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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대표님이 드리는 겁니다

박태준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눌렀다. 이제는 공예지만 보면 조건반사처럼 두통이 발작한다. 몇 번이나 두통이 가장 심할 때 그녀와 마주쳐서 그런가?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하려는데 공예지가 소리 내지 않고 입 모양으로 ‘비행기’라고 말했다.

그는 즉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채고 고개를 돌려 진영웅에게 말했다.

“이사님들이랑 먼저 가 있어.”

진영웅은 공예지를 힐끗 보더니 한마디 귀띔했다.

“대표님, 시간이 없어요.”

박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공예지를 데리고 그녀가 머물렀던 라운지로 갔다. 프런트 직원이 과일과 디저트를 내왔고 그녀의 취향을 물은 후 새콤달콤한 과일주스도 올렸다. 조금 전까지는 이런 대우가 없었다.

그녀는 약속을 잡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 앉아서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프런트 직원은 몇 번 우렸는지 모르는 국화차 한 잔을 내왔을 뿐이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신은지였다면 프런트 직원이 이렇게 홀대했을까 생각했다.

“공예지 씨.”

박태준은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여인을 보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 정신으로 돌아온 공예지는 홀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프런트 직원을 보며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여기서 얘기해요? 누가 듣지 않을까요? 조용한 곳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 프런트 직원이 계속 이쪽을 봐요.”

“그럴 필요 없어요.”

박태준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가 웃었다.

공예지는 내심 기뻐하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지만 박태준이 이내 그런 그녀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은지 팬이에요.”

박태준은 그 직원이 몰래 비상 통로에 숨어 은지의 대회 동영상을 보고, 친구에게 빨리 보라고 미친 듯이 추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공예지는 얼굴이 굳어지더니 웃음이 사라졌다.

박태준은 이 화제를 건너뛰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몇 시 비행기예요?”

“3시 10분이요.”

그가 손목시계를 보니 지금 12시 반이다.

“항공편은요?”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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