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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좀 더 고민해봐야

메시지를 보낸 지 2초 만에 강태민이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아버지...”

연결되자마자 건너편에서 반백 살 넘은 남자가 그녀를 훑어보며 다급하게 물었다.

“은지야, 어떻게 된 거야? 왜 갑자기 의사를 찾아? 어디 아파? 정신과 의사를 찾는 거야? 신경과 의사를 찾는 거야? 이름은 비슷하지만 치료하는 병은 달라.”

말이 너무 빨라서 신은지는 겨우 중간에 끼어들 틈을 찾았다.

“저 말고 태준이 아파요.”

“오.”

강태민의 격앙된 감정은 이내 가라앉았고, 얼굴에 글자만 쓰지 않았지 ‘그럼 괜찮아’라는 뜻이 뚜렷했다.

“어디가 아픈데 의사를 둘이나 찾아? 돈이 너무 많아서 아픈 것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대?”

신은지가 박태준의 상황을 대충 얘기하자, 강태민은 잠시 머뭇거렸다.

“내가 알아볼게.”

“고마워요, 아버지.”

그녀는 또 걱정되는 듯 강태민에게 몸은 괜찮은지 물었다. 전화를 끊기 전에 강태민이 갑자기 말했다.

“내가 전에 보낸 사진 속 사람들을 좀 고려해 볼래? 많이 보고 다른 기회도 열어둬. 기민욱이 죽은 지 언젠데 이제야 후유증이 나타났어. 만약 이후에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강태민이 사진 얘기를 꺼내자, 박태준은 즉시 귀를 기울여 들었고 머릿속에 신은지의 앨범에 저장돼 있던 눈꼴사나운 사진들이 떠올랐다.

‘장인어른은 감상 수준이 왜 이 모양인지? 끔찍해.’

‘그중에 은지와 어울릴 만한 사람이 어디 하나라도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하며 자세히 듣던 박태준은 안색이 점점 안 좋아졌다. 그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도 다른 남자를 찾으라고 꼬드기는데, 그가 죽으면 장례식이 끝나기 바쁘게 그녀의 재혼 결혼식을 치르는 게 아닌가?

신은지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아버지, 그 사람을 자극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녀는 둘이 이미 결혼했다고 말하려 했지만 강태민이 말을 가로챘다.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잖아. 아직 결혼 전인데 병이 났으니 신중하게 고려해야지. 만약 그 사람이 이후에 바보가 되면...”

박태준이 벌떡 일어나 신은지 쪽으로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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