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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같이 자면 안 돼

결국 신은지가 너무 미안한 마음에 휴대폰을 끄고, 오늘 저녁에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식사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해서야 경을 읽는 듯한 하소연이 끝났다.

그녀는 박태준에게 전화해 알리려 했지만 강태민이 이미 알렸다고 했다. 그녀가 오늘 밤 신당동에 돌아가지 않고 여기 묵기로 했다고.

“남자는 좀 애간장을 태워야 해. 가끔 며칠씩 본체만체 내버려두기도 하고. 그러지 않으면 너를 쉽게 봐. 네가 철저히 자기 것이 됐다고 생각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지.”

강태민은 딸이 나쁜 남자에게 속을까 봐 노심초사하는 늙은 아버지처럼 미친 듯이 그녀를 세뇌시켰다.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사람, 헤어졌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람 등등 많잖아. 남자는 다 나쁜 놈이야. 너무 오냐오냐하면 안 돼.”

점점 삐딱하게 나가는 것을 보고 신은지가 빙그레 웃더니 한마디 귀띔했다.

“아버지도 남자예요.”

“어...”

말문이 막힌 강태민은 그녀와 눈을 마주친 후 이렇게 못나서 어쩌냐는 듯 말했다.

“박태준을 말하는 거잖아. 계속 그렇게 감싸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육지한이 들어왔다.

“둘째 어르신, 박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강태민은 입을 삐죽거렸다.

‘빨리도 왔네. 진작 알았으면 흔적을 지울걸. 좀 더 오래 걱정하게 말이야. 어디 다른 여자랑 또 스캔들을 내나 보자.’

그는 옆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신은지를 힐끗 보고는 내키지 않은 듯 말했다.

“들어오라고 해.”

신은지는 잔뜩 인상 쓰고 있는 그를 보고 말했다.

“아버지, 그건 진짜 오해예요. 뚱한 표정을 짓지 마세요. 그 사람이 자기를 맘에 안 들어 하시는 줄 알아요.”

“맘에 안 드는 게 맞는데 뭐. 네가 기어이 그 녀석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무리 500도 근시라도 눈에 차지 않았을 거야.”

“...”

박태준은 이내 들어왔고, 들어오자마자 신은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오는 길 내내 곤두섰던 신경이 누그러졌다. 강태민이 신은지를 데려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무사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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