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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원지민은 도도한 표정으로 자기의 명분을 뽐내는 듯 이렇게 물었다.

윤혜인이 다 알고 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원지민의 태도에 속아 넘어갔을 수도 있다.

윤혜인은 그런 원지민을 가볍게 무시하고 문을 열려는데 원지민이 이를 막았다. 원지민은 매서운 눈빛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인제 그만 돌아가요. 준혁이는 약혼녀인 내가 보살피면 돼요. 병문안은 사절할게요.”

윤혜인은 우쭐대는 원지민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원지민이 임세희보다는 한 수 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임세희와 도긴개긴인 것 같았다. 두 사람 다 헛소리를 늘어놓기 좋아하는 작자들이었다.

하지만 윤혜인은 원지민의 헛소리를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냥 이준혁의 상황을 확인하러 온 것일 뿐 괜찮다는 것만 알면 바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윤혜인의 집에서 쓰러졌으니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마음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윤혜인은 원지민의 거짓말을 까밝히기 귀찮아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

“좀 비켜줄래요?”

“어떻게 그렇게 뻔뻔해요?”

대인배인 척은 더는 힘들었던 원지민이 바로 비아냥댔다.

“왜 멀쩡한 사람이 세컨드를 하려고 그래요?”

원지민은 윤혜인과 신경전을 벌인 적만 몇 번이었기에 윤혜인이 ‘세컨드’라는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 알고 있었다.

하여 그 말을 빌려 알아서 돌아가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윤혜인은 이 말을 듣고도 덤덤했고 심지어 가벼운 미소까지 지었다.

“원지민 씨, 혼자서 단 약혼녀 명분 이준혁 씨는 인정하던가요?”

원지민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당연하죠. 우리가 커플이라는 거 모를 사람 없어요. 헛소리로 이간질할 생각하지 마요.”

윤혜인의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몰랐네요. 아니면 지금 들어가서 물어볼래요?”

윤혜인이 원지민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근데 원지민 씨 그럴 담은 있어요?”

“나는.”

원지민의 표정이 굳더니 화가 치밀어 올라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윤혜인이 문고리에 손을 올리더니 덤덤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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