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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런 느낌인 것 같다.

그저 아주 평온했고 그렇게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그런 느낌.

오후에 이신우가 빈소를 찾았다.

그는 이준혁을 지나치면서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갔다.

할머니에게 정중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는 윤혜인을 마주했다.

수없이 많을 도움을 받았기에 윤혜인은 몸을 일으켜 고마움을 표시했다. 너무 급히 움직인 탓 그녀는 잠시 휘청거렸고 이신우가 잡아주어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이준혁은 이 장면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윤혜인과 삼촌... 어떻게 아는 사이지?

이신우는 이내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가 문을 나서려는데 이준혁이 먼저 그를 불렀다.

“삼촌.”

이신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짙은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혜인이는 내 와이프예요.”

경고이면서도 떠보고 있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삼촌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36살 이신우가 아직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어서라고 여겼지만 이준혁은 그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란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사람 때문에 할아버지와 대적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어렴풋하게 전해 들은 데 의하면 명문가의 아가씨라 윤혜인과는 출신부터 달라 이신우가 이러는 이유가 더욱 궁금했다.

이신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은 너의 와이프란 걸 알고 있어.”

지금은?

여러 가지 뜻을 포함하고 있는 한마디에 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신우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준혁의 꽉 쥔 주먹에 힘이 들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윤혜인은 억지로 몇 술 뜨는 정도였다.

이준혁이 뭐라 하고 싶었지만, 그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밤에 윤혜인은 빈소를 지켰다.

이것은 그녀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밤이었다. 내일이면 할머니를 보내드려야 한다.

비는 아직 내리고 있었고 이준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부동자세로 있었다.

이건 그가 할머니께 마지막으로 해드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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