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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윤혜인은 이준혁의 엄숙한 얼굴에 넋을 잃었다. 정말 온도 조절을 잘못했나 싶어 얼른 한입 마셔봤다.

하나도 뜨겁지 않았다. 온도가 맞춤한 게 딱 마시기 적절한 온도였다.

윤혜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뜨거운데요.”

“그래요?”

이준혁의 눈빛이 짙어졌다.

“그럼 한 번 더 마셔볼게요.”

윤혜인이 물잔을 건넸다.

이준혁도 이번엔 먹여달라고 하지 않고 물잔을 받아 가 한 모금 마셨다.

윤혜인은 그제야 그 컵을 같이 사용했다는 걸 알아챘다. 지금 이준혁이 입을 댄 쪽도 그녀가 마신 쪽이었다.

민망해진 윤혜인이 얼른 컵을 뺏으려 했다.

“죄송해요. 이 컵...”

이준혁이 다시 컵을 돌려줬다. 하지만 컵은 이미 텅텅 비어 있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이 참 너그럽다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윤혜인은 이준혁이 신경 쓰지 않자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컵을 내려놓고 나가려는데 이준혁이 다시 윤혜인의 팔목을 잡았다. 콕 움켜쥔 것이 마치 그녀가 도망갈까 봐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준혁이 입을 열었다.

“상처가 아픈데 혹시 덧난 게 아닌지 확인해 줄래요?”

윤혜인은 그저 빨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가서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요.”

하지만 이준혁은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고 오히려 억지를 부렸다.

“지금 바로 봐줘요.”

“...”

윤혜인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혹시나 아프게 하면 어떡해요?”

이준혁이 딱 잘라서 말했다.

“괜찮아요.”

윤혜인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결심한 듯했다. 그녀 때문에 입은 상처이니 봐주는 것도 맞다고 생각했다.

윤혜인은 이준혁을 힐끔 쳐다봤다. 이준혁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눈싸움했다.

그러다 이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옷 벗는 거 좀 도와줘요.”

“네?”

윤혜인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이준혁이 붕대를 칭칭 감은 오른손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보다시피 내가 직접 벗기엔 불편해서요.”

윤혜인은 이준혁의 손에 감긴 붕대를 보고도 딱히 내키지는 않았다.

그날 차에서는 긴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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