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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원지민은 마치 여왕처럼 옆으로 누우며 명령했다.

“머리 좀 안마해 줘.”

임호가 고분고분 쪼그리고 앉았다.

웅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가 지금은 부드럽게 원지민의 머리를 안마해 주고 있다.

임호는 어둠의 섬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보기 드물게 깔끔한 걸 좋아하는 죽음의 기사였다.

항상 몸은 뽀송뽀송했고 땀 냄새는 전혀 없었다. 게다가 모발이 매우 풍성한 편이라 남성적인 매력도 다분했다.

안마를 한참 받았지만 뭔가 2퍼센트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호르몬 문제인지 요즘 그쪽으로 욕구가 들끓어 올랐다.

원지민은 빨간 입술을 살짝 벌린 채 임호를 보며 암시했다.

“조금만 더 아래로 가봐.”

임호는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 거친 손으로 목덜미를 스쳐 쇄골을 안마했다.

두꺼운 굳은살이 박인 손으로 만지니 묘한 자극적인 맛이 있었다.

원지민이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가볍게 신음했다.

“힘 조금만 더 써도 될 것 같아...”

임호의 눈빛이 한층 깊어졌다. 원지민이 교태를 부리자 몸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가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아가씨... 혹시...”

“음...”

원지민은 지금 정신이 약간 몽롱한 상태라 무의식적으로 이런 소리를 냈다.

임호는 원지민이 동의했다는 생각에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머리를 천천히 숙였다.

“읍...”

원지민은 자기도 모르게 또 신음했다. 그러다 안색이 변하더니 손을 들었다.

찰싹.

원지민이 임호의 따귀를 찰지게 내리쳤다. 목에 난 키스 마크를 보고는 매섭게 쏘아붙였다.

“빌어먹을 새끼, 누가 너더러 키스하래.”

꿈에서 깬 임호는 안색이 삭 변했다.

원지민이 입을 열기도 전에 털썩 바닥에 꿇어앉더니 자기 따귀를 힘껏 내리치기 시작했다.

철썩, 철썩, 철썩.

그렇게 임호는 연거푸 10대를 내리쳤다. 손에 힘을 풀기는커녕 때리면 때릴수록 점점 더 세게 후려쳤다.

임호도 자기가 그렇게 불경한 짓을 저지를 줄은 몰랐다. 정말 무엇에 단단히 홀린 것 같았다.

여자의 향기를 맛보고 싶었지만 결벽이 있었기에 그럴 수는 없었다. 임호의 마음속에는 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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