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3화

의사가 말했다.

“어르신의 최신 건강 검진 보고서에 따르면 전신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보시면 돼요.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머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요. 집으로 모시고 최대한 마음속의 소원을 이뤄드리세요.”

병실을 나선 윤혜인은 얼빠진 상태였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고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가까운 의자를 찾아 잠시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그때 간병이 초췌한 그녀를 발견하고 급히 다가와 물었다.

“아가씨, 무슨 일이에요?”

윤혜인은 아무 말 없이 휴대폰을 꺼냈다. 손이 너무 떨려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줌마, 저 대신 번호를 눌러주세요.”

이준혁의 번호는 단축키 ‘1’에 저장되었다.

그녀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녀의 모습에 간병인은 깜짝 놀라며 휴대폰을 받아들여 1을 꾹- 눌렀다.

신호음만 갈 뿐 응답이 없었다.

다시 한번 걸어보지만, 여전히 닿지 않는다.

간병인은 윤혜인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또 걸어요?”

“네.”

윤혜인은 고집스러웠다.

기운이 하나도 없어 그녀는 지금 그가 필요했다.

그녀의 손을 잡고 할머니의 소원을 이뤄드려야 했다.

세 번째 연결음이 흘러나오고 전화는 끝내 연결되었다.

조금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왜 그래?”

지금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녀가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오면 안 돼요? 할머니가...”

그때 연약한 여자의 목소리가 윤혜인의 말을 잘랐다.

“오빠...”

윤혜인의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당신, 임세희랑 같이 있는 거예요?”

“그래, 세희가-”

“이준혁!”

윤혜인은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물었다.

“거기는 지금 밤인데 같이 있단 말인가요?”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병상에 누워있는 임세희을 바라보다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돌아가면 다 설명할게.”

이윽고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준혁은 전화를 움켜쥐고 다정하게 다독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