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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눈을 떠봐도 앞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어둠이었다. 이에 윤아름은 부모님이 차 사고가 났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갑자기 닥친 슬픔에 스트레스성 실명에 걸렸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나날은 윤아름에게 잊을 수 없는 악몽이 되었다.

“... 아악.”

잠깐 침묵하던 윤아름이 겁에 질린 듯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는 갈라질 대로 갈라져 있었고 성대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너무 아팠다. 게다가 아까 억지로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더 화끈거렸다.

아까 식당에서 목이 나갈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서 성대를 상한 건지 소리를 낼 때마다 너무 아팠다.

하지만 윤아름은 지금 너무 무서웠다. 눈이 멀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고 악몽의 심연으로 빠지는 게 두려웠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윤아름은 의자에 묶인 채 바닥으로 넘어졌다.

팔이 딱딱한 바닥에 부딪혀 부러질 듯 아팠고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반신불수가 딱 이런 상태일 것 같았다.

이때 누군가가 큰 손으로 그녀를 일으켰다. 그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눈을 가렸던 띠를 풀었다. 윤아름은 그제야 다시 빛을 볼 수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남자는 샹들리에의 빛을 받아 온몸이 반짝반짝 빛나는 게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해 보였지만 윤아름은 그런 남자의 모습이 우스울 뿐이었다.

가면, 다 가면이었다.

“느낌은 어때?”

원진우는 뻔히 알면서 일부러 이렇게 물었다. 윤아름에게 그 기억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면서 마치 자선가처럼 웃으며 느낌이 어떠냐고 묻고 있으니 말이다.

윤아름은 빠득빠득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꽉 악물었다. 원진우의 살을 가르고 뼈를 발라내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건 내가 해야 하는 질문 아니야?”

윤아름이 이를 갈더니 말했다.

“내 부모님을 죽인 사실을 영원히 잊지 말라고 이러는 거야?”

윤아름이 비아냥댔다.

“이러지 않아도 기억해. 부모님을 죽인 사람인데 평생 못 잊지.”

윤아름은 오랫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하느라 참아왔던 울분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제는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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