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6화

“자요. 방해하지 않을게요.”

서현재가 단호히 말했다.

소원은 바보가 아니다. 서현재가 자신에게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걸 그녀 역시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감정을 ‘사랑'이라고 분류하지 않았다.

서현재의 감정은 단지 자신이 그의 인생에서 한때 빛나던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의 지원 덕분에 그가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여겼다.

서현재가 하는 대부분의 일은 감사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소원은 그걸 그렇게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런 마음을 받는 것은 서현재에게 너무 불공평했다.

그래서 지난번 호텔 이후 두 사람은 연락하지 않았고 소원은 오히려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서현재의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서현재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소원은 눈을 감고 냉정하게 말했다.

“서현재, 난 네가 필요 없어.”

서현재는 잠시 몸이 굳었다가 이내 평소처럼 돌아왔다.

“네, 알아요. 제가 누나가 필요한 거예요.”

그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났다.

소원은 마치 커다란 돌에 가슴이 눌린 듯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손이 심하게 떨리자 그녀는 몰래 이불 속으로 숨겼다.

몇 초 망설인 후, 그녀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서현재, 내 말 이해 못 했어? 내 말은 네가 내 삶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는 거야.”

주변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는 듯했다.

서현재는 몇 분 동안 멍하니 있다가 불쑥 물었다.

“소원 누나, 제가 뭐 잘못했어요?”

그는 자신이 들어오며 했던 세세한 모든 행동들을 떠올리며 자신이 어디에서 실수했는지 생각했다.

그러다 아마도 자신이 동료에게 이름을 기억하라고 한 것이 그녀를 불쾌하게 했을 거라 생각했다.

“이름 기억하라고 한 건 제가 너무 성급했어요. 하지만 정말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서울에는 누나 가족이 없으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이 안 될까 봐요.”

서현재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