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4화 둘 다 가지고 싶어

신은지의 차량이 멈추자 꽃집 알바생이 시선을 돌렸다. 알바생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비교해 보는 것 같았다. 이 차량이 맞다는 확신이 서자 알바생이 신 은지 쪽으로 다가왔다. 작업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이 상황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들이 출근했을 때부터 알바생이 저 큰 꽃다발을 들고 있었으니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다. 신은지 차는 이미 작업실 주차장에 도착했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차를 돌릴 수도 없었기에 그녀는 알바생이 걸어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신 사모님 되십니까?”

차 문이 닫혀 있음에도 알바생의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신은지는 차에서 내렸다.

“박 사장님이 선물한 꽃다발입니다. 영수증에 서명해주세요.”

알바생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동기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직원이 적은 데다가 일도 지루한 작업실에서 이 꽃다발은 그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들도 모두 어제 기사를 다 본 상태였다. 심지어 평소에 기사를 잘 보지 않는 동기마저 소문을 듣고 기사를 봤다. 평소에 조용하기만 하던 신은지가 재경그룹의 사모님 일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재경그룹이면 엄청난 재벌이다. 그들은 자신의 주위에 이런 훌륭한 인맥이 생길 줄은 몰랐다. 신은지는 사인을 하지 않았다. 꽃다발이 매우 컸기에 알바생은 한 손으로 들기 버거워서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영수증에 사인을 받으려고 했다. 신은지는 동기들의 구경거리가 되기 싫어 얼른 사인을 하고 말했다.

“이건 버려 주세요.”

알바생은 꽃다발을 그대로 차에 내려놓고는 인사를 하고 얼른 도망갔다. 손님이 주문한 꽃을 버릴 수는 없었다. 신은지는 동기들의 시선을 피해 다시 차에 올라타서 전화를 걸었다.

“박태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박태준은 꽃집 알바생의 문자를 받았기에 꽃이 이미 배달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근데 신은지의 화난 듯한 말투를 듣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안 기뻐?”

“기쁘기는 무슨.”

신은지는 거친 말이 튀여 나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