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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할머니는 재빨리 응급실로 옮겨졌다.

온몸이 경직된 윤혜인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신우는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며 물었다.

“걸을 수 있겠어요?”

윤혜인의 작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 거의 반투명한 상태로 언제든지 쓰저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침대를 짚으며 강인하게 일어섰다.

매우 맑은 눈동자를 가진 윤혜인이지만 지금은 공허함으로 가득했다.

“고마워요.”

윤혜인은 가볍게 인사했다.

할머니 앞에서 어느 정도의 품위는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줘서 그에게 고마웠다.

잠시 숨을 돌린 그녀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

그때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왔고 윤혜인에 허리를 굽히며 차분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낮은 목소리는 마치 저주처럼 들렸고 텅 빈 복도에서 울려 퍼졌다. 윤혜인은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뒤로 한 발 물러섰다.

그녀의 두 손은 의사의 팔을 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착간 한게 아니에요?”

이렇게 심각한 건 아니었다.

의사가 그저 남은 날이 많지 않았고 했을 뿐 지금 당장 떠난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럴 리 없어요... 그렇죠?... 아침에만 해도 할머니는 고향의 잣빵을 먹고 싶다고 했어요. 아직 드셔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가는 겁이 어디 있나요?”

그녀는 무릎을 꿇고 의사의 팔을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제발... 할머니를 살려주세요... 제발요. 돈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할머니의 병을 볼 수 있을 정도는 있다고요... 적어요...”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울먹였다.

“적어도 잣빵정도는 드시고 가야죠...”

할머니가 배를 곯으면 어떡하는가.

윤혜인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녀는 지금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다.

옆에 있던 간호사는 급히 그녀의 팔을 잡으며 위로했다.

“아가씨의 마음을 이해해요. 진정하시고 눈으로 할머니를 마지막을 담으세요.”

하지만 윤혜인은 가고 싶지 않았다. 붉어진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할머니는... 거기에 없어요... 병실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세요.”

그녀는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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