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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소원은 당황했다. 아무리 간이 큰들 약혼녀 앞에서 그를 유혹할 수는 없다.

거기에 한 성깔 하는 진아연인데 죽고 싶어 환장하지 않고 서야 그런 짓을 하겠는가?

그녀는 발버둥 치며 아니라고 했다.

“아니야. 제발 이러지 마. 약혼녀도 여기 있는데 보기라도 한다면...”

하지만 육경한의 손은 이미 움직였다. 그녀의 옷을 밀려 올리고 고개를 숙인 그가 항웅큼 물었다.

그녀는 그만 고개를 젖혔다.

“창피한 건 알기 나 해?”

소원은 혹시라도 소리가 날까 이를 악물었다.

“약혼녀가 화내면 어떡하려고?”

“내가 어떻게 하는지 한번 소리쳐볼래?”

육경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되물었다.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소원의 몸이 경직되었다.

그것을 느낀 육경한은 담담하게 비꼬았다.

“진짜 무서운 가 보네?”

“여기서는 이러지 마. 제발.”

소원은 애원했다. 하지만 남자의 비웃음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럼 복도 갈까? 아니면 로비에서?”

소원은 대답하지 못했다. 육경한은 진짜 그렇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거침없었고 두려운 것도 없었다. 게다가 도덕 같은 것도 없어 보였다.

아무 말 없는 그녀의 모습에 육경한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육경한은 그녀를 돌려세웠다. 그녀가 거울로 제일 굴욕적인 모습을 마주하게 했다.

그리고 냉담하게 말했다.

“머리 왜 잘랐어?”

머리가 허리까지 오면 된다고 했던 그 약속을 그도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지금 그녀는 그저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고 절대 그녀를 데려갈 수 없었지만 상대가 먼저 약속을 깨는 것이 탐탁지 않는 육경한이었다.

약속을 깬다 해도 그가 먼저이지 않는가?

그만이 그녀를 발아래 짓누를 수 있다.

머리를 자르는 것으로 그를 도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흔들리고 있는 소원은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귀찮아서.”

지금 이렇게 긴 머리를 가꿀 시간이 없었다. 당연히 이것이 근본 원인은 아니었다.

그녀도 도발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기대하고 싶지 않았고 망상에 젖어 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귀찮?”

육경한은 냉소를 지으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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