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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부부사이의 일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어느새 입술이 바로 그녀의 눈앞에 놓였다. 신은지는 저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었다.

“뭐 하는 거야.”

가깝게 붙어선 박태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유성 쪽에 희망이 없으니 이제는 진선호로 갈아탄 거야?”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고 약간의 웃음기도 서려있었다. 그의 숨결이 느껴지자 신은지는 그와 조금 떨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뒤쪽은 막다른 벽이었기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약 바르겠다며, 저쪽으로 가서 누워.”

신은지가 소파 쪽을 가리키며 박태준을 밀어냈다. 지금 이대로는 너무 위험했다. 비록 전예은이 가고 나서 그가 다른 여자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어떤 일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박태준이 작게 웃더니 신은지에게 살짝 입을 맞췄다.

“내가 묻잖아.”

신은지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신은지의 이성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몸부림을 치며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꽉 다문 입술은 박태준에게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았다. 박태준은 신은지가 자신을 얼마나 거부하고 있는지, 그녀가 지금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정말 자신이 손 하나 까딱 하는 것도 싫은 눈치였다. 조금 빨개진 눈과 코, 홍조를 띠는 볼 그리고 흰 피부까지 어느 것 하나 박태준을 유혹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사실 그녀가 거부한다 하더라도 박태준이라면 충분히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제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신은지 역시 그걸 느끼고 있었다. 신은 지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경멸이 가득했지만 박태준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그녀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가만히 있어.”

신은지가 이를 악 물었다.

“만약 네가 내 입장이라면 가만히 있을 거야?”

박태준이 웃었다.

“그럴 수도.”

이 짐승 같은 남자랑은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은지야, 집에 있어?”

나유성이었다. 신은지가 구세주라도 만난 듯이 기뻐했다. 그녀는 박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놔.”

박태준은 차갑게 그녀를 쳐다보며 움직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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