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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윤혜인은 어쩌면 이태수가 둘의 이혼을 눈치채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준혁과 함께 병문안 온지도 한참 되었었다.

어쩌면 지금이 말할 기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 사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이준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침 중요한 회의를 마치고 왔는지 평소보다 더 꾸민 모습이었다. 지금 상황만 아니었다면, 윤혜인은 그의 멋짐에 설레었을지도 몰랐다.

이준혁이 자연스레 그녀에게 다가와 어깨를 꼭 감쌌다. 윤혜인은 안 그래도 예상치 못한 등장에 매우 당황하고 있었는데, 스킨십까지 해 오자 무척 불편했다.

“기다리지, 왜 먼저 왔어?”

그가 마치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윤혜인은 차마 이태수가 보는 앞에서 그를 밀어낼 수 없어 조용히 답했다.

“바쁜 것 같아 보여서요.”

이준혁이 가볍게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무리 바빠도 할아버지 뵈러 가는데 빠질 수는 없지.”

잠깐 전날 밤에 있었던 일이 헷갈릴 정도로 다정한 목소리였다. 이준혁이 마음먹고 꼬신다면 넘어오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윤혜인은 문득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전에 겪은 아픈 기억들만 아니었다면, 다시 그에게 빠졌을지도 몰랐다.

그 뒤로 둘은 30분 더 다정한 척 연기하며 병실에 머물렀다. 정말 유난히도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준혁은 얘기를 나누는 동안 끊임없이 그녀를 쓰다듬거나 꽉 끌어안기를 반복했다. 그 때문에 윤혜인은 한시도 긴장을 풀지 못한 채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안색을 본 이태수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혜인아, 너 괜찮아? 왜 얼굴이 이렇게 빨개?”

그러자 이준혁도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마치 태양을 담은 것처럼 뜨거웠다.

윤혜인이 시선을 옮기며 얼버무렸다.

“더워서요, 할아버지.”

이태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겠네. 내가 늙어서 추위에 많이 약해. 에어컨을 좀 세게 틀었나봐.”

잠시 뒤, 드디어 병실을 빠져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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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yujin oh
박태준은 누구죠? 저만 모르는 인물인가요?? 아님 오타인지… 진짜 집중 안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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