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3화

작가: 이한나
이준혁의 입술은 한참이나 윤혜인을 괴롭히며 남편이라고 부르라고 협박했다.

차에서 내릴 때 그는 그녀의 옷을 정리해 주며 그윽한 눈빛을 보냈다.

“내가 돌아오면 단단히 각오해야 할 거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도록 할 거니까.”

윤혜인의 얼굴이 다시 달아올랐다.

이런 일을 꼭 여기에서 예고해야 해?

그의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최소 일주일은 금욕하라고 했다.

하지만 너무 강하게 요구하는 그 때문에 윤혜인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도 의사에게 물어본 적 있었다. 이 2 달 동안은 가볍게 가끔씩 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녀가 부드럽게 부탁해 봐야겠다.

....

병원에 도착한 윤혜인은 간병인이 밖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머리가 흐르려 있었고 한쪽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었다. 그녀를 발견한 간병인은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

“막 아가씨한테 전화하려던 참이었어요. 글쎄 어르신의 아들이란 사람이 찾아왔는데 어르신께 케익을 대접시키는 거예요. 제가 어르신이 케이크를 드시면 안 된다고 하자 아들이란 분이 제 머리를 잡고 따귀까지 때렸어요...”

그 말에 윤혜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100만 원을 꺼내 그녀에게 드리며 다독였다.

“먼저 가서 상처 치료하세요. 제가 가볼게요.”

돈을 받은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소심한 그녀는 일을 키울 사람이 아니었고 그저 그렁그렁한 눈으로 윤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더 이상 어르신을 돌볼 수 없을 것 같아요.”

윤혜인은 그녀를 잡았다.

“그동안 너무 잘해주셨고 저도 아줌마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어요. 제가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매달 50만 원 더 드릴 테니 할머니를 계속 부탁할게요.”

그녀는 한참 생각했다.

그녀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어르신은 몸이 안 좋으시지만,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아서 돌보기 쉬웠다.

윤혜인도 좋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마음씨 고운 고용주를 만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그녀가 다시 말했다.

“아가씨, 월급은 올리지 않아도 돼요. 어르신을 계속 돌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약국으로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4화

    윤혜인의 눈썹이 찌푸려졌다.“고향집을 2억에 팔었잖아. 그 돈은 어디 갔어?”“이미 쓰고 없지. 지금 삼촌이 사업을 하나 하고 있어. 많이도 말고 1억만 땡겨줘. 삼촌이 벌면 두 배로 갚을게.”윤혜인는 냉소를 지었다.“그 사업이 도박이야?”주산응의 낯빛이 바뀌었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할머니의 번호는 내가 바꾼 거야. 전에 빚쟁이들이 전화 왔었다고.”거짓말이 들통나자, 주산응은 억지스러운 웃음을 지었다.“어쩌다 가끔 가는 거고 이제는 아니야. 네가 돈만 준다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게.”윤혜인은 그를 믿지 않았다. 주산응은 한심한 사람이었다. 젊었을 때는 성실하게 일할 생각은 안 하고 여기저기 싸움을 하고 다니다가 중년에 접어든 지금은 도박에 빠져 할머니 몰래 고향 집까지 팔아버려서 할머니는 돌아갈 곳도 없었다.2억을 1달도 안 되어 모조리 써버렸다.이런 인간은 밑빠진 독이었다.“주산응! 고향집은 우리 아빠 몫도 있어. 2억 중에 1억은 내꺼란 말이야. 다시는 나와 할머니를 찾아오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그 돈은 다시 거론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윤혜인은 날카롭게 경고했다.“고소해서 1억을 물어내게 할 거야.”주산응은 거칠게 그녀의 어깨를 밀쳤다.“이 몸쓸 년이 감히 날 고소해? 오늘 내가 누나를 대신해 너의 버릇을 고쳐 줄게.”그는 힘이 세다.윤혜인은 비틀거리다가 간신히 벽을 짚어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다.주산응이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줄 거야? 안 줄 거야! 안 주면 넌 오늘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당신에게 줄 돈은 없어.”“네가 돈 많은 재벌을 물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비싼 차를 끌고 다니는 데 너에게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돼?”“그걸 어떻게 알았어?”윤혜인이 물었다.“차에서 둘이 그 짓거리를 하는 걸 한두 번 본 줄 알아?”주산응은 그녀의 몸을 기분 나쁘게 훑어보며 말했다.“몸을 팔고 다니는 년이 어떻게 돈이 없을 수 있지?”주산응이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5화

    건장한 체격의 이신우는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남자의 무릎을 꿇렸다.벗어날 수 없게 된 주산응이 분노했다.“넌 또 누구야! 내가 내 조카를 교육하는데 누가 감히 끼어들어!...”주산응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손목이 껶여졌다.“악-!!”너무 빠른 움직임에 주산응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손을 거둔 이신우에 비서가 소독 티슈를 건넸고 그는 아무렇지 않게 손을 닦았다.그의 시선은 시종일관 윤혜인에 머물렀다.인간쓰레기를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눈빛이었다.주산응은 그의 남다른 아우라를 느꼈다.그는 윤혜인의 그 남자를 본 적 없었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남다른 포스를 지니고 있었고 비싼 차를 끌고 다니는 것을 미루어 보았을 때 십중팔구 그의 추측이 맞다고 생각했다.“당신이 혜인이의 남자? 난 얘 삼촌이고 이년을 데려가고 싶다면 돈 내놔. 치료비로 2억은 줘야 할 거야.”누가 봐도 돈을 뜯어내려는 것이다.아직 정신이 아득한 윤혜인은 순간 이준혁인 줄 알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하지만 자세히 보니 조금 닮았을 뿐 이준혁이 아니었다.깊은 눈동자를 가진 그는 차가운 이준혁과는 달랐다.나이가 조금 많아 보이는 눈빛은 더 우수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주산응은 아직도 지껄이고 있었다.“난 삼촌이라고! 감히 삼촌을 때려?”아무 사람이나 물고 늘어지는 주산응에 윤혜인이 참지 못하고 한 소리 했다.“닥치지 못해! 난 모르는 분이야.”주산응이 믿을 리 없었다.겨우 만난 돈줄을 놓칠 수 없어 말했다.“이렇게 어린애가 너랑 잠자리하는 데 너도 사람이면 인사 정도는 해야 하지 않아? 2억도 적게 부른 거야.”이신우는 고개를 돌려 주산응을 보았다. 그 눈빛은 예리했고 날카로웠다.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떤 주산응은 소름이 돋았다.무의식적으로 이런 남자는 건들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돈 생각에 용기를 내보긴 했으나 목소리는 더 이상 높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6화

    윤혜인은 따라가 몇 가지 조사를 받았다.이신우도 따라와 증인을 서주고 있을 줄은 몰랐다.경찰은 윤혜인을 다독이며 주산응이 최소 15날은 구류될 것이라고 했다.윤혜인은 그를 궁지로 내몰 생각은 없었다. 그저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단단히 일러주어 다시는 할머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윤혜인은 이 일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할머니를 서울로 모셔 온 것을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는데 주산응은 어떻게 정확하게 병원을 찾아서 병실까지 들이닥칠 수 있었을까?찝찝한 느낌이 들었지만 주산응에게서는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그녀가 한참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젊은 경찰 한 분이 그녀에게 다가와 물었다.“성함이 윤혜인 되시나요?”윤혜인이 고개를 들자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혹시 절 기억하시나요? 전에 인하파출소에서 근무했던 진운이에요.”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기억났다. 그때 아버지를 치고 도주한 뺑소니범 때문에 인하에 거의 출근 도장을 찍다시피 했었다.서울에 온 이후에도 매년 한 번씩 돌아가 보았지만 사건은 진전이 없었다.진운은 작년에 갓 입사했고 예쁜 미모의 어린 여자였다. 사고가 너무 참담했기에 기억하고 있었다.그녀는: “며칠 전에 예전 동료가 얘기해 줬는데요. 새로운 도주범을 잡았는데 그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수상한 차량을 보았다고 자백했대요. 다른 것들은 아직 조사 중이고요.”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다. 그때 일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순간도 잊은 적 없다.그녀는 진운에게 전화번호를 남겼고 진전이 있으면 연락 바란다고 부탁했다.모든 조사가 끝나고 윤혜인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야 했다.이신우의 차가 마침 그녀 앞에 멈춰 섰다.그녀는 감격하며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괜찮아요.”그의 목소리는 온화했다. 좀 전의 날카로움은 한치도 보아 낼 수 없을 정도였다.“어딜 가요? 데려다줄게요.”“괜찮아요. 택시 부르면 돼요.”이신우는 그녀를 응시하다가 말했다.“타요.”담담한 말투였지만 거절하기 어려운 기운을 풍겼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7화

    병원.“할머니 때문에 혜인이 네가 이런 일을 당하는구나.”할머니는 눈물을 흘렸다.나이가 있으신 할머니는 속상할 때면 눈물을 보이곤 했다.윤혜인의 눈시울도 붉어졌다.“예전에는 할머니가 저를 보호했으니 이제 내가 할머니를 보호하는 거죠.”주산응은 천하의 몹쓸 인간이었다. 그런 그를 위해 할머니는 쓰레기를 줍고 분식을 해서 팔기도 하면서 모진 애를 썼다.그렇게 지금은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병으로 앓고 있어 병원을 떠날 수 없었다.“할머니는 다른 건 괜찮지만 내가 가고 나면 널 돌봐줄 사람이 없고 너의 좋은 짝을 봐줄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될 뿐이야. 그래서 이대로는 눈을 제대로 감지 못하겠어.”윤혜인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그런 말씀 하지 말아요. 할머니는 꼭 100세까지 문제 없어요. 게다가 우리 조만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했잖아요.”흐릿했던 할머니의 눈동자에 희망의 빛이 감돌았다.“다시... 돌아갈 수 있어?”“당연하죠. 비록 이미 팔린 집이지만 누구도 살지 않고 있으니 세 들면 돼요. 그리고 이후에 다시 사들일 수도 있어요.”할머니는 기뻐하며 윤혜인의 손을 잡았다.“그래. 그래. 너무 좋아.”그러다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그날을 기다릴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어제 꿈을 꿨는데 네 아비가 자신을 보러 오라고 하더라. 나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할머니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았지만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할머니는 뭔가를 꺼내 윤혜인에게 건넸다. 안에는 평안 자물쇠였다.“이건 네가 어릴 적에 지녔던 거야. 너의 평안을 지켜줄 거야.”할머니가 하는 매 한마디는 모두 사후를 당부하는 것이었다.그녀는 할머니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할머니, 난 이미 결혼했어요. 상황이 조금 복잡해서 이제야 말해요.”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어떻게 된 건지 물었다.윤혜인은 곧이곧대로 말했고 계약 결혼이란 말만 뺐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였다.“그는 내가 오랫동안 좋아한 사람이에요. 그가 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8화

    똑똑히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불안했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침대에 다시 누워있는데 소원이 점심 먹자며 전화를 걸어왔다.식당에 도착한 윤혜인은 소원을 보고 흠칫 놀랐다.허리까지 오던 머리카락을 짝뚝 귀밑까지 자른 소원 때문이었다.“머리 깎았어?”소원은 짧은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이상해?”“느낌이 달라진 것 같아서 그래. 그래도 예뻐.”소원은 선이 굵어서 머리가 길면 미인이고 단발이면 흑장미였다.정복하기 어려운 느낌을 주었다.그녀의 저기압을 느낀 윤혜인이 물었다.“무슨 일 있어?”소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예전에 누군가가 머리가 허리까지 오면 데려가겠다고 했는데 누구도 데려가지 않으니 자른 것뿐이야.”소원이 말하는 누군가가 누구인지 윤혜인은 알고 있었다. 설득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말을 떼지 않았다.소원이 갑자기 물었다.“이준혁 출장 갔어?”멈칫하던 윤혜인이 물었다.“응. 네가 어떻게 알아?”소원은 육경한에 시달리느라 두 사람이 이미 화해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나 임세희 피드에서 봤어.”윤혜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애써 침착하며 물었다.“어떤 거?”소원은 휴대폰을 켜고 임세희의 피드를 열었다. 거기에는 그녀의 단독 셀카들이 있었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멘트에는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으니 너무 따뜻.’위치까지 태그했고, 해외였다.시간은 이준혁이 전화를 끊어버린 30분 후였다.게다가 그녀 대신 트렁크를 옮기는 것이 이준혁임을 알 수 있었다.비록 옆모습이긴 했지만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두 사람을 아는 지인들이 댓글에 사이가 좋다며 부부냐고 부러워했다.임세희는 웃는 이모티콘으로 답했다.지인들 속에서 그들이야말로 한 쌍이었다.윤혜인은 할 말을 잃었다. 심장이 칼에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다.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소원은 마음이 아팠지만 길게 아플 바엔 짧고 굵게 한번 아픈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침묵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혜인아, 세상에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49화

    소원은 당황했다. 아무리 간이 큰들 약혼녀 앞에서 그를 유혹할 수는 없다.거기에 한 성깔 하는 진아연인데 죽고 싶어 환장하지 않고 서야 그런 짓을 하겠는가?그녀는 발버둥 치며 아니라고 했다.“아니야. 제발 이러지 마. 약혼녀도 여기 있는데 보기라도 한다면...”하지만 육경한의 손은 이미 움직였다. 그녀의 옷을 밀려 올리고 고개를 숙인 그가 항웅큼 물었다.그녀는 그만 고개를 젖혔다.“창피한 건 알기 나 해?”소원은 혹시라도 소리가 날까 이를 악물었다.“약혼녀가 화내면 어떡하려고?”“내가 어떻게 하는지 한번 소리쳐볼래?”육경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되물었다.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소원의 몸이 경직되었다.그것을 느낀 육경한은 담담하게 비꼬았다.“진짜 무서운 가 보네?”“여기서는 이러지 마. 제발.”소원은 애원했다. 하지만 남자의 비웃음만 돌아올 뿐이었다.“그럼 복도 갈까? 아니면 로비에서?”소원은 대답하지 못했다. 육경한은 진짜 그렇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는 거침없었고 두려운 것도 없었다. 게다가 도덕 같은 것도 없어 보였다.아무 말 없는 그녀의 모습에 육경한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육경한은 그녀를 돌려세웠다. 그녀가 거울로 제일 굴욕적인 모습을 마주하게 했다.그리고 냉담하게 말했다.“머리 왜 잘랐어?”머리가 허리까지 오면 된다고 했던 그 약속을 그도 기억하고 있었다.비록 지금 그녀는 그저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고 절대 그녀를 데려갈 수 없었지만 상대가 먼저 약속을 깨는 것이 탐탁지 않는 육경한이었다.약속을 깬다 해도 그가 먼저이지 않는가?그만이 그녀를 발아래 짓누를 수 있다. 머리를 자르는 것으로 그를 도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흔들리고 있는 소원은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귀찮아서.”지금 이렇게 긴 머리를 가꿀 시간이 없었다. 당연히 이것이 근본 원인은 아니었다.그녀도 도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기대하고 싶지 않았고 망상에 젖어 들지 않기 위해서였다.“귀찮?”육경한은 냉소를 지으며 그녀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0화

    진아연이 수그러들 리 없다. 그녀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문을 부수기 시작했다.다행히 견고한 문이었지만 이렇게 나아가다간 언젠가 뚫릴 것이다.문을 부수는 소리와 함께 육경한의 몸이 드디어 자유를 찾았다...소원에게서 떨어진 그는 여전히 느릿한 움직임으로 바지를 입었다.그리고 문으로 다가가 문고리를 잡았다.뒤에 소원의 상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말이다.“육경한!”소원의 절망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얗게 질린 그녀는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아니! 제발... 열지 마!”이 문이 열지면 마지막 남은 그녀의 존엄이 부숴지는 것이다. 그러면 서울에서 제일 천한 여자로 되고 만다.그녀는 괜찮다지만 그녀에게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다. 그들은 견딜 수 없다...육경한은 그녀를 힐끔 보고는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진아연이 욕설을 퍼부었다.“이 나쁜 새끼야!”그리고 걸상을 들어 육경한을 덮쳤다. 그는 걸상을 낚아채 한켠에 던져버렸다.진아연은 그의 가슴을 때리며 눈물을 흘렸다.“어떻게 나한테 이래요!”육경한은 웃으며 말했다.“재미 본 거야. 신경 쓸 게 못 돼.”진아연의 두 눈이 붉어졌다. 다른 여자는 다 돼도 저 여자만은 안 된다.그녀는 아까부터 알아봤다.그녀가 바로 육경한의 전 약혼녀이자 소씨 가문의 아가씨 소원이다.지금은 너무 초라해져 한 마리 개보다도 못한 처지로 몸을 팔고 다니지만 말이다.그녀는 육경한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가 손을 높이 들었다.그리고 ‘쨕쨕’ 소원의 따귀를 때렸다.“네가 감히 사람을 화장실로 유혹해? 소씨 가문의 인간들은 하나같이 왜 이 모양인 거야!”“아니. 그들은 아니야...”소원은 터진 입술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반박했다.그녀는 더러운 몸이지만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깨끗한 분들이다.성실하게 사업을 했지만, 망한 것뿐이다.모두 그녀 탓이다. 전부 그녀 탓이다...“인정도 안 해!”진아연은 소원의 옷을 찢었다. 마치 개를 대하듯 있는 힘껏 그녀의 머리를 내리치고 또 쳤다. 그녀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1화

    소원은 죽을 듯이 일을 벌인 육경한을 노려보았다.남자는 입을 놀리며 글자를 뱉었다.“안 가고 뭐해?”한 글자 한 글자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었다.그 어떤 폭행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갑자기 몸을 떨던 그녀는 겁에 질려 눈물을 떨구기 시작했다.“아니... 그럴 수 없어...”그녀는 실성한 듯 바닥을 기어서 남자의 발을 잡고 애원했다.“넌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그녀의 말에 진아연의 표정이 확 굳었다.육경한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냉정하게 말했다.“무슨 낯으로 과거를 말하는 거야. 서울에서 너의 소씨 가문이 비열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는 있어. 내 말을 따르지 않아도 되니까 네가 선택해.”소원이 어이없이 웃었다.자유?소씨 가문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거액의 빚을 떠안으라는 거야?그렇게 계산한다면 소원은 꽤 가치가 있는 몸이었다.그녀는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깨를 편 그녀는 여전히 같은 말을 했다.“육경한, 난 너에게 빚지지 않았어.”그녀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당당하게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그때 그의 뇌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진짜 소원의 말처럼 그랬던 걸까?소원이 진짜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면?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저 한순간일 뿐이었다.육경한은 강제로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소원의 어느 한마디도 믿지 않으려 했다.소원이 말했던 일에 대해 조사한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조사했지만 하나도 일어난 적 없었다.그는 소원이 악인이라고 생각했다. 소원은 반드시 악인이어야 했다. 아니면 지금 그가 하는 모든 것들은 그를 견딜 수 없게 만들지도 모른다.진아연은 소원을 널리 알리려는 생각을 그만뒀다.그녀가 알려질수록 진아연에게는 불리할 것 같았다.그때 그 일을 제삼자가 알지 못할 거란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소원의 어깨를 밟으며 말했다.“이 년이 아직도 내 앞에서 감히 내 남자를 건드리

최신 챕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800화

    육경한이 그래도 대꾸하지 않자 육연주는 지켜보는 사람이 많은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외쳐댔다.“삼촌, 나 성폭행당했어요. 흑흑흑...”이말에 현장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육경한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육연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지금 뭐라고 했어?”길지 않은 말이었지만 육연주는 면죄부라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육경한의 관심만 남아있다면 다시 저 안으로 들어갈 일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육경한에게는 살아있는 혈육이 별로 많지 않았기에 육연주와 이지애가 제일 가까운 가족이었다. 게다가 육경한은 육연주가 커가는 걸 지켜본 사람이었기에 그 정은 쉽게 무시할 수가 없었다.“나도 몰라요... 방씨 가문인지 서씨 가문인지 모르겠어요. 내 눈을 가리고 골목으로 끌고 가서 바닥에 누르고는... 반항할 새도 없이...”육연주는 이미지를 완전히 내려놓고 마구 울어대기 시작했다. 설명을 듣고 나니 꼴이 왜 그 모양인지, 괴롭힘당한 흔적은 뭔지 알 것 같았다.경비원들은 이미 육연주를 잡고 경찰이 오면 넘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고의로 해치려고 한 건 엄연한 죄였기에 그대로 놓아줄 수는 없었다.육경한이 미간을 찌푸렸다. 육연주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듯 보였다.하지만 소원은 육연주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상태도 그렇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 이런 얘기를 꺼낸 걸 봐서는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는 일을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말할 여자는 이 세상에 없었지만 그중 어딘가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요소도 들어있는 것 같았다.“삼촌, 삼촌, 진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너무 화가 나서 잠깐 정신을 잃은 것 같아요...”육경한이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렸다. 육연주의 사정이 딱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말했다.“네가 빌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야.”비록 소원이 다치지 않게 육경한이 막아주긴 했지만 육연주가 정말 해치려든 사람은 소원이었기에 육경한이 용서한다고 해서 용서할 수 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9화

    육연주도 깜짝 놀란 상태라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 경비원에 의해 바닥에 제압되고 나서야 훌쩍훌쩍 울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삼촌, 삼촌... 나 좀 살려줘요... 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삼촌...”얼굴이 굳어진 육경한이 바닥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남은 힘으로 소원을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너 괜찮아? 황산에 맞은 건 아니지?”육경한이 아래위로 훑으며 소원의 몸에 망가진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소원은 육경한에게 고려 백자 같은 존재였기에 조금의 흠집도 용납할 수가 없었다.아직 놀라움을 떨쳐내지 못한 소원이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나 괜찮아...”“정말 괜찮은 거 맞아?”육경한은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는지 다시 한번 되물었고 소원이 고개를 저어서야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보기 드물게 중얼거렸다.“너만 괜찮으면 됐어. 그러면 된 거야.”육연주가 아직 뒤에서 울부짖고 있었다.“삼촌, 이 사람들 좀 어떻게 해줘요... 너무 아파요. 빨리 풀어주라고 해요.”육경한이 고개를 돌렸다. 지금까지 끔찍이 아껴왔던 조카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육연주는 이제 육경한이 기억하던 순진하고 해맑은 여자아이가 아니었다.“연주야. 너무 실망이다.”육경한이 침통한 심정으로 말했다. 소원을 해치려 드는 사람이 가족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지금 소원에게 손대면 소원뿐만이 아니라 소원 뱃속의 아이까지 위험해지게 된다. 아까와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조금만 엇나가도 평생 후회했을 것이다. 그러니 가족 간의 정이라 해도 더 봐줄 수가 없었다.육연주는 살짝 무섭긴 했지만 지금까지 줄곧 자기를 아껴줬던 육경한이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울기만 하면 육경한의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육연주가 무슨 사고를 치든 나서서 뒤처리를 해주던 사람이 바로 육경한이었으니 이다.육연주가 이렇게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변한 것도 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삼촌... 삼촌...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8화

    소원이 비웃으며 물었다.“가질 수 없으면 부숴버리는 게 사랑이라면 그 사랑 참 위대하네요.”“현재 씨는 원래 내 꺼였어요. 소개팅한 그날부터 나는 사랑에 빠졌다고요.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왜 나와 소개팅했겠어요?”육연주가 늘어놓는 말은 정말 갈수록 가관이라 소원도 더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행색이 다소 이상해 보이는 육연주를 정신과에 데려가는 게 어떻겠냐고 육경한에게 제안해 볼 참이었다. 얼핏 보기엔 큰 자극을 받아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것 같았다.육연주는 아직도 씩씩대며 중얼거렸다.“다 너 때문이야. 빌어먹을 년. 여우 같은 년. 우리 삼촌을 꼬드긴 것도 모자라 내 남편까지 꼬드겼잖아.”소원은 새로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욕을 들으며 어이가 없었다. 아까 이지애도 똑같은 욕을 했고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생각이 막무가내라 입씨름을 벌여봤자 전혀 의미가 없었다.더는 실랑이를 벌이기 싫었던 소원이 자리를 떠나려는데 육연주가 갑자기 쫓아오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병사리를 들고 욕설을 퍼부었다.“죽어. 네가 없어지면 현재 씨도 나 바라봐주겠지. 그래야 현재 씨가 나 영원히 사랑해 줄 거야.”마침 차를 끌고 온 주석훈이 이를 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소원 씨, 조심해요.”차로 박을 수도 없는 일이라 일단 먼저 세우고 차에서 내려 그쪽으로 뛰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육경한의 보디가드도 이지애를 끌어내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였기에 소원 옆에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소원은 육연주의 손에 들린 게 뭔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었지만 좋은 물건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뚜껑이 열리자 코를 찌르는 냄새가 공기 속으로 퍼졌다.눈살을 찌푸린 소원은 속에 든 것이 황산임을 단번에 알아챘다. 미쳐버린 육연주가 소원의 얼굴을 망가트리려 하고 있었다.소원이 자기도 모르게 한 손으로 얼굴을 막으며 다른 손으로 육연주를 밀어내려 했지만 육연주가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와 그럴 수가 없었다. 피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육연주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7화

    두 사람의 관계는 이혼한 거나 다름없지만 이혼 신청은 아이가 태어난 다음에 보충한다고 보는 게 맞았다.게다가 소원은 육경한이 했던 말을 도로 무를까봐 그러는지 변호사까지 대동했고 이혼 협의를 공증까지 하겠다고 했다. 소원도 쩍하면 제멋대로 약속을 어기는 육경한이 너무 무서웠지만 그래도 아이를 남기는 건 육경한의 제안뿐만이 아니라 뱃속에 아이가 생기면서 포지션이 다시 엄마로 변하는 바람에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처음에는 따듯하게 반겨주지 못했지만 아이의 형상이 소원의 마음속에서 점점 입체감 있게 만들어지고 있었다.잘못은 어른이 했고 아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기에 소원도 아이의 살 권리를 함부로 뺏을 수는 없었다.육경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 이런 불평등 조약에도 속수무책인 건 그가 이기적이게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생긴 일이었다.“걱정하지 마. 이 아이가 태어나면 너 자유롭게 해줄게.”육경한이 사인하며 말했다. 이젠 서로에게서 자유로워질 때가 된 것이다. 소원과 아이를 보호하며 여생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았다. 이제 정말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다른 일 없으면 이쯤 하자."소원이 이렇게 말하며 주지훈과 자리를 떠났고 육경한은 멀어지는 두 사람을 뒤에서 지켜봤다.밖으로 나온 두 사람이 차를 타고 떠나려는데 갑자기 앞에 육연주가 나타났다.“소원.”육연주가 소원을 불러세웠다. 옷은 어딘가 헝클어져 있었고 표정도 약간 이상했는데 더 무서운 건 몸에 괴롭힘과 학대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었다.소원은 육연주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몰라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인생을 망쳤어.”누가 모녀 아니랄까 봐 하는 말도 이지애와 똑같아 소원은 절로 웃음이 났다.“당신들이 내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은 안 해요? 잘못을 저질러서 벌받는 건데 왜 자꾸만 다른 사람이 당신 인생을 망쳤다고 하는 거예요?”소원은 이 사람들의 뇌 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6화

    방씨 가문에서 지키려 한다 해도 방민아의 인생은 별로 희망이 없었다.육연주는 적게 연루되기도 했고 육경한이 손쓴 덕분에 구치소에 한 달 구금되었다가 나왔다. 육경한이 육연주에게 변호사를 찾아줬지만 육연주 모녀는 이를 소원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 한사코 거절하면서 일부러 육연주를 구치소에 들여보냈고 육경한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하지만 육연주 모녀가 모르는 게 있었다. 받은 대로 돌려주는 게 원칙인 방씨 가문은 방민아가 이 지경까지 된 게 다 육연주 탓이라고 생각한 이상 복수를 준비할 것이고 그 후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그다음은 서씨 가문이었다. 육연주가 서씨 가문에서 보낸 시간은 그리 오라지 않았지만 서현재의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람이 점점 이상해진 데다 원래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재벌 집 아가씨라 서씨 가문에 척을 진 사람이 많았다.지금의 서씨 가문은 몰락하게 되었고 서현재가 암 덩어리 같은 사람들을 서씨 가문에서 몰아내긴 했지만 줄곧 호의호식하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그 어떤 미친 생각을 해도 놀라울 건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육연주가 계속 서울에서 나댄다면 앙심을 품은 서씨 가문 사람들이 기회를 노리고 복수해 올 수도 있기에 아예 이지애와 함께 외국으로 나가 피신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지만 모녀는 육경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소원에게 홀려 인사불성이라고만 생각했다.이지애는 끌려가면서 육경한에게 원망을 퍼붓기도 했다.“경한아, 네가 어떻게 우리한테 이래? 우리가 잘해준 거 다 잊은 거야? 여자 하나 때문에 피도 눈물도 없이 우리를 내치겠다고? 가족인데 어떻게 그래?”사실 잘해줬다고 할 것도 없었다. 상대편에 서서 손가락질하지 않고 돈 몇십만 원 쥐여준 게 전부였다. 이지애도 그때는 살만했기에 양심이라는 게 남아있었고 조금의 ‘선심’을 베풀었지만 육경한은 갚아야 할 돈보다 천 배, 만 배는 더 많은 돈으로 보답했다.다만 이지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모든 사람을 빚쟁이 대하듯 대했다. 돈이 많으니 이걸로는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5화

    “경한아... 억울해서 죽을 것 같구나. 쟤가 어떻게 했는지 아니? 날 욕하고 때리고...”이지애는 모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소원은 어이가 없는 상황에 헛웃음만 나왔고 한편으로는 육경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육경한은 이 일에 엮이고 싶은 생각조차 없는지 차가운 표정으로 옆에 서 있는 경호원을 바라봤다.“가만히 서서 뭐 하는 거야? 빨리 데려가.”육경한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한 경호원들은 두피가 저릿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죄송합니다. 대표님. 지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이지애는 육경한이 자신의 편을 들 거라고 생각해 재빨리 다각 그의 손목을 잡았다.“역시 경한이가 최고야. 우린 가족이라는 걸 잊으면 안 돼. 저 여자가 우리 남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거야.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연주가 안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살도 많이 빠졌어. 삼촌이 무시한다며 얼마나 울었는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지애는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챘다.‘경호원이 왜 나한테 오지?’‘저 천박한 계집애를 끌어내지 않고 뭐 하는 거야.’“잠깐만... 지금 착각하는 모양인데 경한이는 저 여자를 끌어내라고 한 거야. 옆에 있는 변호사까지 묶어서 밖으로 쫓아내.”경호원들은 이지애처럼 눈치가 없고 멍청하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육경한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명성을 더럽히는 이지애였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빽이 있다며 대표님과 미우 그룹을 언급하는지...’‘대표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인데,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런 거지?’경호원들은 이지애의 헛소리를 무시하고 그녀를 끌고 나갔다.현실 부정 중인 이지애는 육경한의 팔을 꽉 잡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경한아, 말 좀 해봐. 저 여자 쫓아내려고 했잖아. 나는 네 누나야. 어떻게 가족을 버리고 외부인 편을 들 수 있어? 경한아...”이지애는 눈물을 쏟았다.“말 좀 해봐.”“누나.”육경한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진지하게 말했다.“여러 번 말했잖아요. 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4화

    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대뜸 욕을 바가지째로 먹었다.그럼에도 이지애는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X신들. 멍청하기는.”방금까지 동정심을 느끼던 여자에게 심한 욕을 먹었으니 다들 어이가 없었고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리는 소리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그 엄마에 그 딸이라는 말을 지껄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저렇게 추잡스러운 엄마 밑에서 자란 딸이 뭘 보고 배우겠어요.”“그러니까요. 좋은 사람이었다면 구치소에 수감되었겠어요?”이지애는 여론이 이렇게 빨리 바뀔 줄 몰랐는지 더욱 흥분했다.“너희들이 뭘 알아. 이 여자가 내 딸을 해쳤고 내 딸은 피해자야. 이 여자가 헛소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수감될 일도 없었어.”사람들은 더 이상 이지애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가 소리 지르며 욕하는 모습은 정말 품위가 없어 보였다.“그쪽이 돈 많고 대단한 사람이라면서요? 딸이 억울하게 누명을 썼으면 당연히 빼냈겠죠.”이때 한 아주머니가 일침을 놓았다.“맞는 말이에요.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잡았겠어요? 다 이유가 있는 거지.”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맞장구를 쳤다.“이유 없이 사람을 잡았다면 돈도 없고 인맥도 없는 우리가 일 순위이겠죠.”“됐어요. 됐어요. 이만하고 다들 들어갑시다. 구경났어요?”아파트 단지 관리자가 달려와 구경 중인 사람들을 돌려보냈다.그 시각.육경한은 고위급 회의에 참석 중이었고 황진수는 전화를 받고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육경한은 해외의 유명 대기업과 협상하는 회의에 참석했다. 중요한 회의인 만큼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하지만 소원에 관한 일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았기에 황진수는 몇초간 망설이다가 결국 회의실로 들어갔다.사람들의 의아한 시선을 받으며 그는 육경한에게 다가가 보고 했다.그러자 육경한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더니 옆에 있던 황진수를 회의석으로 끌어당겼다.“네가 해.”‘지금 나한테 이 중요한 회의를 떠맡기고 간 거야? 내가 이런 걸 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3화

    소원은 비명을 지르며 손으로 허리를 짚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가 그녀를 부축했다.“소원 씨, 괜찮아요?”말을 건넨 사람은 주석훈이었다.오늘 아침 두 사람은 합의 사항을 만들기 위해 만나기로 약속했다.그러다가 미친 사람처럼 소원에게 달려드는 이지애를 목격했고 소원이 중심을 못 잡고 뒤로 넘어지려던 찰나에 타이밍 좋게 나타나서 부축했다.옆에서 발악하던 이지애는 어디선가 나타난 경호원에게 제압되었다.“너 누구야? 감히 날 막아?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경호원에게 꽉 붙잡힌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앞으로 나가려는 모습은 정말 우스꽝스럽다.이지애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당장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내가 누군지 알아? 미우 그룹 대표가 내 동생이야.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다들 죽고 싶어서 환장하는구나. 내 동생이 오면 너희는 하나도 빠짐없이 서울에서 쫓겨날 거야.” 이지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소리쳤다.반응을 보니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육경한이 보낸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눈치다.경호원들은 육경한과의 관계를 듣고 쉽게 손을 쓰지 못했다. 그들의 임무는 소원을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기에 이지애가 해치지 못하게 손을 묶어두었다.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이지애와 소원이 다투고 있을 때 곧바로 육경한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었다.이지애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녀는 소원을 부축하는 주석훈을 보며 막말을 퍼부었다.“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 동생이랑 헤어진 지 며칠 됐다고 또 다른 남자를 만나? 너는 남자를 꼬시는 게 취미야?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하여튼 개 버릇 남 못 준다니까.”이지애의 말은 듣기 굉장히 거북했고 소원은 방금 한 대만 때리고 멈춘 자신을 원망했다.그 시각 주석훈은 단호한 표정으로 이지애를 바라봤다.“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것도 처벌 대상입니다. 제 의뢰인이 내연녀라는 증거가 있나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일방적인 모함에 속하고 법에 의거하여 충분히 고소할 수 있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792화

    이지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생트집을 잡았다.그러나 사건의 경과를 모르는 동네 사람들은 무작정 소원을 내연녀라고 생각했다.하필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시간이라 하나둘씩 밖으로 나와 수군거리기 시작하더니 소원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이를 본 이지애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오늘 기필코 소원을 짓밟으리라 다짐했다.그녀는 계속하여 소리쳤다.“빈말이 아니라 여러분은 남편 간수 잘해요. 한동네 살다가는 이 여자한테 홀랑 넘어갈 수도 있다니까요?”소원은 분노로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말조심하세요. 계속 이런 허위 사실을 퍼뜨리면 고소할 겁니다.”소원이 경찰에게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꺼내자 이지애는 단번에 핸드폰을 쳐냈다. 소원을 모욕하려고 찾아온 만큼 절대 경찰에 신고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핸드폰이 쿵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너무 화가 났던 소원은 맞서 싸우려고 했지만 그 타이밍에 이지애가 손을 들어 그녀를 밀었다.계단에 서 있던 소원은 이지애가 손을 뻗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허리를 짚었다.그러고선 자신의 본능적인 행동에 깜짝 놀랐다,‘내가 왜... 이 아이를 신경 쓰는 거지...’그녀의 몸은 이미 아이를 지켜야 한다고 스스로 결정한 것 같다.비록 소원은 결정을 내린 상태가 아니지만 본능이 이렇게 행동하게끔 그녀를 이끌었다.이런 제스처를 취하는 건 타고난 모성애일까?이지애는 죄책감을 느낀 소원이 겁을 먹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착각했다.아니나 다를까 더욱 뻔뻔하고 오만한 태도로 욕설을 퍼부었다.“다들 봤죠? 겁먹었잖아요. 잘못한 게 있으니까 죄책감을 느끼는 거예요.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뗄 수 있겠어요?”“이 여우 같은 계집애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세요. 남자에 환장한 X이에요. 천박한 것.”주변 사람들은 이지애의 말을 듣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우리 동네에 이런 여자가 살고 있었다니. 정말 몰랐네요.”“이래서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거야. 저 예쁜 얼굴로 이런 짓을 할 줄 누가 알았겠어? 남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