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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윤혜인은 병원에서 나온 후 일로 바삐 보내며 머릿속의 혼란을 떨쳐냈다.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았다.

이준혁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모두 받았지만 하는 말은 전부 형식적이었다.

일이 바빠서,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접대 중이라서 등등 말이다.

이런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을 이틀 연속으로 반복했다.

윤혜인은 자신이 변심한 나쁜 여자처럼 느껴져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셋째 날, 이준혁은 화를 참고 전화를 걸지 않았다.

오후가 될 때까지도 참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올 거야?]

문자를 보내고 나서, 김성훈이 어제 단체 채팅방에 올린 기사가 생각났다.

기사에는 ‘여자는 다정한 말을 좋아하니, 당신의 사랑을 아끼지 말고 표현하라'고 적혀 있었다.

이준혁은 망설이다가 세 글자를 더 보냈다.

문자를 보내고 나서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연애를 처음 하는 청소년처럼 사랑하는 여자의 답장을 기다렸다.

핸드폰 화면을 한참 바라봤지만 윤혜인에게서 답장은 오지 않았다.

이준혁의 마음속 실망과 불만이 점점 쌓여갔다.

자신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사흘째 얼굴도 보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 혜인이 말은 믿을 수 없어... 그날 아침 속아서 보내주는 게 아닌데. 한번 떠났다고 이렇게 안 돌아올 줄 알았다면...’

이준혁은 점점 화가 났고 결국 참지 못해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전화가 빨리 연결되었다.

이준혁은 화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그렇게 바빠?”

“안녕하세요.”

젊은 남자의 활기찬 목소리에 이준혁은 한순간 당황했다.

“누구야?”

이준혁의 목소리에는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

“저는 혜인 누나의 비서, 도지훈입니다.”

‘비서? 남자 비서?’

이준혁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전화 바꿔줘요.”

“무슨 일이신지 말씀해 주시면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비서가 그녀를 부르지도 않자 이준혁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냥 전화 바꿔줘요. 내가 직접 말할 거니까.”

그러나 비서 도지훈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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