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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문밖에는 이제 이준혁과 곽경천만 남았다.

독이 서린 눈빛으로 곧 이준혁이 곽경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남준 씨는 어디 있죠? 이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할 짓입니까?”

그러자 곽경천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그는 이 두 사람이 가짜 결혼을 했고 함께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핑계를 대야 할지 고민하는 그때, 배남준이 온몸에 빗물을 뒤집어쓴 채 급히 다가와 초조하게 말했다.

“혜인이는 어디 있어?”

하지만 곽경천이 대답할 틈도 없이 이준혁의 주먹이 배남준의 얼굴에 강하게 꽂혔다.

그러자 배남준은 몸을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고 불같은 분노가 서린 눈으로 이준혁은 한마디씩 또렷하게 말했다.

“말해 보세요. 무슨 일로 임신한 아내를 집에 혼자 두고 나올 수 있었는지!”

온몸에 살기를 가득 띤 채 이준혁은 위협적으로 다가갔다.

“그쪽이 맞아 죽지 않을 만큼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한번 말해 보세요!”

배남준은 목소리가 잠긴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자책감에 휩싸여 있었고 그 감정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모든 게 그의 잘못이었다. 경험이 부족해 윤혜인이 아무거나 먹게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게 아니었더라면 예정일보다 열흘이나 일찍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이준혁이 배남준을 때리는 건 당연했고 그 역시 자신을 때리고 싶었다.

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그에게 이준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연달아 날렸다.

곽경천은 이준혁이 배남준을 때리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러나 가짜 결혼 사실을 밝힐 수 없었고 배남준이 윤혜인 곁에 없었다는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여 곽경천은 이준혁의 팔을 잡고 외쳤다.

“이준혁 씨, 진정해요!”

그러자 이준혁이 매서운 눈빛으로 곽경천을 밀쳐냈다.

“뭐요? 이 남자가 곽경천 씨 여동생을 신경도 안 썼는데 그냥 넘어가겠다는 겁니까?”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을 할 수가 없어 답답했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고 사실 배남준이 윤혜인 곁을 지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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