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화 핸드폰 배경

박태준은 그녀가 다가와서 핸드폰을 가로챌 때까지 가만히 서 있었다.

핸드폰을 확인한 신은지는 화면잠금이 풀리지도 않은 것을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화면에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몇 통 떠 있었다.

일부러 보려고 핸드폰을 잡은 게 아니라는 걸까?

그런데 왜 화면을 보고 있었지?

신은지는 핸드폰을 도로 집어넣고 불쾌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왜 여기 있어?”

“내가 내 방에 있는데 무슨 문제 있어? 당신이 내 침대를 차지하고 잤으니까 여기 있지. 아니면 나랑 같은 침대에서 자지 못해서 실망했어?”

박태준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는지 눈 밑이 퀭하고 옷도 구겨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야성미 넘치는 모습이었다.

신은지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생긴 건 정말 멀쩡한데 왜 입만 열면 그 모양이야? 당신 참 뻔뻔한 거 알아?”

그는 분명히 다른 방으로 가서 잘 수 있었다. 굳이 소파에 앉아 유령처럼 잠자는 사람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보다 현실적이었다. 대체 잠든 내 얼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은지는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오싹해졌다.

박태준은 비꼬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다짜고짜 물었다.

“핸드폰 배경화면 어떻게 된 거야?”

그녀의 배경 화면은 그와 아주 흡사한 캐릭터를 그린 것이었는데 옆에 죽어 버리라는 저주의 말이 쓰여 있었다.

박태준이 물었다.

“날 그렇게 죽이고 싶었어?”

“당연한 거 아니야? 당신은 자기가 얼마나 얄미운지 모르지?”

말하는 와중에 그녀는 핸드폰을 열어 차연우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이 정도면 될까요? 부족하면 제가 더 찾아볼게요.]

핸드폰을 내려놓은 그녀는 뒤돌아서 옷 방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나간 지 몇 달이 지났고 박태준은 고용인을 시켜서 그녀의 짐을 다 버렸다고 말했기에 갈아입을 옷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너무 구겨지고 술 냄새가 진동했기에 아무거나 찾아 입으려는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녀의 옷들은 원래 있던 자리에 색상 분류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