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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육경한은 소원의 이마 라인을 따라 옆으로 슬쩍 움직이더니 뜨거운 숨결을 소원의 귓가에 불어넣었다.

“나만 원한다면 못 할 건 없다는 거.”

이렇게 말하면서도 육경한의 손을 쉴 틈이 없었다. 그러다 결국 금단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그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육경한의 손짓에 소원은 온몸이 딱딱히게 굳었다. 화가 치밀어오른 소원은 오히려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육경한의 턱을 꼬집었다.

“내가 싫다고 했잖아. 육경한. 설마 억지로 밀어붙이려는 건 아니지?”

육경한의 어두운 눈동자가 소원의 파란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역겨움과 차가움을 읽어낸 육경한이 순간 동작을 멈췄다.

소원은 육경한의 얼굴을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

“손 하나 까딱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가라고 할 거야.”

계속 밀어붙일 줄 알았던 육경한이 갑자기 꼬리를 내렸다.

“지금 나 갖고 놀았네.”

질문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소이현은 육경한을 올려다보며 비웃었다.

“갖고 놀면 안 돼? 싫으면 관두든지.”

“아니.”

육경한이 소원의 팔목을 잡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얼마든지 상대해 줄게. 하지만 다른 남자랑 노는 건 절대 안 돼.”

소원이 웃으며 비아냥댔다.

“육경한. 내가 누구랑 놀든 어떻게 놀든 내 자유야. 지금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 하는데?”

육경한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 전에 한 짓만 봐도 그녀에게 이런 요구를 꺼낼 자격은 없었다.

머리는 알지만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육경한이 소원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소원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아. 나를 미워하면서 복수할 생각만 하고 있겠지. 근데 나도 한계라는 게 있어. 그 한계를 건들지는 마. 그것만 아니면 얼마든지 상대해 줄게.”

소원이 웃음을 터트렸다.

“건드려봐야 알지. 네 한계가 어딘지, 날 위해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는지. 죽었다 살아난 내가 과연 네 한계를 무서워할 거라 생각해?”

오만방자한 소원을 보며 육경한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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