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원장은 어색하게 허허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런 일이 없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최근에 네가 다큐멘터리도 촬영하고, 전시회도 참석하고, 며칠 동안 밤을 지새웠기에, 그저 휴가를 주려고 그런 것이야. 푹 쉬라고. 너무 그렇게 일만 하면 몸이 망가져.”이렇게 얘기하니, 신은지도 더 이상 묻지 못했고, 허 원장이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는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있었다.연속으로 두 가지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박태준이 떠나기 전에 아침에 했던 얘기를 비춰보면, 아무리 빙빙 둘러서 얘기를 했다고 해도, 그녀가 그 뜻을 알지 못하면 바보 멍청이인 셈이니!전화를 끊고, 신은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짜증이 났다!옆에 있던 신지연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이고, 해고당했어? 쌤 통이야!”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고, 머리 돌려 매섭게 보면서 얘기했다. “넌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여긴 공적인 장소야, 내가 여기 있는데……”네가 허락해야 해?신은지는 그 말을 듣기 싫어서 가버렸다. 그 느낌은 마치 전력으로 주먹을 휘둘렀지만, 솜에 닿은 듯한 그런 느낌, 말을 독하게 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하여 더 답답한 그런 느낌이었다!택시에 앉은 후, 신은지는 박태준에게 전화했고, 한참 지나도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그녀는 더 이상 전화하지 않았다. 아침에 떠날 때 많이 화를 냈는데, 전화 받을 리가 없었다!됐다, 집에 가서 휴식이나 하자. 그녀는 이참에 차를 살 계획을 했다. 차가 없으니 어딜 가든 불편했다.이럴 줄 알았다면, 집을 나올 때, 그녀가 운전하던 차를 가지고 나오는 것인데, 그러면 이렇게 불편하진 않을 텐데.그녀는 다음 날에 차를 사러 가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에 변고가 생겼다.신은지는 배달음식을 시키자, 노크 소리를 들었고 이어서 집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집에 있어요? 있으면 문 좀 열어봐요, 내가 할 얘기가 있어요.”이 얘기를 듣자, 신은지는 마음속에 말 못 할 불안감이 생겼다. 그녀는 가서 문
신은지는 전화 끊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10분 뒤, 경철이 왔다. 상황을 알아본 후, 집주인 등 사람은 돌아갔다. 욕설하는 소리가 멀어지고, 그녀는 자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다. 소파에 앉아, 인터넷에서 집을 찾아보고 있었다.오늘 밤, 집주인과 사이가 안 좋게 되었으니, 그녀는 더 이상 이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마침 괜찮은 집을 보고, 자세히 보려고 할 때, 전화가 들어왔다. 외국의 낯선 번호였다.신은지는 외국에 친구가 없었고, 예전이었으면, 보이스피싱으로 간주하고 바로 끊었었지만, 이번에는……그녀는 전화에 찍힌 번호를 보고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전화 받았다. “여보세요.”발신자의 목소리는 익숙하고 낯설었다. “은지야, 아빠야.”신은지는 예상했었고, 짜증 나는 말투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아빠는 그저 네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예전에……”신은지는 그의 말을 중단했다. “목적만 얘기해요.”엄마의 유품을 가져올 생각이 아니었으면,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신진하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억누르고 말했다. “네 동생 어제 전화 왔었다. 유성이가 마음에 든 모양인데, 네가 기회를 봐서 두 사람 자리 한번 마련해서 소개해 줘.”신은지는 침묵했고, 이것 때문에 전화한 것을 짐작했다.그녀가 말을 듣지 않자, 신진하는 세뇌하기 시작했다. “아빠는 네가 많이 힘들었던 것을 알아. 하지만 너와 지연은 혈연관계가 있는 자매잖아. 네가 박씨 가문에 시집갔지만, 둘 사이 관계가 안 좋다고 들었어……너를 버리는 것이 헌신짝을 버리듯 쉬운 일인데, 하지만 네 동생이 나유성에게 시집가면, 박 대표가 너와 이혼할 마음이 있다고 해도, 지연이가 너를 도와줄 수 있고, 여생은 편하게 살 수 있잖니.”신은지는 단도직입적으로 조건을 얘기했다. “엄마 물건, 돌려줘요.”“그 물건은 내가 미국에 가져왔어, 국제 택배가 엄격하다고 들었는데, 행여 잃어버리기도 한다면?”남아있는 물건이 있을 수가 있겠는가? 팔 수 있는 것은 팔고, 팔지 못하는
문자를 보내고, 신은지는 박태준이 회신을 하기 전에 바로 그를 블랙 리스트에 넣었고, 트렁크를 끌고 부동산 중개업체를 떠났다.지금은 출퇴근 시간이고, 택시 잡는 것이 힘들었기에, 그녀는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 쉬려고 했다. 오늘 이사하고, 집을 찾고 했기에 그녀는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띠띠”이때 블랙 차량이 옆에 멈춰 섰고, 신은지가 머리 돌려 보니, 차량 조수석의 창문이 열렸고, 나유성의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은지, 너 지금 이게 뭐야?”“이사, 오늘 6시에 계약하려고 했는데, 집주인이 갑자기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어.” 그녀는 초라한 모습을 나유성에게 보이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넌, 왜 여기 있어?”앞엔 병원이 있었고, 이 길엔 구멍가게가 많았다. 그리고 오래된 동네라 길도 좁고, 딱 보기에도 나유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나유성 “오늘 친구랑 등산했어. 돌아가는 길이야……일단 타, 여긴 주자 못해.”신은지에게 거절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그는 차에서 내려 그녀의 짐을 차에 실었다. “어디 가? 내가 데려다줄게.”신은지는 조금 전 앱으로 찾아보았고, 제일 가까운 호텔은 3킬로 정도의 거리였다. 트렁크를 끌고 걸어가는 것은 힘들었기에, 그녀는 이참에 차를 타고 가려고 했다. “아무 호텔이나 찾아서 내려줘.”나유성은 차를 운전하면서 물었다. “전에 집은 어쩌고? 왜 갑자기 이사 해?”“잘살고 있었지, 근데 박태준이 자식이, 무슨 수단을 썼는지,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해.”그 사람을 생각하니, 신은지는 이가 갈렸다. “내가 집을 다시 구해서 오늘 계약하려고 했는데, 또 그 놈이 훼방 놓았고, 그 놈은 훼방꾼이야.”나유성 “……”아마 이 세상에서 박 대표를 이렇게 욕할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일 것이다.그는 참지 못하고 웃고 말았다. “태준의 성격으로 보아, 이렇게 하는 건 그저 네가 항복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일 거야.”그는 확신하는 말투로 얘기했다. 두 사람은 친구로 오랜 시간 함께했고,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
나유성은 메뉴를 보고 있었고, 그 얘기를 듣자, 그는 머리 들어 조용하게 레몬티를 마시고 있는 신은지를 보면서 추호도 주저하지 않고 얘기했다. “그런 일, 은지는 하지 않아요. 만약 진짜로 소개해 주고 싶으면, 은지는 먼저 나에게 내 의견을 물었을 겁니다. 신지연 씨, 사람 사이 이간질 하는 것을 즐기시면, 죄송한데 다른 자리에 가서 하세요.”신은지는 의아해했다.그녀와 나유성은 무조건 신뢰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었고, 예전 같았으면, 그는 그저 두 사람 사이가 어색하지 않게 말을 돌려서 했을 것이다.예전에 신지연보다 더 무례하고 제멋대로인 여자한테도 이렇게 얘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신지연은 얼굴이 빨개졌고, 난처한 나머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비록 나유성은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지만, 테이블 사이 간격은 크지 않았고, 주변에 이미 사람들이 다 앉았기에, 그녀는 모든 사람이 그녀의 흉을 보는 것만 같았고, 심지어 잘 들리지 않는 낮은 소리마저 그녀를 조롱하는 소리로 들렸다.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울먹이면서 얘기했다. “유성 오빠, 오해세요. 전 그러지 않았어요. 제가 한 얘기는 전부 사실입니다. 진짜로 언니가 저희를 소개해 주려고……”나유성 “죄송합니다, 전 누군가가 저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요, 저를 ‘나 선생님’이라 불러주세요.”신은지는 참지 못하고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역시, 남자는 사실 모두 알고 있었다. 거짓인지 진실인지를 구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속아주는지 아닐지에 좌우할 뿐이다.박태준은 속아주기로 했고, 그것도 기꺼이 알면서 속아주기로 한 것이다.이번에, 신지연은 진짜로 참을 수가 없었다. 나유성처럼 기품 있는 귀공자인 그가, 예의 없이 여자에게 이렇게 거슬리는 얘기를 하다니, 그것도 신은지가 보는 앞에서.이건 아예 그녀에게 체면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녀도 더 이상 겉치레를 하지 않고, 벌떡 일어서면서 눈이 벌개서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 “당신들 너무 해.” 말을 마치고, 돌아
박태준이 엔조이 클럽에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은 이미 와 있었다.고연우는 그의 반듯한 정장 차림,그리고 넥타이까지 한 것을 보고 물었다. “너 설마 회사에서 바로 온 거야?”“맞아.”“참, 마누라가 도망갈 판인데, 그렇게 열심히 돈 벌어서 누구에게 주려고? 무덤까지 가져가려고?”“너랑 무슨 상관이야?”고연우 ‘배가 불렀구나, 아주 그냥!’박태준은 그의 옆에 앉았고, 그의 다른 한편에 나유성이 있었다.그는 웨이터가 따른 술잔을 들고, 나유성에게 건배했고, 그가 움직이자, 술잔의 액체는 불빛 아래에 흔들렸다. “은지, 네 아파트에서 나오게 해.”나유성은 그가 이 사실을 아는 것에 추호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잘못한 것이 없기에, 속일 생각도 없었다. “태준아, 너 그렇게 하면, 너무 과분하지 않아? 여자야, 늦은 밤, 트렁크를 들고 밖에서 다니는 건 너무 위험해.”박태준은 무표정인 얼굴로 담담하게 얘기했다. “이건 우리 부부 사이 일이야. 유성, 넌 끼어들 자격 없어.”말투는 강하지 않았지만, 경고하고 있다는 것은 바보도 눈치챌 수 있었다.나유성은 눈살을 찌푸렸고, 얼굴에 지은 웃음은 사라졌다. “그렇기에, 넌 비즈니스에서 쓰던 수법을 그녀에게 쓰면 안 돼.”박태준의 분노는 극에 도달했다. “넌 무슨 자격으로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둘의 사이로 보아, 분위기는 눈으로 보아도 긴장 상태이고,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나유성은 그와 눈을 마주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씨 집안과 신씨 집안의 관계, 나와 은지는 알고 지낸 시간이 길어. 은지의 오빠와 같은 존재라고 해도 될 정도로.”박태준은 눈살을 찌푸렸고, 차갑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너 확실해? 그저 동생으로만 생각한다는 그 말?”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졌고, 곧 싸움이 일어날 기세였다. 옆에 있던 고연우는 일어나면서 나유성의 어깨를 툭 치면서 얘기했다. ”담배 사러 같이 가자.”이 핑계는 설득력이 없었다. 상 위에는 개봉하지 않는 담배가 몇 개 놓여 있었고,
신은지는 당황했고, 손으로 박태준의 어깨를 밀면서 얘기했다. “박태준, 흥분하지 마.”평소였으면, 그녀는 박태준이 자신에게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취했고, 취한 사람은 이성이란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역시, 그녀가 반항할수록, 남자는 더 거칠게 그녀를 상대했다.아파트는 크지 않았고, 문에서 침대까지, 10m도 되지 않는 거리였다.하지만 이 거리조차 그는 가기가 싫었고, 그녀에게 얼굴을 가까이하고 바로 키스했다. 현관에 있는 신발장 모서리가 그녀의 등을 불편하게 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편하지는 않았다.신은지는 힘껏 밀치면서 얘기했다. “나를 만지지 마.”그녀는 남자를 밀어내고 싶었지만, 남자의 힘이 너무 강했기에, 그녀가 어떻게 발버둥 쳐도,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박태준은 그녀 입술에 키스하지 못했고, 급하게 키스하지 않고, 그런 자세를 유지하면서 뚫어져라 그녀를 보았다.신은지의 하얀 얼굴에는 증오가 가득했고, 그의 힘으로 인해 그녀가 정말로 빠져갈 수가 없어서 그렇지, 아니면 박태준에게 뺨을 때렸을 것이다.그는 얼굴을 가까이하고, 낮은 소리로 웃었다. 정욕으로 가득한 웃음소리는 허스키했으며, 그는 손을 뻗어 신은지의 얼굴을 강제적으로 자신을 향해 돌렸다.강하게 그녀의 얼굴에 키스했고, 이어서 그녀의 얼굴을 타고 키스하면서 턱까지 내려갔다. 그녀의 하얀 피부에 핑크빛의 키스 흔적이 바로 생겼다.그저 밥을 먹고 올 생각에, 신은지는 셔츠에 니트를 입고 있었고, 겉에 긴 패딩을 입고 있었다.박태준이 다음으로 넘어가기 너무 쉬운 옷차림이었다.그녀는 비명을 지를뻔했고, 어떠한 발버둥도 소용없었다. 심지어 그를 욕하는 말을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박태준은 한 손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손은 거칠게 그녀를 다뤘다. 숨소리는 그녀의 얼굴에 닿았고, 조롱하듯 얘기했다. “걔가 오니, 당신은 순결한 척하는 거야?”얘기를 하고 있었지만, 그의 입술은 그녀의 몸을 떠나지
신은지의 당당하던 그 기세는 조금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얘기했다. “입원하기 싫어도 해. 선생님, 입원할게요.”그녀는 박태준의 성격으로 결사반대할 줄 알았지만, 그는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수납할 때, 사람은 적었고, 신은지는 바로 수납을 할 수 있었다.두 사람은 단독 병실에 갔다.신은지 “간병인 찾아줄까?”“난 잘 때 모르는 사람이 보는 것이 불편해.”“그럼, 밖에서 간호하라고 할게. 일이 있으면 부르면 돼.” 신은지는 조금 졸렸는지 하품했다.박태준은 차갑게 그녀를 보면서 얘기했다. “당신은 내가 뇌진탕이라도 걸린 줄 아는데, 내가 사람 부를 힘이 있겠어?”신은지는 아니꼬운 말투로 얘기했다. “뇌진탕이 걸렸다고 말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병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두 사람의 대화는 중단되었다.“태준아.”강혜정이 왔다.그녀는 박태준 이마의 상처를 보았다. 강 기사가 얘기한 것처럼, 이마 외에 다친 곳은 없었다.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면서 얘기했다. “넌 다 큰 사람이 걸어 다니다가 넘어져? 조심할 수는 없었어?”박태준 “강 기사가 여기 있다고 얘기한 겁니까?”평소 이 시간이면, 강혜정은 취침할 시간이었다.“너 그런 한가한 소리를 할 때야? 전화해도 받지 않고, 많이 놀랐어. 아는 사람이 이 병원에서 출근해서 망정이지, 아니면 난 네가 입원한 것도 모를뻔했어. 병원 로비에서 강 기사를 만났어. 이렇게 큰일을 나한테 얘기하지 않고, 이번 달 보너스는 없을 줄 알아.”사람을 보니, 강혜정은 마음이 놓였다. “은지야, 오늘 밤 네가 수고해 줘야겠어. 잘 좀 보살펴 줘.”강혜정이 신은지와 그를 대하는 태도는, 친정어머니와 계모가 대하는 태도처럼 완전히 달랐다.신은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아니면 강혜정은 두 사람 사이에 문제 있다고 생각할 터이니. “네, 어머님, 제가 병원 문 앞까지 배웅해 드릴게요. 지금은 많이 늦었으니, 들어가서 쉬세요.”두 사람은 모녀처럼 손을
박태준 때문에 미쳐서 그런 것인가? 그래서 몽유를 한 것인가……샤워를 마치고, 그녀는 의사 사무실에 갔다. 박태준에게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퇴원 절차를 밟았다. “혼자 집에 갈 거야? 아니면 강 기사한테 전화 해줄까?”박태준은 침대에 기대어, 웃으면서 물었다. “내가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이마의 그 상처로, 입원까지 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은 그 상처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이야, 이 자식아.하지만, 이 애물단지를 빨리 보내기 위해서, 신은지는 하려던 얘기를 참고, 의사의 얘기를 그대로 전달했다. “그래, 상처가 다 아물기 전에 물을 묻히지 말고, 술, 담배 끊고, 매운 음식도 먹지 말고.”지금은 겨울이라, 4일을 머리 감지 않아도 냄새는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벽증이 있는 박태준에겐, 큰 문제일 수 있다. 남자는 느긋하게 얘기했다. “하지만 난 지금 머리가 어지러운데.”“뭐 하는 수작이야?” 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고, 경계하면서 그를 쳐다보았다. 왠지 박태준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다.“당신 신당동으로 들어와.”“싫어.” 그녀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집에 사람이 없어서, 물을 마시고 싶어도 따라줄 사람이 없어. 넌 내가 이 상태로 저택에 들어가서 신세 지라고 하지 않겠지?”신은지는 매정하게 얘기했다. “나도 당신에게 물을 따라주지 않을 건데, 다른 방법을 찾아 봐. 저택에 돌아가는 것은……”그녀는 박태준에게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이어서 얘기했다. “마음대로 해, 당신 어머니인데, 당신도 자극을 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데, 내가 무슨 걱정을 하겠어. 안 그래?”그녀는 어젯밤 그저 야식을 먹으려고 했을 뿐인데, 지금까지 지체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녀는 배가 고파서 배가 허리에 붙을 지경이었고,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정력이 없었다.“당신 여기에 계속 있고 싶으면 그렇게 해. 간병인 불러줄 테니. 난 책임을 떠밀지 않는 좋은 사람이니까.”마지막 말은,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말이 분명했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