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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이준혁은 더 이상 이천수와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가 서재를 나서려던 순간,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회사 발전을 위해서 이러는 거잖아. 이번만큼은 그냥 좀 따라.”

그 말에 이준혁이 발걸음을 멈추며 무심하게 답했다.

“알겠어요.”

그제야 이천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때, 이준혁이 덧붙였다.

“앞으로 함부로 본가에 돌아오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 말에 이천수는 다시 기분이 상했다. 비록 지금은 해외에 머물고 있으나, 엄연히 이곳도 그의 집이었다. 그런데 마음대로 돌아오지 말라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일단 이준혁이 맞선에 동의했기 때문에, 오늘만큼은 이 건방진 태도를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 알겠어.”

이 에너지 프로젝트는 정말 대형 프로젝트였지만, 그동안 이태수의 손에 있어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태수의 건강이 악화한 만큼 그에게도 기회가 돌아갔다. 이번에 성공만 하게 한다면 회사의 권력 구도가 바뀔 지도 몰랐다. 이천수는 다시 권력의 최상위층 자리를 되찾고 싶었다. 그래야 이준혁은 물론 자신과 대립하는 인원들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윤혜인은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다. 잠시 머물러 들어왔던 집이었지만, 소원의 고집으로 아예 이곳에 눌러앉게 되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그건 윤혜인 자신이 용납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이곳에 머무는 대신 소원에게 일정한 집세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이 집은 소원의 소유이긴 했지만, 자주 머무는 곳은 아니었다. 그녀는 평소 본가에 머물다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만 이곳에 왔다. 이 집은 소원에게 있어 비상금, 또는 아지트 같은 개념이었다.

윤혜인이 매물로 올려놓은 그 집은 아직 팔리기 전이었다. 부동산 두 곳에서 연락해 오긴 했으나, 시세가 마음에 들지 않아 못 팔고 있었다. 고생해서 마련한 첫 집을 헐값에 팔 순 없었다.

오후, 갑자기 한구운한테서 연락이 왔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니, 잠시 만나달라고 부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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