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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아주 예의 바른 볼 키스였기에 사실 정상이었다. 외국에서는 흔한 인사였다.

하지만 윤혜인이 고개를 숙이며 옆으로 돌렸다. 그러더니 곽아름의 볼을 꼬집으며 이준혁의 품에서 내렸다.

“엄마가 안 아프다고 했잖아. 얼른 손 씻고 와서 아침 먹어야지.”

곽아름은 살짝 실망했지만 이준혁과 같이 밥 먹는다는 생각에 그래도 기뻤다.

하여 잽싸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엄마.”

곽아름이 자리를 비우자 윤혜인이 얼굴을 굳히더니 차갑게 쏘아붙였다.

“이준혁 씨, 도대체 뭐 하자는 거죠?”

윤혜인이 내비치는 거리감과 적대감에 이준혁은 가슴이 찢기는 것처럼 아파져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름이랑 아침 먹고 싶어서.”

윤혜인은 이 말을 전혀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이준혁이 찾아온 목적은 얼굴에 쓰여있을 만큼 선명했다. 윤혜인은 이준혁이 곽아름을 핑계 삼아 그녀에게 접근하려고 한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윤혜인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그저 준혁 씨가 아름이의 상 하굣길에 동행하는 것만 동의했을 뿐이지 우리 생활까지 공유하겠다고 한 적은 없어요.”

우리라는 단어에는 이준혁을 아예 포함하지 않고 있었다.

이준혁은 목구멍이 막혀왔지만 진심으로 말했다.

“혜인아, 난 정말 그냥 아름이랑 더 같이 있고 싶을 뿐이야. 이미 5년이라는 시간을 놓쳐버려서 더는 한 순간도 낭비하기가 싫어.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좋으니까 아름이 자주 보게 해줘.”

당연히 곽아름뿐만 아니라 윤혜인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 말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겨우 한걸음 가까워졌는데 다시 망칠 수는 없었다.

만약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면 윤혜인은 곽아름도 만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윤혜인은 이준혁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에 이준혁도 곽아름을 뺏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했기에 윤혜인도 부녀의 만남을 막을 이유는 없었다.

이준혁은 꼴 보기 싫었지만 곽아름이 실망하는 것도 싫었다.

잠깐 고민하던 윤혜인도 더는 뭐라 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밥 먹고 얼른 가요.”

이준혁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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