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51화

Author: 이한나
윤혜인은 결국 배남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전화를 끊은 후, 이준혁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렇게 아름이는 오전 내내 놀다가 이준혁의 품에서 잠들었다.

별장에 도착하자, 이준혁은 아름이를 안고 아이의 방으로 가서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혔다.

무릎을 굽혀 아름이의 신발을 벗기고 얇은 담요도 덮어주었다.

윤혜인은 그의 신중한 행동을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곧 이준혁이 방을 나가려 하자 아름이가 잠꼬대로 중얼거렸다.

“아빠... 가지 마요...”

그 작은 목소리가 이준혁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는 다시 아름이의 손을 살며시 잡고 담요를 톡톡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빠 안 가, 아름아. 편히 자.”

아름이가 깊이 잠들자 이준혁은 조심스럽게 손을 빼고 방을 나갔다.

잠든 아름이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며 윤혜인의 마음속에는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은 어떻게든지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자 이준혁이 2층 발코니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한 손을 난간에 기대고 있었는데 불끈 솟은 근육이 더욱 선명히 보였다.

손끝에 담배를 끼고 있었지만 불을 붙이지 않은 채로 이준혁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녀가 나오는 소리를 듣고 이준혁은 몸을 돌려 윤혜인을 응시했다.

윤혜인은 그의 시선에 마음이 불안해졌다.

만약 그가 아이를 빼앗으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도망쳐야 할지 아니면...

이준혁은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한참 뒤, 윤혜인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뭔가 오해한 것 같아요. 아름이는... 당신 아이가 아니에요.”

윤혜인은 자신과 아름이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 했다.

이준혁이 친자 검사를 할 수 없게 만들면, 그는 아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듣는 이준혁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윤혜인은 더욱 긴장하며 말했다.

“아름이의 친부는 오재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2화

    윤혜인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이준혁이 자신의 계획을 완벽히 꿰뚫어 보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침묵하는 윤혜인을 보고 이준혁은 자신이 추측이 맞았음을 확신했다.곧 그의 잘생긴 얼굴은 점점 굳어졌고 목소리는 거칠어졌다.“윤혜인, 너 정말 잔인하구나.”아름이는 윤혜인의 딸일 뿐만 아니라 그의 딸이었다.그런데도 그녀는 이준혁을 만나게 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 했다.이준혁의 말을 듣자 윤혜인의 긴장된 마음이 갑자기 차분해졌다.‘잔인하다고? 내가 당신보다 더 잔인할 수 있을까?’그녀는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5년이 지났지만 세월은 그의 외모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은 듯 여전히 우아하고 매력적이었다.이제는 기억을 되찾고 바라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과거의 인상이 더욱 깊이 새겨져 그녀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윤혜인은 담담하게 말했다.“우리의 첫 아이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기억나요?”그 질문에 이준혁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순간 심장이 멈춘듯했다.그녀가 깨어난 후 자신을 외면한 이유가 이제야 분명해졌다.‘기억이 돌아온 거구나.’이준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혜인아, 난...”“이준혁 씨!”윤혜인이 얼굴에 조롱 섞인 미소를 띄운 채 그의 말을 가로챘다.“그때 내가 우리 아이를 구해달라고 얼마나 간절히 부탁했는지 기억나요? 근데도 당신은 나보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그녀는 태어나지 못한 생명을 떠올리며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고 목소리는 떨리고 분노로 가득했다.“내 아이의 목숨이 당신에겐 그냥 장난 같은 거였어요.”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고 이준혁은 자신의 심장이 무언가에 의해 꽉 잡힌 듯 고통스러웠다.“혜인아, 그게 아니라...”그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아이를 잃은 고통은 나도 마찬가지였어. 너희를 지키지 못한 건 내 잘못이야. 나를 때리고 욕해도 괜찮아. 하지만 아름이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건 안 돼. 내가 아름이의 아빠니까!”과거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3화

    이준혁은 그 순간, 아름이가 운동장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아빠가 없다고 놀림받으며 울었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때의 말들은 마치 칼처럼 이준혁의 가슴을 찔렀고 그때 그는 결심했다.아름이를 자신의 친딸처럼 돌보겠다고 말이다.하지만 이제 아름이가 그의 진짜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 고통은 더 심해졌다. 아름이는 그의 소중한 공주 같은 딸이었기에 그런 조롱을 받아서는 안 될 아이였다.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이준혁의 목소리는 약간 차가워졌다.“네가 참을 수 있어도 나는 아름이가 그런 일로 조롱받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이 말을 들은 윤혜인은 차갑게 웃었다.이준혁은 여전히 예전과 똑같았다.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저 이제는 달콤한 말을 한 다음에 다시 상처를 주려는 것처럼 보였다.그는 아름이를 원할 뿐만 아니라 그녀도 원하고 있었다.윤혜인은 이준혁을 밀어내고 거리를 벌린 후,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이준혁 씨, 지금 나 협박하는 거예요?”그러자 이준혁이 그 잘생긴 얼굴을 찌푸리며 윤혜인의 손을 잡아들고는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혜인아, 오해하지 마.”그러고는 잠시 멈췄다가 목이 멘 소리로 덧붙였다.“난 너에게 부탁하는 거야...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줘. 예전 불행했던 일들은 잊고 아름이에게 완전한 가정을 만들어 주자.”깊은 감정이 담긴 이준혁의 목소리는 거의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애원하는 듯했다.그러나 윤혜인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의 뜨거운 손길도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지 못했다.깨진 거울은 다시 붙일 수 없다.마음은 부서지면 항상 균열이 남는다.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은 너무도 생생하고도 깊이 박혀 있어 한 번 떠올릴 때마다 다시 아팠다.때문에 그녀는 더 이상 이준혁과 함께할 수 없었다.그래서 무표정한 얼굴로 윤혜인은 그에게 말했다.“딱 세 가지만 물을게요.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우리 다시 시작해요.”순간 멍해지는 것도 잠시 이준혁의 마음에는 곧 기쁨이 몰려왔다.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심지어 숨도 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4화

    “혜인아...”이준혁은 목이 메어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간절한 말은 목구멍에서 멈췄다.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 결국 일어났다.윤혜인이 모든 기억을 되찾고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 말이다.그는 윤혜인의 고통을 무시할 수 없었다. 과거의 잘못이 고의가 아니더라도 이준혁은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었다.그는 그녀의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었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속죄뿐이다.이준혁의 표정을 본 윤혜인은 어두운 눈빛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당신은 내가 이 모든 것을 평생 기억하지 않기를 바랐겠죠.”이 말에 이준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렇다, 그는 윤혜인이 그 모든 고통을 잊고 평생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랐다.매일을 기억을 잃은 후처럼 즐겁게 보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는 남은 생애 동안 그녀에게 보상을 해주고 앞으로는 그녀와 아름이에게 절대 상처를 주지 않기로 다짐했다.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는 사람이지 신이 아니었다.좋아하는 여자를 자기가 독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었다.이준혁은 언젠가 윤혜인이 모든 기억을 되찾을 것을 예상했다. 그리고 그 모든 노력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그 현실을 마주할 때가 왔다.“그래. 나는 네가 그 모든 고통을 잊고 영원히 행복하길 바랐어,”속이고는 싶지 않았기에 이준혁은 목구멍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말했다.윤혜인은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가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하지만 불행히도 그 계획은 실패했어요. 이제 난 더 이상 당신에게 끌려다니지 않을 겁니다.”그러더니 그녀는 빙긋 미소 지었다.“왜냐하면 지금의 당신은 나에게...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냉랭한 그의 얼굴은 완전히 하얗게 변했고 심장은 갈라진 듯이 아팠다.마치 곧 터질 듯한 풍선처럼 그의 몸이 흔들렸다.‘아무 의미도 없다고... 아무 의미도...’그는 감각이 마비된 채 거의 본능적으로 애원했다.“혜인아, 그렇게 말하지 마. 나 버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5화

    윤혜인은 지난 다섯 해 동안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씩 치유되었다.소원과 구지윤을 떠올리면 그녀는 늘 감사했다.그녀의 오랜 친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항상 곁에 있었다.윤혜인과 아름이는 삼촌과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냈다.모든 것이 완벽했다.사람은 과거의 고통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그녀는 앞으로의 삶에서 더 이상 이준혁에게 좌우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자신을 어리석게 그에게 맡기지 않을 것이다.윤혜인은 이준혁을 바라보며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이준혁 씨, 한때 나는 당신을 많이 사랑했어요. 정말 많이...”그녀는 자신을 잃고, 감각이 마비되며, 스스로를 속였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이준혁과 그저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가능한 한 멀리.윤혜인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며 그에게 담담하게 말했다.“이제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한때 그가 자신을 위해 칼을 맞았던 것도 그녀는 모두 기억하고 있었기에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나한테 상처를 줬지만 당신은 나를 구해준 적도 있죠. 그러니 앞으로 우리 서로 빚진 게 없는 셈 치고 각자 잘 지내요.”그때, 이준혁이 그녀의 손목을 갑자기 꽉 잡으며 말했다.“그렇게는 안 돼!”물기가 맺혀있는 그의 눈은 별처럼 빛났다.“각자 잘 지내고 싶지 않아. 나랑 약속했잖아. 너희 오빠를 내가 설득하기만 한다면 나랑 함께하겠다고.”기억 상실 중에 했던 그 약속이 떠오르자 윤혜인은 머리가 아팠다.그녀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그럼 헤어져요!”“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검게 빛나는 눈으로 이준혁이 결연하게 말했다.“난 너랑 헤어지지 않을 거야!”“이준혁 씨!”냉정한 목소리로 윤혜인은 그의 이름을 무겁게 불렀다.“난 당신과 함께할 수 없어요. 자기 체면은 자기가 알아서 지키고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날 귀찮게 하지도 마요.”그 말에 이준혁은 충격을 받았다.태생부터 남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이준혁은 늘 자기가 원하는 것은 전부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때문에 지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6화

    차 문이 열리자, 윤혜인은 아름이의 손을 잡고 뒷좌석에 올라탔고 그렇게 두 사람은 아름이의 양쪽에 앉았다.이준혁은 차 안에 많은 어린이용품을 준비해 둔 것은 물론 어린이를 위한 안전 좌석도 마련했다.가는 내내 아름이는 이준혁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했다.아름이가 선생님에게 이끌려 유치원으로 들어간 후, 윤혜인은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거두고 이준혁을 추궁했다.“이준혁 씨, 무슨 의도로 이러는 거예요?!”차가운 목소리에 이준혁의 심장이 한 번 더 뛰었다.그러나 그는 감정을 억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름이는 내 아이이기도 해.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곁에 없었기 때문에 이제 나는 아름이의 옆에서 아름이가 크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그가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윤혜인은 이준혁이 그들의 생활에 간섭하려 한다는 의미로 들렸다.곧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직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요. 과거에도 필요 없었고 앞으로도 필요 없을 거예요!”이 말에 이준혁은 얼굴이 창백해졌다.하지만 그래도 애써 마음속의 고통을 무시하며 목소리를 낮췄다.“혜인이 너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겠지만, 정말 아름이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어?”이준혁은 정확히 윤혜인의 아픈 곳을 찔렀다.아름이는 겉으로는 천진난만해 보였지만 실은 민감하고 세심한 아이였다.어릴 때 자폐증 경향이 있었고 치료는 되었지만 심리치료사는 아름이의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윤혜인이 주저하는 것을 보고 이준혁은 계속 말했다.“나는 아름이를 빼앗지 않을 거야. 친아빠로서 아이한테 해를 가하지도 않을거고. 단지 많은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하고 싶어.”무거운 목소리로 그는 간절하게 부탁했다.“부탁이야. 나도 아름이의 성장에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줘.”윤혜인은 침묵했다.이준혁의 말처럼, 그녀는 아름이를 대신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이준혁은 아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였다.게다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7화

    이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조건을 수용했다.“알겠어.”윤혜인은 그의 순종적인 태도를 의심스러워하며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약속 지켜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모든 게 무산될 거니까.”이준혁은 주저 없이 말했다.“알겠어. 다 네 말대로 할게.”그렇게 윤혜인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돌아서서 걸어갔다.하지만 이준혁이 그녀를 따라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회사까지 데려다줄게. 마침 같은 방향이라서.”“필요 없어요.”윤혜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리고 앞으로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지 마요. 밤새우는 건 늙고 빨리 죽는 지름길이니까.”핏발 선 그의 눈과 밤새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있었다는 것을 윤혜인은 그녀의 운전 기사에게서 이미 모두 들었다.당연히 윤혜인은 그가 아름이에게 정을 붙이는 것을 원치 않았을 뿐이지,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이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였다.“알겠어. 앞으로 그러지 않을게.”뒤이어 윤혜인은 이준혁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집 앞에 기다리고 있는 운전 기사에게로 향했다.그러고는 차에 올라타며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이준혁은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동시에 약간의 희망도 느꼈다.‘적어도 조금 진전이 있어.’차에 올라탄 후, 주훈은 차를 시동을 걸며 말했다.“대표님, 최근 아버님께서 L 국을 자주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그곳에서 생물학 박사를 만난 것 같아요.”그러자 이준혁은 넥타이를 풀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또 무슨 짓을 꾸미는지 알아봐.”과거에 그의 아버지인 이천수는 권력을 빼앗으려 했지만 그 이후로 한동안 조용했다. 한때는 이준혁에게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 가문을 이어가라고 권하기도 하면서 말이다.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이 분명했다.주훈은 그의 명령을 받아들였고 백미러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조금 쉬시는 게 어떨까요?”밤을 새운 탓에 그의 얼굴은 여전히 잘생겼지만 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8화

    윤혜인은 열어서 내용이 뭔지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사이트를 다시 클릭하니 없는 화면이라고 나왔다.검색어 순위를 새로 고치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던 검색어들이 한순간 사라졌다.누군가 ‘특수’ 처리를 한 게 틀림없었다.신기하다고 생각한 구지윤도 앨범에서 기사를 찾아냈다.“다행히 전에 기사 캡처했어. 한 번 봐봐.”호소자는 듣보잡 작업실이었는데 사진을 비교하며 몇 년 전에 이미 전시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그리고 달밤 작업실은 그들이 작은 작업실인 걸 노리고 이렇게 대담하게 베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윤혜인은 사진 속 복장을 보며 무언가 번쩍 생각났다.꽤 연식이 있어 보이는 옷이었는데 작업실에서 잘 보관해서 그런지 보존 상태는 완벽했다. 한눈에 봐도 정성스레 봉제한 옷 같았다.자수의 디테일이나 패턴은 윤혜인이 패스티벌에서 사용한 전통 시리즈와 거의 똑같았다.유일한 차이라면 바로 텍스쳐와 컬러였다.비교 샷과 상대 작업실에서 남긴 영상으로 보면 누가 디자인을 베꼈는지는 확연히 알 수 있었다.하지만...윤혜인이 잠깐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이 상대 작업실에 연락 좀 해줘.”“뭐?”구지윤은 살짝 놀랐다. 피해도 모자랄 판에 상대에게 연락하겠다는 윤혜인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윤혜인이 말했다.“상대에게 이 작품을 사겠다고 해봐. 그리고 일단 값부터 부르라고 하고.”구지윤이 다시 한번 확인했다.“정말 연락해?”구지윤은 윤혜인이 베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아직 사태 파악도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상대에게 연락해 그 작품을 사겠다고 하면 약점을 다른 사람 손에 쥐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구지윤이 귀띔했다.“검색어는 내렸지만 주문을 취소하겠다는 고객이 꽤 밀려들고 있어요.”북성이 주최한 연중 패스티벌에서 성공을 거머쥔 뒤로 작업실도 많은 주문을 받게 되었다.적합하지 않은 주문은 모두 거절했다.윤혜인은 돈을 벌고 싶어서 품질에 들여야 할 시간을 단축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검색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759화

    이준혁이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해서야 성준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피해는 돈으로 메꿀 수 없었다.예를 들면 연예인의 가치가 이번 일로 크게 요동치거나 많이 깎일 수도 있다.“대표님, 사실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24시간 이내에 제가 해결하겠습니다.”윤혜인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자 성준의 마음도 조금 풀렸다.사실이 아니기만 하면 된다.윤혜인이 덧붙였다.“그리고 검색어는 내리실 필요 없어요. 그냥 판이 점점 더 커지게 놔두세요. 괜찮아요.”성준이 눈썹을 추켜세웠다.“오해한 것 같네요. 검색어는 제가 내린 게 아니에요. 이 대표님이 내렸지.”이 일을 만든 게 윤혜인이니 수습도 남편인 이준혁이 해야 했다. 성준은 다른 사람이 싸지른 똥을 치워줄 생각이 없었다.윤혜인이 멈칫하더니 이렇게 말했다.“대표님, 최근 며칠간 제가 대표님 회사로 피팅하러 갔을 때 CCTV를 전부 저한테 넘겨주실 수 있나요?”성준도 총명한 사람이었기에 바로 반응했다.“회사 내부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커요.”윤혜인이 말했다.“그래요. 직접 주긴 어렵지만 조사하라고 할게요. 찾아내면 연락하죠.”“네, 부탁드릴게요.”전화를 끊고 윤혜인은 태블릿에 보이는 사진을 매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한편, 서재.머리를 높게 묶은 원지민은 세련된 슈트를 입고 있었다. 그 폼이 매우 깔끔하면서도 멋졌다.임호가 들어와서 보고했다.“아가씨, 달밤이 작업실에 연락해 큰돈을 주고 전시품을 구매하겠다고 했답니다.”“허허.”원지민이 차갑게 웃더니 비아냥댔다.“이준혁이 좋아하는 여자가 고작 이 정도라니. 결국엔 허울뿐이지 아예 실력이 없네. 지금까지 받은 영예도 다 베껴서 받은 거고.”원지민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했다.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여자가 뭐가 좋다고 이준혁은 보물처럼 감싸고 도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에 반해 원지민은 일에서 과감하고 패기 넘쳤다. 이선 그룹에서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성사한

Latest chapter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8화

    소원이 침묵할수록 소종은 더욱 화가 치밀었다.그에게 소원은 냉혹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다.입장이 다르니 소종은 당연히 소원의 관점에서 이 일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그는 답답함에 목소리를 높였다.“알겠습니까? 모든 더러운 일은 내가 했습니다. 대표님은 저에게 너무 폭력적이지 말라고 했지만 저는 그게 싫었습니다. 사업 세계는 깊은 수렁 같아서 독하지 않으면 발붙일 수 없어요! 그래서 전 자발적으로 대표님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누군가 칼로 저를 찔러도 대표님의 미래를 위해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갑자기 소종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제가 소원 씨가 대표님을 해치는 걸 가만히 두고만 보리라고 생각합니까?”소원은 그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소 비서님, 제가 육경한을 찾는 건 유진이 때문이에요.”지금 그녀는 육경한을 무너뜨릴 생각도 없었고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그녀의 마음에는 오직 유진이의 안전만이 자리하고 있었다.하지만 소종은 이 말을 듣고도 비웃으며 말했다.“소원 씨, 이제 와서 아들을 생각하십니까? 정말로 아들을 위한다면 아이의 친아버지를 그렇게 대했으면 안 됐죠.”“우리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다른 남자였으면 그쪽은 벌써 백번은 죽었을 겁니다.”소원은 다급히 물었다.“소 비서님, 요즘 유진이는 누가 돌보고 있습니까?”그녀는 소종이 자신을 얼마나 싫어하든 개의치 않았다.소종이 육경한에게 충성하는 만큼 유진이에게 해를 끼치도록 방치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소종은 잠시 찡그리며 대답했다.“방민아 씨가 돌보고 있습니다.”이 말에 소원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저는 유진이를 만나야 합니다. 지금 저 경원 저택 앞에 있습니다. 육경한에게 연락해서 제가 유진이를 만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주세요. 지금 당장이요. 유진이가 걱정돼요.”소종은 콧방귀를 뀌었다.“뭐가 걱정된다는 거죠? 방민아 씨가 아주 잘 돌보고 있어요. 어제는 유진이를 데리고 대표님을 보러 오기도 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7화

    소원은 소종의 빈정거림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육경한 있나요?”“없습니다. 대표님은 회의 중이에요.”이어 소원이 말을 꺼내려 하자 소종이 말을 끊었다.“대표님은 지금 소원 씨가 저지른 일 수습하느라 바쁘십니다. 소원 씨, 지난번 결혼식에 용감히 난입했던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대표님이 어떤 심정으로 소원 씨를 그곳에서 데려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로 서씨 가문과의 협력이 몇 건이나 엎어졌습니다. 물론 서씨 가문에서 먼저 끊은 건 아니에요. 대표님이 그 서씨를 못마땅해하셔서 직접 협상 테이블을 뒤엎었거든요. 뭐, 그때는 속 시원했지만 지금은 그 후폭풍을 감당하느라 밤낮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그것도 다친 몸으로 말이죠.”소원은 소종이 이렇게 말이 많았던 적이 있는지 의아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얘기만 길게 늘어놓고 있었다.육경한이 무슨 일을 하든 소원은 관심 없었다.서씨 가문의 테이블을 뒤엎든 말든 그건 소원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서씨 가문의 재산은 서현재에게 돌아갈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오히려 육경한이 서씨 가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건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적어도 서씨 가문이 서현재를 함부로 건드릴 일은 없을 테니.하지만 지금 소원의 머릿속은 오로지 유진이의 안위뿐이었다.유진이 안전한지가 그녀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소 비서님, 육경한한테 전화 좀 바꿔줄 수 없을까요? 정말 급한 일이 있습니다.”그러자 소종은 비웃듯 물었다.“대표님더러 일하다 말고 소원 씨 전화를 받으라는 말씀이세요?”소원은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말했다.“정말 급한 일이에요...”하지만 소종은 또다시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소원 씨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그는 이어서 말했다.“소원 씨가 대표님에게 연락해서 좋은 일로 이어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요? 아니, 연락하지 않아도 소원 씨와 관련된 일은 항상 문제투성이잖아요. 그런데도 우리 대표님은 매번 소원 씨의 뒷수습을 하느라 애쓰시네요.”“이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6화

    차에 탄 뒤, 소원은 다급히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경원 별장으로 가 주세요.”경원 별장은 육경한의 대저택으로,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다.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택시로 두 시간이 넘게 걸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택시는 산기슭까지만 갈 수 있었는지라 운전기사가 말했다.“아가씨, 그 대저택은 우리 같은 택시가 올라갈 수 없게 막혀 있습니다. 혹시 위에서 허가를 받은 게 있으신가요? 그래야 올라갈 수 있습니다.”소원은 고개를 저었다. 그 집 안에 있는 사람들 중 자신이 들어가길 원하는 이는 한 명도 없을 테니 말이다.그러자 운전기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그럼 어쩔 수 없네요. 여기서 내려서 걸어가셔야 할 것 같네요.”결국 소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요금을 지불한 후 차에서 내렸다.운전기사는 소원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또 어떤 남자한테 상처받고 찾아온 여자겠지.’이 산 중턱에는 몇몇 재벌 가문의 대저택들이 모여 있었기에 운전기사는 궁금했다.‘과연 어느 재벌 2세가 이 여자의 마음을 그렇게 아프게 했을까? 게다가 저 산길을 걸어 올라가려면 적어도 40분은 걸릴 텐데.’소원은 첫 번째 보안 초소에 도착했다.이곳은 외부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되고 있었지만 소원은 육경한 집의 출입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이 비밀번호는 과거 집안일을 하던 아주머니가 몰래 알려준 것이었다.혹시나 유진이에게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소원이 들어가지 못해 문제라도 생길까 봐 미리 대비해둔 것이다.그렇게 소원은 비밀번호를 입력해 안으로 들어갔다.산기슭에서 산 중턱까지는 꽤 긴 거리였다.체력이 약한 데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걸어가야 했기에 소원은 정말 힘들고 지쳤다.이런 대저택에서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집안 관리인들조차도 전용 차량을 이용했기에 두 발로 이동하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40분 넘게 걸어가서야 소원은 경원 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대저택의 정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고 소원은 문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5화

    하지만 유진은 특별한 아이였고 아줌마는 몇 년 동안 유진을 극진히 보살폈다. 유진에게는 할머니가 없었지만 유진은 늘 아줌마를 할머니라고 생각할 정도였다.소원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답장했다.[아줌마, 유진이 목소리 너무 오래 못 들어서 그러는데 목소리 좀 들려줘요.]그쪽은 답장이 매우 빨랐다.[아가씨, 다음 기회에 몰래 녹음해 드릴게요. 다른 도우미들이 한눈을 팔아야지만 녹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이 잘 지내고 있고 아가씨 얘기도 거의 안 꺼내고 있어요.]소원은 경거망동하기 싫어 더는 답장하지 않았지만 표정이 점점 싸늘해지기 시작했다.아줌마의 마지막 한마디는 사실 매우 불필요한 말이었다. 아줌마는 소원이 자극을 받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유진이 이제 엄마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는 말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얘기는 소원에게 마지막 남은 가족도 너를 버렸는데 살아서 뭐 하냐는 말과 같았고 소원에겐 무조건 자극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아줌마가 소원을 따라다닌 지도 어언 7년이었고 거의 가족처럼 힘든 일 궂은일 다 같이 했다. 아줌마는 자식이 없었기에 그 어떤 약점도 없었고 누군가 그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고 해서 유진을 해치는 일을 하지 않을 사람이었다.소원은 이것만은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7년 만에 갑자기 변할 일은 없었고 굳이 가능성을 따지자면 지금 소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아줌마는 예전의 아줌마가 아니라는 것이었다.소원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쳤다.‘만약 아줌마를 빼돌린 거라면 아줌마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소원은 전에 육경한에게 유진은 아줌마 없이 안 된다고 말했고 육경한도 아줌마를 잘 챙겨주겠다고, 다른 시터가 있어도 아줌마가 홀대로 떠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소원에게 약속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한참 지나 그쪽에서 영상을 하나 더 보내왔다. 유진이 또렷한 목소리로 시곡을 외우고 있는데 옆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와. 우리 유진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4화

    아줌마가 보낸 건 유진의 근황 사진이었다. 옷도 계절에 맞춰 입었고 얼굴도 발그스름한 게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소원은 약간 게걸스럽게 사진 속 유진을 바라봤다. 전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을 때 유진을 보면 육경한이 떠올라 유진을 만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유진을 목숨보다 더 사랑했지만 육경한에 대한 원망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극과 극을 달리는 두 감정이 섞여 있으니 소원은 정서가 안정적인 엄마가 될 수 없었다.심리상담 주치의는 소원에게 유진과 한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소원이 테스트를 통과해 아이 앞에서 정서를 안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같이 지내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고 소원은 그 말에 따랐다.떨어져 지낼 때면 소원은 사진으로 그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하여 매번 새로운 사진을 보내올 때마다 그 어떤 디테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보고 또 봤다.소원은 아줌마가 보내온 사진을 부드럽고 따듯한 표정으로 만지작거렸다.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육경한이 아이를 잘 돌볼 수만 있다면 양육권을 포기할 생각도 있었다. 그저 이렇게 뒤에서 유진의 성장을 지켜보며 유진이 보고 싶다고 하면 가끔 가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지금 이런 상태도 좋은 것 같았다. 게다가 요즘 유진은 환경에 잘 적응해서 그런지 소원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에 소원은 유진이 새로운 가정을 더 좋아해 정서가 불안정한 엄마를 싫어하게 된 게 아닌지 걱정하며 마음이 씁쓸해지기 시작했다.이제 멀리서 유진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만약 유진이 그녀를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면 더는 버티기 힘들 것 같았지만 정말 그날이 온다면 별수 없이 손을 놔야 할 것이다.소원은 유진을 아이로 보는 게 아니라 독립적인 한 개체로 보며 유진을 존중하고 유진의 모든 생각을 존중했다. 사진을 조금 더 보고싶어 유진의 귀여운 얼굴을 만지작거리다 의도치 않게 사진의 아랫부분이 확대되었다. 소원의 얼굴을 보고싶어 다시 위로 올리려던 소원이 눈을 무언가가 갑자기 끌어당겼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3화

    엄마와 같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유진의 얼굴도 부드러워지고 밝아졌다. 방민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른 사진을 찍더니 아이를 육씨 저택으로 보내주고는 시터가 아이를 씻기는 것까지 기다렸다가 육경한에게 답장했다.“경한 씨, 미안해요. 유진이랑 놀아주느라 핸드폰 확인을 못 했네요. 씻기고 침대에 눕히니 이제 조금 확인할 시간이 나네요. 내게 가정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방민아는 유진이 진심으로 좋아하며 해맑게 웃고 있는 사진을 육경한에게 보내주더니 시터에게 눈치를 주자 시터가 방민아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방민아는 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가서 이렇게 물었다.“그 아줌마 요 며칠 좀 어때요?”방민아가 물은 아줌마는 전에 소원이 유진을 보살펴달라고 위탁한 아줌마였다. 아줌마는 유진에게 진심이었기에 절대 유진을 해치지 않았고 돈으로 매수될 사람도 아니었다.하여 방민아는 그 아줌마가 먹는 식수와 음식에 다른 사람은 쉽게 발견하지 못할 미량의 독을 탔고 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쓰러진 것이었다. 그러다 더는 유진을 보살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자 방민아가 제일 좋은 의사를 불렀지만 의사도 여전히 무슨 질병인지 알지 못했고 그저 위장에 문제가 생겼다고만 했다.아줌마는 소원의 위탁을 받았는지라 몸이 아픈 와중에도 유진을 떠나려 하지 않았고 옆에 꼭 붙어있으려 했다. 유진은 이제 아줌마에게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라 소원 못지않게 유진을 챙기고 보호했다.방민아는 아줌마가 병원에 가지 않으려 하자 유진에게 병을 옮길 수도 있다는 이유로 별장 뒤에 있는 창고에서 지내게 했고 사람과 의사를 보내 아줌마를 보살폈기에 다른 사람은 전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고 소종도 마찬가지였다. 이 상황을 보고할 때면 늘 방민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시터가 주변을 빙 둘러보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 아마 다음 달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방민아의 눈빛이 살짝 빛나더니 웃으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2화

    유진이 처음 왔을 땐 정말 말 그대로 고슴도치 같았고 평소 그를 보살펴주던 시터와 아줌마 외에는 아무도 다가가지 못하게 했을뿐더러 원망이 담긴 눈빛으로 모두를 쏘아봤는데 지금은 아예 다른 아이가 되어 있었다. 이런 변화라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육경한의 눈동자가 깊어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종은 최근 방민아가 집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했다. 유진을 보살피던 아줌마가 갑자기 병이 도지는 바람에 계속 휴가를 내고 쉬는 중이라 방민아가 매일 육씨 저택으로 가서 유진과 늦게까지 시간을 보낸 덕분에 유진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게다가 육씨 저택은 유진이 올 때부터 데려온 아줌마 외에 전문적인 시터 두 명을 따로 들였기에 방민아가 유진을 해칠 걱정도 없었다.“방민아 씨 아이를 꽤 잘 다루는 것 같아요. 가정 심리 주치의도 작은 도련님 진료를 보고는 진보가 크다며 매우 만족해하셨거든요.”소종의 말에 육경한이 시선을 축 늘어트린 채 방민아가 요 며칠 보낸 안부 문자를 확인했다. 많이 보낸 건 아니었고 하루에 한두 개 정도, 그것도 다 육경한의 몸을 걱정하는 문자지 다른 걸 묻지는 않았다.유진의 사진도 틈틈이 보내왔다. 유진이 진흙을 가지고 노는 사진, 책을 보는 사진, 뭔가를 손으로 만드는 사진, 그리고 밥 먹는 사진까지... 진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긴 했다.육경한이 잠깐 생각하더니 답장을 보냈다....한편, 차 안에 있는 유진은 얌전하고 부드럽던 아까와는 달리 방민아를 살짝 무서워하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이모, 나랑 약속했잖아요. 말도 잘하고 행동도 예쁘게 하면 엄마 보여주겠다고.”방민아도 아까와는 달리 차가운 표정으로 훈계했다.“조금 더 노력해야지. 아빠가 진짜 만족해야만 엄마 볼 수 있어.”유진은 금세 김이 빠졌다. 원래도 내향적인 성격이었기에 아까 그 연기가 살짝 버거웠지만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노력했다.왜냐하면 방민아가 육경한을 아빠라고 부르고 아빠와 몇 마디 대화해 아빠를 기쁘게 해주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1화

    육경한은 방민아의 유도가 유진의 반감을 살까 봐 입을 열려는데 유진이 한발 빨랐다.“몸은 좀 나아졌어요?”나지막한 목소리는 어딘가 주눅이 들어있었지만 유진이 잠깐 뜸을 들이더니 다시 용기 내어 입을 열었다.“... 아빠.”이 말에 병실 안이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크게 들릴 만큼 조용해졌다.“방금... 뭐라고?”육경한은 믿을 수가 없어 큰소리로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아 최대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진이 착하지... 다시 한번 말해봐.”육경한이 흥분하자 유진이 살짝 놀랐는지 머리를 방민아 뒤로 숨기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방민아가 다시 쪼그리고 앉아 유진과 눈을 맞추더니 부드럽게 말했다.“유진아, 우리 아까 한 말 다시 아빠한테 들려주는 게 어떨까?”유진이 방민아와 육경한을 번갈아 보더니 입술을 오므린 채 이렇게 말했다.“많이 좋아졌요? 아빠.”이 목소리는 전보다 컸고 전보다 뚜렷했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상처가 찢어져 너무 아팠지만 육경한은 꾹 참으며 유진에게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유진아... 아빠 괜찮아.”육경한에겐 머리를 만져주는 게 그가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었다. 어릴 때 육경한의 아버지가 육경한을 격려할 때도 머리를 쓰다듬어줬기에 육경한에겐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게 일종의 인정이자 칭찬이었다.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육경한은 자기 자신을 꼭꼭 싸맨 상태였고 괴물로 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걸 손에 넣는 괴물이 되고 말았다. 원한에 사로잡힌 육경한은 가족 간의 사랑이나 윤리 도덕은 안중에 없었는데 지금 이 순간 유진이 아빠라고 부르자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그 소리는 그동안 육경한이 저지른 수많은 죄를 씻어내리는 천사의 목소리와 같아 육경한은 눈시울을 붉히며 작게 기침했다.“민아 씨, 여기 아이가 있기엔 적합하지 않은 곳이에요. 일단 유진이 데리고 돌아가요.”“그래요. 경한 씨. 몸조리 잘해요. 국 좀 가져왔는데 이따 챙겨 먹어요.”방민아가 테이블에 놓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80화

    육경한이 일어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이었다. 침대에 누운 육경한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지 아직 창백했고 입술 색도 참담하기 그지없었다.안으로 들어온 소종은 육경한이 문 쪽을 보며 멍때리는 걸 발견했다. 육경한이 멍때리는 건 아주 드문 장면이었기에 소종은 순간 그런 육경한이 마음이 아팠지만 육경한이 실망할까 봐 어색하게 부자연스럽게 이렇게 말했다.“소원 씨 어제 병원에 같이 왔다가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니까 그때 갔어요. 많이 피곤해 보였는데 집에 가서 쉬는 게 맞을 것 같더라고요.”소종의 말은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앞뒤 순서가 바뀌어 있었고 흐릿한 게 맥이 없었다. 그래도 소종은 음울해 보이는 육경한이 걱정되어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졌으면 해서 한 말이었다.“대표님, 소원 씨 그래도 많이 감사해하더라고요. 그때 그 산길에서도 목숨 걸고 대표님을 끌어올린 걸 보면... 그렇게 미워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됐어. 너 나가.”육경한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는 쉽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었고 소원이 어떤 태도인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아마 10번, 100번을 더 구해도 소원은 전혀 감동하지 않을 것이다. 소원이 육경한에 대한 원한은 육경한을 깊숙한 지옥에 빠트려도 모자랄 정도의 그런 원한이었다.게다가 산길에서 만약 소원이 육경한을 알아봤다면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소원이 육경한을 해치려 한다는 게 아니라 살려야 하는 사람이 육경한이라면 아마 망설였을 것이다.소원은 늘 마음의 갈등을 겪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육경한을 죽일 듯이 원망하지만 한편으로는 양심 때문에 모든 사람을 구한 육경한을 나 몰라라 하지는 못했을 테고 육경한을 살리면 그런 자신이 밉겠지만 살리지 않는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기에 어떤 선택을 하든 소원은 고통스러웠을 것이다.육경한은 왜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소원이 영원히 자기를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런 일로 엮일 때마다 서로 힘들어했지만 육경한은 소원을 아직 놓아주기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