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4화

윤혜인은 그의 존재를 무시하기로 마음먹고 성큼성큼 아파트 안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준혁이 그녀를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누가 널 데려다준 거야?"

이준혁이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이 신경 쓸 문제 아니에요."

윤혜인이 냉담하게 답했다. 이준혁은 잠시 말문이 막혔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말을 이었다.

"왜 이사했어?"

윤혜인은 계속해서 아파트 단지 안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이준혁이 그녀의 손목을 잡는 바람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우리 얘기 좀 할까?"

그의 행동에 윤혜인은 어젯밤 악몽 같은 순간이 떠올라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그녀가 거리를 두며 말했다.

"이거 놔요."

하지만 이번엔 이준혁이 손목을 놓아주며 앞을 가로막았다.

그가 가득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사하는 건 상관없는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제가 왜 당신한테 그런 것까지 말해야 하죠?"

일부러 그에게 멀어지려고 한 이사였는데, 또 찾아올 줄이야,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윤혜인이 핸드폰 앨범에서 이혼 서류 증명서가 찍힌 사진을 그의 앞으로 들이밀며 말했다.

"이혼 증명서 보이시죠?"

이준혁은 철두철미한 윤혜인의 태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혜인아, 이러지 마."

"그쪽이나 정신 차리세요."

그녀는 이준혁이 어떤 표정을 짓던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이혼까지 했는데, 도대체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네요. 이러는 거, 즐거워요? 아니면 회사가 망해서 한가한가요?"

이준혁은 그녀의 독설에 할말을 잃었다. 윤혜인은 그 틈을 타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이번에도 이준혁이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참다못한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그를 쏘아보았다.

"따라오지 마세요."

이때, 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혜인은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경고하듯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따라오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닫히던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 이준혁이 문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