이 사적으로 저희를 찾아와서 아무리 비싼 돈을 주더라도 그 옷을 사 가겠다고 했는데 증거를 인멸하려고 그런 짓을 한 거 맞잖아요!”이렇게 말하면서 그 여자는 구지윤이 드림 작업실의 직원과 그 옷을 사겠다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꺼냈다. 심지어 그들의 계좌 이체 명세를 큰 종이에 프린트한 것도 꺼내 보였다.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촬영하는데 편리하도록 말이다.순식간에 기자들은 난리가 났고 너도나도 질문을 제기했다.“곽혜인 씨, 이 일이 사실입니까?”“곽혜인 씨, 왜 5배 되는 가격으로 낡은 디자인을 사드린 겁니까? 증거를 인멸하려던 것이
윤혜인이 이 말을 할 때 원지민은 바로 직전에 현장에 들어왔다.이 이름을 듣자, 원지민은 낯 색이 확 변했다!‘이 보잘것없는 여자가 윤아름의 딸이라고?’예전에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던 때부터, 윤아름은 상류 사회의 사람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다.상류 사회에서 윤아름이라는 이름은 전설과 같았다.윤아름은 아주 복잡한 옛 그림을 짧디짧은 반달 만에 자신의 작품에 수놓은 적이 있었다!그런데 다가 관건은 윤아름의 정교한 솜씨는 아무도 뛰어넘을 수 없었다.어린 나이에 윤아름은 이미 천재 디자이너라는 칭호를 얻었고 심지어 다른 나라의 여왕도 러브콜을 보내서 윤아름더러 자신의 스페셜 드레스를 주문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었다.윤아름은 한때 성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윤아름은 은퇴 선언을 발표한 뒤 쥐도 새도 모르게 대중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이에 국내외에서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근 20년 가까이 아무도 윤아름을 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그녀가 절에 숙녀로 들어갔다는 소문, 그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도 있었다...그러나 이런 소문들은 다 인증되지 않았다!원지민이 윤아름에 대해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은 윤아름이 자신의 작은 삼촌인 원진우와 남모르는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더 야단법석이었다.기자들 중에 윤아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지금 갑자기 윤아름의 딸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워했다!그들은 오늘 자기들이 헛되이 오지 않았으며 빅뉴스 하나를 건졌다고 생각했다.‘유명 디자이너의 딸, 얼마나 좋은 화젯거리가 되겠어!’기자들이 너도나도 질문 방향을 전환하는 걸 들은 원지민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고 입술 색도 조금 창백해졌다.‘이 여자, 왜 하필 윤아름의 딸이야!’윤씨 가문은 남청에 뿌리박고 살았으며 원씨 가문 못지않게 대단한 가문이었지만 내부에서 싸움이 잦았다.윤아름은 윤씨 가문의 큰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큰댁은 번창하지 못했고 윤아름의 부모님도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