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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똑똑히 들은 것은 아니었지만 불안했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침대에 다시 누워있는데 소원이 점심 먹자며 전화를 걸어왔다.

식당에 도착한 윤혜인은 소원을 보고 흠칫 놀랐다.

허리까지 오던 머리카락을 짝뚝 귀밑까지 자른 소원 때문이었다.

“머리 깎았어?”

소원은 짧은 머리를 만지며 물었다.

“이상해?”

“느낌이 달라진 것 같아서 그래. 그래도 예뻐.”

소원은 선이 굵어서 머리가 길면 미인이고 단발이면 흑장미였다.

정복하기 어려운 느낌을 주었다.

그녀의 저기압을 느낀 윤혜인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

소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예전에 누군가가 머리가 허리까지 오면 데려가겠다고 했는데 누구도 데려가지 않으니 자른 것뿐이야.”

소원이 말하는 누군가가 누구인지 윤혜인은 알고 있었다.

설득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말을 떼지 않았다.

소원이 갑자기 물었다.

“이준혁 출장 갔어?”

멈칫하던 윤혜인이 물었다.

“응. 네가 어떻게 알아?”

소원은 육경한에 시달리느라 두 사람이 이미 화해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나 임세희 피드에서 봤어.”

윤혜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애써 침착하며 물었다.

“어떤 거?”

소원은 휴대폰을 켜고 임세희의 피드를 열었다. 거기에는 그녀의 단독 셀카들이 있었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

멘트에는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으니 너무 따뜻.’

위치까지 태그했고, 해외였다.

시간은 이준혁이 전화를 끊어버린 30분 후였다.

게다가 그녀 대신 트렁크를 옮기는 것이 이준혁임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옆모습이긴 했지만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

두 사람을 아는 지인들이 댓글에 사이가 좋다며 부부냐고 부러워했다.

임세희는 웃는 이모티콘으로 답했다.

지인들 속에서 그들이야말로 한 쌍이었다.

윤혜인은 할 말을 잃었다. 심장이 칼에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다.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소원은 마음이 아팠지만 길게 아플 바엔 짧고 굵게 한번 아픈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침묵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혜인아,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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