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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자기도 모르게 밖으로 드러나는 윤혜인의 진심에 이준혁은 다시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는 더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혜인아. 너를 잃은 5년간 나는 일분일초를 고통 속에서 살았어. 정말 많이 후회했다고...”

윤혜인은 이준혁의 품에 안겨 있어 그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말투에서 그의 비굴함과 후회를 느낄 수 있었다.

비굴함은 늘 윤혜인의 몫이었는데 지금은 처지가 바뀌었다. 그렇다 해도 윤혜인은 전혀 통쾌하지 않았고 오히려 괴롭기만 했다.

실망으로 무너져 폐허가 된 마음은 그 어떤 말로도 감동할 수가 없었다.

윤혜인은 마음이 차갑게 식어가는 걸 느꼈다. 마치 예전에 그가 그녀를 그렇게 대했듯이 말이다.

이준혁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낮은 소리로 애원했다.

“혜인아. 다시 한번만 기회를 줘. 우리 식구 셋이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윤혜인은 이준혁의 품에 안긴 채 발버둥 치지도 반항하지도 않았다. 얼굴은 아무 표정도 없었다.

마치 차갑디차가운 동상처럼 온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준혁도 이를 느끼고 체온으로 그녀를 녹여주고 싶은 생각에 더 꼭 끌어안았다. 하지만 이준혁은 몰랐다. 윤혜인이 차가운 건 몸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번 처절하게 냉대받은 마음은 다시 뜨거워지기 힘들었다.

이준혁이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혜인아. 다시는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윤혜인은 목구멍이 메어왔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얼른 손바닥을 꽉 꼬집었다.

‘약속? 허허.’

전에도 이런 약속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그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을까?

윤혜인은 바보같이 그 약속을 믿었다.

하지만 외할머니의 병세가 위급할 때 그는 매정하게 그녀를 버렸다.

그리고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그가 나타나 그녀와 아이를 구해주기를 바랐지만 결국 그것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았다.

이준혁에게 최우선은 늘 그녀가 아니었다.

윤혜인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힘껏 그를 밀쳐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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