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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원지민이 매서운 말투로 말했다.

“기억해. 너는 영원히 내 발치만 맴도는 개 같은 존재야. 내 개가 됐으면 영원히 주인 말을 잘 들어야겠지? 네 주장이나 생각 같은 건 있어서는 안 돼. 알아들어?”

임호는 입이 피투성이라 말하는 것도 아팠다. 그래도 허리를 꼿꼿이 펴고는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네, 아가씨.”

원지민은 뭐나 생각난 듯 차갑게 물었다.

“임세희 쪽은 가서 알아봤어?”

“알아봤습니다. 아직 안에서 치료받는 중입니다. 다음 달 판결 예정이라고 합니다.”

원지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입막음은 잘 해뒀지?”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예 혀를 잘라버렸는데 혼비백산해서 이미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입니다.”

임호는 병원에서 선수를 쳤다. 야밤에 병원으로 잠입해 임세희의 혀를 자르면서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혼비백산한 임세희는 당장에 바지에 실수하더니 완전히 미쳐버렸다.

정말 미친 거라면 임세희에게도 좋은 일이다. 그걸 빌미로 며칠 더 살다 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원지민은 임세희의 처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뒤처리만 깔끔히 하면 된다는 취지였다.

사실 원지민도 아직은 임세희가 죽는 게 싫었다. 죽기 전에 한 번 더 이용할 셈이었기 때문이다.

임세희는 죽음도 가치 있는 죽음이어야 했다.

원지민은 임호의 손을 야무지게 지르밟더니 욕설을 퍼부었다.

“꺼져.”

임호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 이런 대우를 받고도 눈빛은 여전히 미련 가득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굽신거리며 방에서 나갔다.

원지민은 임호의 충심을 의심해 본 적은 없었다. 아니면 시중들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임호는 생긴 것도 꽤 잘생겼다. 구릿빛 피부를 가진 그는 준수하면서도 튼튼해 보였고 짐승미가 다분한 터프가이 같았다.

신분만 바꾼다면 원지민도 그를 거들떠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임호는 비천한 신분을 가졌기에 시중을 드는 데에만 만족해야 했다.

원지민은 거울 앞으로 걸어가 옷을 천천히 들어 올리고는 하얀 뱃가죽을 내려다보았다.

만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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